사이언스 투데이
과학본색 사이언스 매거진 별별 이야기 내 몸 보고서 날씨학개론 생각 연구소 줌 인 피플 궁금한S

[생각연구소] 직장 갑질 그만…직장 내 괴롭힘 , 그 심리는 무엇일까?

■ 임명호 /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임명호 /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직장에서의 괴롭힘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직장 내 따돌림과 막말이 근절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직장 내 괴롭힘이 많아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인터뷰]
작년이었죠, 2018년에 서울 한 대형병원 간호사가 설 연휴 중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간호사 직군 내에 '태움'이라는 문화가 있는데요. 의료계에서는 급박하고 위중한 일이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1:1로 붙어서 일을 가르쳐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부에서는 이럴 때 강압적인 교육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도제식 교육을 가장한 '직장 괴롭힘'인 것이죠.

'태움'이라는 용어를 조금 더 말씀드리면요, 간호사들은 나이팅게일 선서할 때 촛불을 들고 하는데, 그때 촛불이 타는 것을 '태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의식이 잘못 해석이 돼서 일부에서는 영혼이 다 탈 때까지 의료에 헌신해야 한다, 그러니 조직에도 헌신해야 한다는 식으로 강압적인 규율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배들에게 절대 반항하면 안 되고 강압적이어도 선배의 말을 그대로 들어라'라는 거죠. 강압적인 교육에는 머리 잡아당기기, 심지어는 뺨 때리기 같은 폭력도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런 행동은 당연히 형사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안 좋은 행동입니다.

또, 작년 삼성전자의 해외 법인장 고위 간부가 직원들에게 함부로 폭언하고 수시로 성추행을 하는 일이 있었고요.

잘 아시겠지만, 미래기술개발 사장인 양진호 사장이 폭언하고, 폭행하고, 직원들을 염색시키고, 생물을 사냥시키는 등의 나쁜 행동들이 있었죠. 이런 것들이 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정말 전 국민의 분노를 샀던 대표적인 사건을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런 언론 보도가 이루어진 사건들 외에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되나요?

[인터뷰]
그것도 앞서 국가인권위원회가 2017년 보고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만 20세 이상 64세 이하 성인 남녀 노동자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인데요. '우리 사회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였느냐면요, 최근 1년간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약 73%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피해 빈도를 살펴보면요, '월 1회 정도'가 21.4%, '주 1회 정도'가 13.2%로 많았지만, '거의 매일'이라는 응답도 12%나 됐습니다. 그 외에 '월 1회 미만'이 26.8%를 차지했습니다. 사실 계산해보면 절반 정도가 한 달 동안 한 번 이상 피해를 당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10명 중 7명 이상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괴롭히는 유형으로는 보통 어떤 부분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나요?

[인터뷰]
괴롭힘의 유형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보고서를 참고해보면 괴롭힘 유형으로는 협박, 명예훼손, 모욕 등 '정신적인 공격'이 24.7%로 가장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개인적인 뒷말이나 소문, 온라인상에서 모욕을 주는 것들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업무 외적인 일을 요구하거나 과도한 업무를 지시하는 등이 20.8% 정도였고, 세 번째로는 소외, 무시 등 '인간관계에서의 따돌림이나 차별'이 16.1%였고요. 잔심부름 등 과도한 사적 요구가 10.8%, 직접 때리는 '신체적인 공격' 이 2% 순이었습니다.

[앵커]
정신적인 공격부터 물리적인 공격까지 여러 유형이 있는데요. 이렇게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가하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저는 상황과 성격이 같이 작용한다고 보는데요. 특별한 상황에 잠재된 성격이 올라와서 이런 사건을 일으킨다고 보고 여러 심리를 들 수 있는데요.

가장 간단한 형태로 말씀드리면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모욕감을 주면 내가 우월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들도 이런 걸 동일시하는 걸 보면 상당히 성숙하지 못한 성격이 올라온다고 볼 수 있고요.

두 번째는 괴롭히는 가해자 입장에서 보면 피해자인 을은 일하지만 매우 무능하고, 게으르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합니다. 괴롭히는 사람들(갑)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효율적인 직장, 튼튼한 직장을 위해서 이렇게 노력하고 행동한 거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궤변이죠. 가해자들은 독재적이고 오만하고 아주 공격적인 사람입니다.

또 생물학적인 설명을 하겠는데요. 재밌는 게 우월감을 좋아하는 사람, 갑질을 좋아하는 사람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높아진다고 하는데요.

이 테스토스테론이 올라가면 상대방이 기쁜지 슬픈지 화가 났는지를 잘 모른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또 일부에서는 쾌감 호르몬인 도파민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갑질하면 쾌감이 올라가는 것이죠.

마지막으로는 융이라는 정신분석가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매우 낮은 자존감이나 열등감의 보상 작용이 갑질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요. 결국 이것은 과거에 모욕을 당하거나 무시를 당한 트라우마가 있었던 사람들이 이후에 다른 곳에 가서 화풀이하고 이런 박탈감을 갑질로 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종로에서 뺨 맞고 뺨 맞은 사람들이 다시 한강에 가서 화풀이하는 것이 갑질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자격지심이 일어날 수 있겠어요.

지금까지는 갑질을 하는 갑의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반면에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심하게 당하시는 분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분도 계시잖아요. 마음이 아픈데, 일부 사람들은 그럼 직장을 그만두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되지 않느냔 말을 하는데,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피해자가 트라우마를 받게 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나 우울감을 느끼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피해를 당한 사람이 피해를 가한 사람들과 하루 종일 직장생활을 같이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피해자들은 계속 가해자들을 반복적으로 만나기 때문에 회복할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결국 심각한 무력감으로 인해 정신증이나 자살 시도를 하게 된다는 겁니다.

한 가지 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심리는요,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처음에 직장생활의 초기에 트라우마를 받으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요. 주변의 도움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도움이 없어지게 되면 좌절감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자포자기하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아예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게 되는 것이죠.

[앵커]
우리나라에서 최근이죠.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7월 16일부터 시행되었는데요. 그 내용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기준은 요즘 많이 이야기돼서 잘 아실 텐데요. 사용자나 근로자가 지위나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그러니까 비정상적인 업무 행위를 한다는 것이고요.

세 번째로는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는 경우를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 누구든지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 사용자는 조사를 벌여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징계해야 하는 법규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과거에도 이런 피해를 당했을 경우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걸거나 공권력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피해자가 사용자, 말하자면 사장이나 관리자에게 신고하게 되면 회사에서는 적절한 조치를 갖춰야 합니다. 이 시스템을 갖추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 피해자에 대한 보호입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원하면 직장을 옮겨준다거나 유급휴가를 주는 식의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회사 내부의 징계 초지를 규정한 법안이지 가해자를 직접 처벌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해서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인터뷰]
여러 가지가 필요하겠지만, 강한 법안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바로 직장 내 괴롭힘이 없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회사마다 사원이 모두 참여하는 괴롭힘 대응 협의회 등을 만들고 예방 교육을 강화하여야 하고요.

두 번째로 적절한 지침과 매뉴얼이 만들어져서 회사에 보급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회사 내에서 강함, 유능함보다 훨씬 좋은 가치는 겸손, 배려, 공감과 같은 가치입니다. 그래서 회사 내에서 이런 가치관이 실현될 수 있도록 인성 교육이 강화하는 것이 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네, 맞는 말씀 해주셨는데요. 기업 차원에서 갈등을 줄이고,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한 조금 더 철저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1.  23:00다큐S프라임 <139회> (4)
  2.  24:00월드베스트 그곳에 가면 <최...
  3.  01:00힐링로드를 가다 <7회> (본)
  1.  [종료] YTN사이언스 특집·파일럿 프로...
  2. [종료] YTN사이언스 구매 프로그램 공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