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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동영상 전성시대…숨겨진 이면은?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다양한 영역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데요. 유익한 정보는 물론 쌍방향 소통까지 가능해 새로운 문화 현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데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영상 콘텐츠 시대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앵커]
콘텐츠의 무게중심이 점점 동영상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이해와 활용 능력이 높아진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그에 반한 문제점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인터뷰]
그 전에 혹시 두 분은 가장 최근에 책을 언제 읽으셨어요?

[앵커]
저 같은 경우에 책을 한 권 선물 받아서 읽고 있어요.

[앵커]
저는 매일 1시간씩 꾸준하게 책을…, 읽고 싶은데요. 지금은 못 하고 있어요.

[인터뷰]
그런 분들이 많잖아요.

[앵커]
네, 그래도 어제 읽기는 읽었습니다.

[인터뷰]
멋지네요. 사실 20~30대 청년층 10명 중 1명은 1년 내내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해요. 실제로 독서량이 갈수록 많이 떨어지고 있는 건데요. 이와는 반비례해서 영상 콘텐츠 소비는 급증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제로 조사해보니 성인의 경우 연간 독서량이 2015년 9.1권에서 2017년 8.3권으로 줄었고, 초중고생 역시 2015년 29.8권에서 2017년 28.6권으로 감소했습니다.

대신 와이즈앱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유튜브 사용 시간은 어떻게 됐을까, 반대로 알아봤더니 2016년 9월 117억 분에서 2017년 9월 206억 분, 2018년 9월 294억 분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책을 안 읽고 영상만 본다는 얘기죠.

[앵커]
이렇게 영상시청이 늘다 보니까 '북튜브'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인터뷰]
네, 들어봤습니다.

[앵커]
책마저도 영상 리뷰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요?

[인터뷰]
네, 그걸 북 리뷰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독서 리뷰 영상을 보게 되면 그게 책의 예고편 같은 거잖아요. 책을 읽기 전에 배경지식을 알려주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독서 리뷰로 책 자체를 대신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걸 보고 나서 책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막상 만나서 물어보면 자기 생각이 없어요. 그 대신에 영상 제작자가 알려준 의견, 혹은 그것의 반대 의견만 기억한다고 합니다.

[앵커]
사고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군요.

[인터뷰]
네, 사고력이 떨어진다는 건데, 이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실험이 하나 있었는데요. 일본 쓰구바 대학교의 이쓰무라 히로시 교수가 두 집단을 나누고 한 집단에게는 보고서를 쓰는데 '인터넷 검색만을 이용해서 보고서를 써라', 두 번째 집단에는 '책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써라' 그랬더니 결과가 첫 번째 집단은 보고서를 봤더니 거의 정보를 복사해서 붙여놓은 것 같은 짜깁기 보고서가 됐고요. 책을 읽고 보고서를 쓴 사람은 책에 있는 지식을 조합하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보태고 근거가 뭐였는지 밝히는 깊이 있는 보고서를 냈다고 합니다. 상당히 대비되는 거죠.

[앵커]
저도 대학 시절에 인터넷을 짜깁기해본 경험이 있어서 찔리긴 하는데요. 이렇게 책 대신 영상으로 정보를 얻는 방식이 우리의 뇌와 행동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인터뷰]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저자 니콜라스 카는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하지 않아도 되는 인터넷 시대에 정보를 따라 흘러 다니는 우리의 사고는 더는 깊이 있는 사고를 하지 않게 된다. 그에 따라 뇌 구조까지도 물리적으로 변화했다.”

왜 그러냐면 영상에서는 빠르게 질문하면 빠르게 답을 해주잖아요. 그렇게 되면 자신의 호기심 자체가 숙성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없다고 해요. 그래서 자신이 한 가지에 집중을 못 하고 곧 다른 것을 찾아다녀야 하고, 어떤 정보에 대해 여기서 찾고, 저기서 찾고 이렇게 하다 보면 집중력이나 사고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한 미국에 유명한 연설자이자 컨설턴트인 켄 블랜차드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정보가 많은 인터넷 시대에는 정보를 쉽게 얻기 때문에 정작 행동에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자신이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거리가 멀어지는 건데요. 스마트폰과 인터넷 같은 세상에서는 정보를 쉽게 얻으니까 오히려 생각은 더 안 하게 되고, 행동도 더 안 하게 되는 역설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인터넷 검색을 많이 하는데, 이때 얻은 정보 자체가 사실 정확하지는 않을 때가 많고요.

또 인터넷 볼 때 사람들이, 검색할 때 눈동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연구했어요. 그랬더니 영어의 'F'자 형태로 움직였다고 합니다.

[앵커]
'F'자 형태요?

[인터뷰]
첫 문장을 보고 다음 단락을 보고 쭉 내려가서 다른 걸 본다는 거죠.

[앵커]
아, 대충 본다고요?

[인터뷰]
네, 제대로 안 본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서는 '내가 많이 안다' 이렇게 착각하는 사람이 많대요. 그래서 예일대학 심리학자 그룹은 최근의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아웃소싱한 지식을 내부의 지식으로 착각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앵커]
사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검색만 하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정보가 바로 튀어나오니까 '팝콘 브레인'이라는 신조어도 생길 정도라고요.

[인터뷰]
맞아요, 찰나의 지식인 거죠.

[앵커]
이런 문제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분명히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인터뷰]
그렇죠, 아무래도 발달상에 영향을 주겠죠. 사실 독서량이 줄고 동영상 의존도가 커지면서 문해력, 리터러시(literacy)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요즘 학생들 같은 경우 디지털 리터러시가 상당히 뛰어나다고 말을 할 수 있는데, 종이책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은 상당히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과의존하게 되면 보통 우리 심리학에서 말할 때, 우울하고, 불안하고, 때로는 공격성이 올라가는 반면에 단기기억 능력 자체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교육부 자료를 보니까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국어 과목을 보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16년에 2.0%에서 2년 후인 2018년에 4.4%로, 일종의 기초학력 미달 자체가 거의 2배 이상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영상에 있는 자료 같은 경우는 사실 진위를 판단하기 어렵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그걸 비판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문제들이 있고, 또 하나는 동영상 중간중간 나오는 광고 같은 게 너무 자극적이거나 때에 따라서는 너무 비상식적인 내용을 포함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걸 무분별하게 모방할까 봐 걱정이 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이런 게 있대요. '교실에서 몰래 ○○○ 하기', 하며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거고, 또 문제가 됐던 것 중 하나가 '자살 송'이라는 게 있습니다. 아이들이 따라부르면서 자살 생각이 늘어나는 거죠.

[앵커]
조회 수 늘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영상 같은 것들이죠.

지금까지 영상물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말해주셨는데, 그러면 우리가 독서를 할 경우 심리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인터뷰]
영국의 서섹스 대학교 연구팀이 조사해보니까 스트레스를 해소할 때 독서를 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고 이야기해요. 만약에 6분 정도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가 68% 감소하고, 심장 박동 수가 낮아지며 근육 긴장이 풀어진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무슨 책을 읽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잠깐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 작가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어가 보는 것이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합니다.

[앵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로 검색한다고 하는데, 영상 시청을 아예 제한하는 것보다 의존도를 낮추고, 똑똑하게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인터뷰]
지금 말씀하신 것에 정말 동의하는데요. 영상이 대세인 시대에 영상을 보지 말라고 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영상을 무조건 멀리하지 말고 물론 책을 보는데 가능하면 리터러시가 책에 대한 리터러시 말고, 디지털이나 영상을 포함한 리터러시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냐면 어떻게 하는 영상이 좋은 것인지 제대로 그걸 분간할 줄 알게 하고, 분석하고, 해석하게 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또한, 요즘 문제가 되는 게 가짜 뉴스잖아요. 가짜 뉴스를 판별할 줄 알아야 하고, 가짜 뉴스에 혹하지 말아야 하는 교육, 또 하나는 사이버 불링(온라인상에서 특정인을 집단으로 따돌리는 행위)이 문제가 되는 데 그런 것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디지털 시민의식을 고취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역시 독서와 토론은 여전히 중요한 거죠. 생활에서 사실 판단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그래서 디지털 시대니까 책, 종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e-book 같은 거, 전자책을 활용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훨씬 더 사고력이 깊어지고, 충동적 행동도 줄어들 수 있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셨지만, TV, PC, 휴대폰 등에 아이들을 계속 노출시킬 수 없기 때문에 자라나는 아이들 같은 경우 일정한 시간 동안 보게 하는 훈련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때 가만히 두면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되잖아요. 그걸 대체할 수 있는 바른 행동들, 취미 활동이나 책을 본다고 하면 아이들이 흔히 볼 수 있도록 주변에 놔두는 거죠.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그런 환경 자체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찰나의 지식보다는 조금 더 깊이 있는 지식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오늘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당장이라도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으로 꾸준하게 마음의 양식을 섭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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