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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문화가 된 팬덤! 그 심리는 무엇일까?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연예인이나 정치인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인물이나 브랜드까지 팬덤이 형성되고 있는데요. 이런 팬덤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팬덤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요즘 팬덤 문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어떤 한 분야, 특정 인물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현상이라고 알려져 있잖아요.

그런데 예전에는 오빠 부대라고 해서 십대들 만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전 연령에서 이런 현상이 있는 것 같아요. 팬덤 현상,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원래 영어잖아요. '광신자'를 뜻하는 영어의 'fanatic'의 fan과 나라를 뜻하는 'dom'을 합쳐서 팬덤(Fandom)이라고 이야기하거든요, 특정한 인물이나 브랜드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깊이 빠져드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팬덤이 사실 가요계뿐만 아니라 특정한 브랜드라든지 상품이라든지 확산 추세에 있습니다.

[앵커]
사실 저도 어렸을 때 가수를 좋아하긴 했었지만, 팬덤에 속해있던 것까지는 아니었거든요.

어떤 가수를 좋아하셨나요? 저는 신화를 좋아했습니다.

[인터뷰]
'신화 창조'셨군요.

[앵커]
나이가 좀 드러나죠? 그런데 이렇게 강력한 팬덤 문화를 형성했던 대표적인 사례들, 몇 가지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인터뷰]
마블 영화 좋아하시잖아요? 이번에 나온 '어벤져스 : 엔드 게임'의 흥행비결 중에 충성도 높은 팬덤이 한몫을 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 11년 동안 이어진 마블의 이야기를 보며 각자 나름대로의 해석을 하고 남녀노소 상관없이 진짜 견고한 팬덤을 형성했는데요. 특히 일부 작품은 한국에서 촬영했거든요. 그래서 마블과 한국 팬들 사이의 유대감 같은 것들이 형성됐겠죠. 한국인들 마블 팬덤이 얼마나 심하면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은 영화 관련 영상을 아예 보지 않고요.

[앵커]
네, 대화방 같은 곳에서도 굉장히 예민하더라고요.

[인터뷰]
네, 인터넷도 아예 안 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종의 스포일러 경계령까지 내렸다고 하니까요, 정말 팬덤이 강하죠?

또한 최근에 BTS, 방탄소년단의 성공에는 팬클럽인 아미(ARMY)가 늘 함께했었죠. 사실 방탄소년단 같은 경우 요즘 유튜브 시대의 비틀즈라고 이야기하면서 빌보드 200의 3관왕, 2019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도 2관왕을 차지하고, 사실 세계 팝의 주류로 진입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미는 말 그 자체로 군대라는 의미가 있잖아요. 그래서 방탄소년단의 군대가 돼서 전 세계로 진격한다, 진격하는 군대, 이런 뜻이 되는 거죠. 그래서 BTS의 노래와 콘텐츠를 널리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우상과 팬의 관계가 아니라 동등하고, 평등한 관계라고 해요. 그래서 수평적인 유대감을 가지면서 여러 세대에 걸쳐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 주말이었죠, 웸블리 공연이 나왔는데, 저도 보면서 소름이 돋더라고요, 정말 멋지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팬덤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런 팬덤 현상이 일어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사실 팬들이 특정 상품의 브랜드를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만의 새로운 커뮤니티를 이루고, 그러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추세입니다.

[앵커]
아, 팬덤에서요?

[인터뷰]
그렇죠. 소비자 심리를 연구하는 성영신 교수 같은 경우에는 팬과 스타의 관계를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심리적 공생관계다." 그래서 팬들은 스타를 통해서 자신이 꿈꾸던 이상적인 모습들이 충족되는 일종의 대리 충족 경험을 하게 되고요. 스타는 팬을 통해서 자신의 인정 욕구나 자아실현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건데요. \

앤드류 튜더라는 사람이 스타와 팬의 관계에 관해서 연구를 했는데, 팬과 스타는 4가지 요소에 의해서 관계를 형성한다고 해요.

첫 번째는 서로 감정적으로 친해지게 되고요. 두 번째는 감정적으로 동일시하게 됩니다. 나와 같은 대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세 번째는 팬들이 스타의 외모를 모방하게 되는 단계가 되고요. 네 번째는 심리적인 부분까지 완전히 몰입하게 되는 단계를 가지게 됩니다.

[앵커]
같이 하나가 된다고 봐도 되겠네요?

[인터뷰]
그렇죠. 심리학자인 매슬로우가 말하는 소속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대단히 기여하게 되고요. 지금은 소속감의 욕구를 넘어서서 특정한 문화를 우리가 만들어낼 수가 있다는 하나의 성취감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소속의 욕구만 봐도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중에서 3단계에 속하는 꽤 높은 욕구 단계잖아요. 그럼 팬덤을 형성하는 게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봐도 될까요?

[인터뷰]
실제로 설문 조사한 게 있는데요. 시장 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가 전국 만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어요. 질문은 이거예요, '팬덤 활동할 때 기분이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전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즐겁다'고 느낀 답변이 66.8%, '만족스럽다'가 56.7%, '행복하다'가 53.3%, '뿌듯하다'가 33%로 나타났고요.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가 4.4%, '걱정된다'가 3.1%, '부끄럽다'가 2.1%, '한심하다'가 1.8%로 사실 부정적인 면이 거의 없다 싶을 정도인 거죠. 그러니 팬덤 활동을 하는 게 우리 삶의 활력이라는 응답이라 볼 수 있는데요. 사실 친밀감, 소속감, 성취감까지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일상에 지나칠 정도는 아니겠지만, 삶에 활력이 된다면 참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런 팬덤 효과를 이용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은데, 어떤 사례가 있나요?

[인터뷰]
독특하게 팬들이 모여서 파티를 하는 문화가 생겼는데요. 삼성에서 갤럭시 시리즈를 출시하게 되면서 진행한 게 '갤럭시 팬 파티'라고 있어요. 독특하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출시 때마다 미디어 행사로 확산시키는 게 아니라 갤럭시 팬들을 불러서 팬 파티를 개최하는 거죠. 일종의 '팬덤 마케팅'의 서막을 열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전국 5대 도시에서 열린 '갤럭시 팬 파티'에는 2,000여 명의 갤럭시 팬들이 참여해 그들만의 파티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SNS에는 3,361건의 게시물이 업로드되고 약 204만 건의 상호작용이 발생했다고 하니까, 상당히 대단한 흥행이죠?

또, 최근 이슈가 되었던 것 중 하나가 커피전문점 '블루보틀'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앵커]
네.

[인터뷰]
이게 사실 강력한 팬덤 때문에 만들어진 거라고 하는데요. 성수동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 이른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섰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사실 블루보틀이 한국에 진출한 데는 강력한 팬덤이 많은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팬들이 일본이나 미국 같은 곳에 가면 블루보틀 매장을 드나들며 한국에도 와달라며 수년간 러브콜을 보낸 거예요, 그러니까 그쪽에서 받아들여 들어오게 된 거고, 이처럼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게 되는 팬덤이 작용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떤 문화든 양면성을 가지고 있잖아요. 혹시 팬덤 문화에 부정적인 면이 있지 않을까요?

[인터뷰]
어디나 그렇죠? 양면이 있게 되는데요.

사실 부정적인 팬덤도 존재하게 되는데, 저희가 이야기할 때 '낙인형 팬덤' 집단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영화 '스타워즈' 아시죠? 스타워즈 팬들은 영화의 등장인물, 정보를 다 꿰고 있거든요. 그런데 일반 대중이 보기에는 그렇게까지 크게 의미 없는 부분도 상당히 세부적으로 집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2017년에 개봉했던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가 개봉했더니 팬덤에서 영화에 나오는 특정 인물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거예요. 그래서 해당 배우의 SNS에 가서 거의 테러를 하는 일이 생겼고요. 이 불만은 2018년에 개봉했던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라고 하는 영화가 나올 때 아예 보이콧 운동이 펼쳐졌다고 해요.

팬덤이 기대했던 것이 잘 안 되게 되면 안티로 돌아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훌리건'이라는 것 들어보셨습니까? 축구 경기할 때 보면 문제가 많이 일어나잖아요?

훌리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일종의 파괴형 팬덤 집단의 하나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지나친 관심이 집착으로 이어지는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개인이 팬덤을 형성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집단이 생기게 되면 일종의 일체감을 경험하게 되는데, 만약에 그럴 때는 평상시 개인의 모습보다 때에 따라서 극단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팀이나 스타에게 문제가 생긴다 싶으면 폭력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는데, 그걸 만약에 사회에 피해 의식이 많은 사람의 경우 그런 걸 기화로 오히려 자신이 살아있다는 느낌, 이런 걸 추구하려는 사람들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앵커]
참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럼 건전하게 팬덤 문화를 형성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좋아하는 것과 집착은 다른 것입니다. 이 둘을 구별하는 게 대단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사생팬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팬클럽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분명히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어떤 종류의 폭력도 정당화할 수 없다, 만약에 이걸 위배하게 되는 것 같은 경우는 팬클럽 자체에서 추방시키는 방식으로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팬덤이 특정한 스타나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뭔가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좀 더 확산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봉사활동을 같이 하거나 기부 활동을 한다든지 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정말 건전하고 건강한 팬덤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정말 장르를 불문하고 팬덤 문화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은데요. 다만, 말씀하신 사생팬이 되지 않도록 바람직한 문화를 형성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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