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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도 넘은 막말…그 심리는 무엇일까?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최근, 정치인들의 막말 파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색적인 비속어 사용은 물론이고 생소한 용어까지 동원해 상대를 깎아내리고 있는데요.

이런 막말 논란은 국회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빈번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상사로부터 막말을 들은 적 있다고 합니다. '막말하는 심리'에 대해 오늘 <생각연구소>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정치인들의 막말 논란, 뉴스 틀기만 하면 나오는 것 같아서 눈살이 찌푸려집니다.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좀 살펴볼까요?

[인터뷰]
정말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최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알려진 '문빠, 달창'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파문이 확산하자 나 원내대표는 11일 밤 사과문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얼마 안 된 15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로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건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해서 막말 논란에 기름을 부었죠.

사실 정치인들의 막말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닙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정치권 막말 대상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2013년 12월 양승조 당시 민주당 의원은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국민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상당히 발언 수위가 세네요.

[앵커]
'Hate Speech'라고 하죠,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혐오성 발언이 이제는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쉽게 오고 가고 있는 건데요. 이처럼 정치인들이 막말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정치권에서는 정치권의 막말에 대해 의도했는지 여부를 떠나 막말을 하게 되면 막말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특정 계층과 같이 있을 때 막말을 하는데요. 그 특정한 지지층의 분노를 대신 표현해 지지층 결집의 효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보는 것이죠.

또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거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수단으로 막말을 사용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면 상대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면서 이 과정에서 스스로 우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일시적으로 지지층의 호응이나 정치인 개인의 인지도는 높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궁극적으로 대다수 국민의 신뢰는 얻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지지자 앞에서 다른 정파의 사람들을 비난할 때 보면, 주변에 자신의 지지층이 많아요, 일종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게 되면 개인의 의견보다 훨씬 더 강한 의견을 내놓을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집단사고(group think)'라고 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왜곡된, 말이 세게 나가서 문제가 되는 일이 생깁니다.

[앵커]
지지층 결집 효과도 있고,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막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은데, 여기서 문제인 것은 이게 효과가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우에도 대선후보 시절부터 거침없는 언행으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앵커]
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서요.

[인터뷰]
그렇죠, 그게 늘 불안 불안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쏟아지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고요. 2017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꼬마 로켓맨', '미치광이 늙은이' 같은 막말을 주고받으며 국제사회를 전쟁의 불안에 빠트리기도 했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보면 정치인 개인으로서 트럼프는 자신의 인지도나 지위가 올라간 경우입니다. 그의 등장 이후 각국에서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반이민정책, 센 정책을 내놓고 지난해 총선에서 압승하며 4선에 성공했고요, 막말로는 트럼프보다 더 하다고 할 수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앵커]
말뿐만 아니라 막 행동도 하는 것 같은데요.

[인터뷰]
네, 그렇죠. 그런데 자국 내에서 지지율이 높다는 게 의아할 정도입니다.

[앵커]
물론 이렇게 말씀하신 성공 사례나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정치인들의 비난을 위한 비판이라고 하죠,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하는 요소가 될까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이런 막말 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성숙한 정치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할까요?

[인터뷰]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문화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제도로 이걸 조정하려고 하는 것보다 실제로 막말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손해가 간다는 정치문화를 가지는 게 중요하고요.

그러려면 시민들도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면서 시민들 자신으로부터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고,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사회 문화를 형성하는 게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앵커]
지금 정치 내에서의 막말 논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사실 직장생활 속에서도 이런 막말이 많잖아요. 직장 내에서 막말하는 심리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사람 살아가는 데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은데요. 막말의 근원은 분노나 혐오 등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감정에 있습니다. 즉,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깎아내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막말은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표현이 주로 사용되지요. 직장에서는 아무래도 상사들의 심리에는, 부하 직원은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 깔려 있어요. 자신의 힘과 통제력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도 있고요.

아무래도 상사들이 주로 부하의 인사고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인사고과 이외에도 크고 작은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부하 직원을 쉽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마치 '부하 직원 주제에 자기가 뭐 어떻게 하겠어?'처럼 말이죠. 이런 상사가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들으면 이를 큰 위협으로 자각하기 쉬워요. 그러면 분노와 보복심리로 이어져서 상대에게 인신공격적이고 상처를 주는 막말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사가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앵커]
그래서 최근 직장 생활에서 들은 막말에 대한 설문조사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 결과가 궁금하고요, 또 이런 폭언을 들은 사람의 심리 상태는 어떤가요?

[인터뷰]
사람인이라는 포털사이트에서 직장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회사생활을 하면서 상사 등으로부터 막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직장인들이 10명 중 7명꼴 (68.2%)에 달했습니다.

가장 불쾌감을 느낀 폭언 유형 1위는 인격 모독적인 말 (29.3%)로 "머리는 장식품으로 가지고 다니냐?" "일을 이따위로 해놓고 밥이 넘어가냐?" 같은 말이었고요. 2위는 무시하고 깔보는 듯한 호통으로 (24.8%)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 3위는 열심히 일한 것을 비하하는 말로 (22.3%) "이걸 완성본이라고 들고 온 거야? 회사 다니기 싫지?"라는 말이었습니다.

또한, 언어폭력 피해를 장기적으로 겪다 보면 불안이나 우울, 수면장애, 정서 장애 같은 장애를 겪게 되죠.

[앵커]
이런 말을 들으니 괜히 제가 더 긴장되는데요. 참 고치기 어렵겠지만, 이런 언행을 고치기 위한 방법 같은 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그게 쉽지 않은데, 제 생각에 첫 번째는 자신도 누군가로부터 자신이 막말을 들었던 때가 있잖아요, 그때를 떠올리고, 또한 가족이 막말을 듣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그리고 막말은 언어폭력이고 갑질이잖아요. 그런데 이 갑질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사회생활과 평판에 어떻게 작용할지를 생각해야 해요. 나중에 완전히 문제가 된 다음에는 그때는 돌이킬 수 없으니 사실은 그때 후회하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게 나의 사회생활이나 평판 측면에서의 부작용을 생각해야 하고요.

평상시에 화가 날 때 자신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강구하세요. 호흡법, 이완법, 명상법, 잠깐 그 자리를 벗어나기(time-out 방법),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방법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분노를 조절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제안하고 싶은 건 어떤 말을 할 때 이 말이 꼭 필요한 말인지 세 번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이렇게 자신을 점검하는 단계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막말을 하면 인지도는 올라가지만, 신뢰도는 완전히 떨어지거든요. 평판도 같이 붕괴하게 됩니다.

[앵커]
저희도 말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라서 말의 무서움을 늘 되새기곤 하는데, 우리 사회의 어른들부터가 말을 무기로 삼지 않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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