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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날 수 없는 마약의 굴레…중독되는 심리는?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최근 마약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마약 범죄가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마약에 중독되는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뉴스를 보면 마약과 관련한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마약과 큰 관련이 없는 국가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요즘에는 마약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사실 걱정이 많이 앞서는데요. 최신 마약 관련 트렌드를 G.P.S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G는 Global : 해외 유학파의 약자로 재벌 3세 혹은 부유층 자제들이 중, 고교 시절부터 해외 유학을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국내보다 마약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인천본부세관에 의하면 '액상 대마'를 포함한 전체 마약류 압수 현황에서 2017년 35.2kg에서 지난해 298.3kg으로 8.5배나 늘었다고 합니다.

P는 price & post (가격 & 국제우편)의 약자로 액상 대마는 1g에 시가 15만 원 정도로 담배처럼 피우는 대마 건초보다 5배나 비싸고, 환각성도 일반 대마초보다 40배 이상 강하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값비싼 마약이 국제 우편이나 화물을 통해 들어오는 거죠. 관세청 관계자는 작년에 유학생이 많은 캘리포니아 등에서 대마가 합법화되면서 여러 종류의 신종 마약류 반입이 늘었다고 합니다.

마지막 S는 social media의 약자로 국내로 반입된 마약의 국내 유통 경로는 주로 소셜미디어입니다. 마약 거래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연결되는 경우가 드문데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중간중간에 공급자와 전달자를 끼우거나 구매를 대신해주는 전문 공급책을 두기도 합니다. 사실 판매책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 G.P.S가 트렌드입니다.

[앵커]
마약 범죄 증가 이유를 G.P.S로 설명해주셨는데, 정말 웃을 수만은 없는 게 앞서 마약 적발만 만 명이 넘는다고 하셨습니다. 추정치는 더 될 것 같은데요.

[인터뷰]
실제로 그렇다고 볼 수 있어요. 세명대학교 박성수 교수의 논문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에 관한 질적 연구'를 살펴보면, 그런데 여기서 '암수율'이라는 것은 드러나지 않은 범죄 비율을 의미합니다.

2014년 마약류 사범 적발이 만 1,916명, 2016년이 만 4,214명, 2018년이 만 2,613명인데요. 실제 추정치를 보면 2014년은 28만 4,244명, 2016년은 40만 4,672명, 2018년은 36만 353명으로 추정됩니다. 보통 적발된 것의 10배를 수사기관이 대략 추정하는데, 사실은 28.57배나 더 많다고 보는 거죠.

[앵커]
거의 20~30배가 된다는 소리인데, 그런가 하면 연예인들의 마약 범죄가 뉴스에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인기와 부를 쌓은 연예인들이 마약에 빠지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최근에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돼 경찰 수사를 받아온 배우 겸 가수 박유천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마약에 손을 댄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줄곧 결백을 주장하다가 구속 이후 혐의를 인정한 그는 호기심에 마약을 시작했다고 늦게나마 털어놨습니다. 또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방송인 하일 씨도 검찰에 넘겨졌는데요. 하일 씨는 지난달 중순 인터넷으로 필로폰 1g을 구매한 뒤 외국인 지인과 함께 투약하고 이후 홀로 자택에서 한 차례 더 투약했다고 합니다.

연예인들이 마약에 쉽게 노출되는 이유는 연예인이라는 신분상 마약 판매자들의 '타깃'이 되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연예인들은 고소득인 만큼 가격이 비싼 마약을 사기 쉬운 편이고요.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이유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연예인들의 경우는 자신의 기분이나 준비 여부에 상관없이 무대에 서야 하는데, 대중들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늘 자신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감정이 크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 마약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또한, 마약이 효과가 빠르고 분명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나 마약 투약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분명한 범죄입니다. 마약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인터뷰]
마약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마약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아편제조 계열인 헤로인을 예를 들면, 정맥주사로 투약한 경우, 성적 오르가슴 같은 강렬한 감각과 함께 아랫배에 얼얼한 느낌이 동반된다고 합니다. 이런 아편제조 마약은 중추신경을 억제해서 일시적으로 강력한 진통작용과 쾌감을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강렬한 불편감을 경험할 수도 있는데 연수에 있는 반사중추를 자극해서 구역질과 구토를 일으킬 수 있으며 혈류에 갑자기 히스타민이 분비되어 온몸이 심하게 가렵고 눈이 충혈되면서 동공이 수축합니다. 고용량 복용 시 혈압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호흡 저하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죠. 코카인의 경우에도 뇌 발작을 촉발할 수 있고요. 운동성과 뇌 흥분의 면에서 민감성과 반응성의 증가를 의미하는 고조효과(kindling effect)로 인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처음 마약을 복용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피로감도 없어지고, 짜증이나 우울감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약효과가 사라지게 되면 갑자기 짜증, 불안, 초조, 우울, 무기력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마약공급이 이어지지 않으면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죠.
또한, 기억력, 의사 결정력이 저하되고 행동 장애가 동반되며 심한 경우 헛것을 보는 등 이상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앵커]
정말 말만 들어도 심각한데요. 이렇게 마약 범죄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이유는 처벌이 너무 가벼워서, 솜방망이 처벌이라서 그렇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 통계에 의하면 2017년 마약류 범죄 1심 재판 결과를 보면 약 40.1%는 집행유예였으며, 34.9%는 징역 3년 미만, 벌금을 선고받은 경우가 3.6%였습니다. 엄격하게 처벌돼야 할 마약 공급 사범들도 실제로는 벌금이나 집행유예, 실형이라도 징역 1~2년에 그치는 경우가 78.6%로 대부분 엄격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우리나라 마약 범죄 관련 처벌은 중국, 미국, 일본, 태국 등의 나라보다 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가까운 나라인 중국은 마약 범죄를 엄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마약을 단순 소지, 투약한 경우는 벌금을 부과하지만, 밀수, 판매, 운송, 제조에 가담해 죄질이 나쁜 경우는 최대 사형까지 선고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마약을 끊기 어려운 이유가 중독성 때문이라고 하는데, 혹시 심리적인 요인도 있는지, 짧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크게 두 가지죠. 하나는 내성이 생기고, 다른 하나는 금단 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여기서 내성(tolerance)은 마약 중독에서 종전에 경험했던 것과 같은 수준의 만족을 경험하려면 더 강한 강도의 마약을 복용하거나 지속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다음 중독이 되면 금단증상(withdrawal)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헤로인 중독의 경우 헤로인을 끊게 되면, 심한 변비, 한기와 열, 불면, 통증 등 과민성 신체 증상을 경험하며 심한 경우 경련, 정신착란, 발작 및 환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심폰과 마쉬(Simpon & Marsh, 1986)의 연구 결과를 보면, 헤로인 중독자들의 56~77%가 약물을 끊고 나서 금단과정을 거친 후 다시 중독에 빠진다고 합니다. 금단에 뒤따르는 불쾌하고 두려운 결과를 피하기 위해 계속 마약을 복용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지요.

[앵커]
마약의 유혹을 이겨내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사실 시작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마약 복용의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옵니다. 신체와 뇌에 심각한 손상 초래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사회생활 자체가 파탄이 납니다. 그만큼 위험성 인식을 중요시해야 하고요.

두 번째는 평소에 불안과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 마약의 유혹에 잘 빠진다는 결과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평상시에 자신의 불안 수준이나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이라고 하는 주변의 정서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고, 소통을 잘하고요.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취미생활,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셔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약에 대한 유혹을 느끼거나 고민이 있을 때 연락할 수 있는 단체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마약퇴치 운동본부(1899-0893)에서는 마약의 폐해에 관한 정보와 예방 자료, 그리고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약에 대한 호기심의 대가가 치명적일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애초부터 마약에 손대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앵커]
마약에 대한 치밀한 단속과 처벌도 중요하겠지만, 마약을 하는 사람들, 중독자들에 대한 치료 방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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