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과학본색 사이언스 매거진 내 몸 보고서 생각 연구소 줌 인 피플 궁금한S

[생각연구소] 슬기로운 결혼 생활…행복한 결혼의 심리학

[앵커]
따뜻한 봄이 되면 웨딩 시즌을 맞아 결혼 준비를 하는 예비 부부들이 많은 요즘이죠.

그래서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결혼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제 친구들도 요즘 결혼하는 친구들이 조금씩 생기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결혼 이야기하면서 행복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불안하고 걱정된다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런 걸 메리지 블루, 결혼 전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이런 심리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결혼 전에 부담 많이 되죠. 책임감도 있고, 불안감도 있고 그래서 기분이 가라앉는 걸 메리지 블루라고 하는데요. 사실 수십 년간 함께 살아야 할 파트너를 고르는 게 어디 쉽겠습니까.

그러니까 과연 결혼하는 게 내가 잘하는 것일까,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남녀 모두 느끼는 것 중 하나인데, 물론 불안감의 원인을 결혼 하나에만 귀속시킬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특히 우울증을 경험한 적 있는 분이라면 결혼 전에 특히 유의하시는 게 좋겠어요. 왜냐면 우울증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래서 만약 메리지 블루가 생겼을 때는 첫 번째로 많은 사람이 이런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경험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고요. 두 번째는 두 사람이 신뢰를 가지고 함께 대처한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처럼 인생에 큰 변화를 앞두고 불확실성이나 여러 불안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그런 질문하시는 분 많은데요. 제 생각에는 평생 나와 함께하는 짝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매력적인 부분이죠. 부모님보다도 더 긴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게 자신의 배우자잖아요. 그래서 특히 아플 때나 힘들 때 내가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실제로 육체적인 친밀감이라든지 정신적인 친밀감, 정말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인 거죠. 함께 잠자리에 들고, 함께 아침에 눈을 뜨고, 서로 사랑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주는 매력적인 부분이 있겠고요.

또 하나는 결혼하면 "넌 왜 결혼 안 하니?" "만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니?" 등….

[앵커]
아, 명절 잔소리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네, 그런 잔소리를 피할 수 있고, 또 내 짝은 어디에 있는지 찾아 나서는 수고도 덜게 되죠.

[앵커]
저도 명절에 슬슬 이런 이야기 듣고 있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받지 않으려면 빨리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이 있는데, 결혼 전에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사랑하니까-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갈등이 생기고 부부싸움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이런 부부간의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글쎄요, 그게 풀린다면 우주의 신비가 다 풀리겠죠? 그런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보면, 4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해 달콤한 신혼 생활을 시작했는데, 점차 권태와 갈등을 느끼는 부부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신혼 생활을 이어가던 영민과 미영, 영민 같은 경우는 자신만의 공간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데, 사실 미영이 그걸 허용하지 않고, 잔소리하게 되니까 힘들고, 미영의 입장에서는 나를 좀 더 배려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배려를 하지 않으니 섭섭하게 느끼고, 점차 권태와 갈등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는 제가 생각할 때는 갈등 자체를 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갈등이 좋은 것은 아니니까 갈등을 가지지 말아야지, 준비하자는 거거든요. 그런데 사실 갈등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거잖아요, 서로 자라온 성장 환경이 다른데 늘 똑같을 수는 없으니까요.

갈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제가 생각했을 때 중요한 건 갈등이 없는 게 아니라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관리하느냐, 이게 더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앵커]
정말 중요한 말씀을 해주신 것 같은데,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요. 그래서 어떤 심리상담사분들은 결혼하기 전에 꼭 갈등 상황을 겪어보라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럼 이런 갈등이나 권태를 받아들이고 슬기롭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이게 참 쉽지는 않은 건데, 제 생각에는 나와 다른 상대방의 모습을 인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둘째, 서로를 비난하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화가 난다고 극단적인 말, "정말 실망했어, 이러려면 우리 헤어져" 이런 말은 하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결혼해서 갈등이 생겼을 때 너의 이익, 나의 이익을 따질 때 더 생기거든요. 일종의 주고받기(give and take)의 함정이 있는데, '너와 내'가 아니라 '우리(We-ness)'의 이익을 생각하는 게 좋겠어요. 내가 이 정도 일을 더 하면 상대가 일을 덜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배려가 중요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이것도 중요한데, 상대방의 가족에 대해서 나쁜 말을 하면 안 됩니다. 시댁이나 친정에 대해서 항상 갈등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일어납니다.

[앵커]
양쪽 다 잘해줘야 하는 거죠?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그럼요, 또 하나는 보통 사랑이라는 것이 열정이 있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게 되면 친밀감이라든지 헌신이 중요해지거든요. 불같은 사랑은 없지만, 따뜻한 사랑일 때 "당신 변했어." 이렇게 말하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이런 권태 같은 걸 피하려면 새롭게 서로에게 보이도록 노력해야 해요, 각자가. 예를 들어 취미 생활도 함께하고, 가보지 않은 장소에 간다든지 서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앵커]
정말 연애의 연장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 새로운 '졸혼'이라는 말이 등장했어요, 방송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고요. '졸혼'이란 정확히 어떤 것일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이잖아요. 최근 소설가 이외수 씨와 부인 전영자 씨 부부가 결혼 44년 만에 졸혼했다고 방송에 나왔는데요. 이외수 작가는 강원도 화천에, 부인 전 씨는 춘천에서 따로 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씨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혼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나의 인생을 찾고 싶었다. 남편을 존경하는 마음은 변함없다"고 답했습니다.

이 졸혼이라는 개념은 2004년 일본의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쓴 '졸혼을 권함'이라는 책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스기야마 부부는 걸어서 25분 떨어진 아파트에서 따로 살고 있으며 한 달에 두 번 만나 식사를 하는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졸혼은 법적으로 부부 관계는 유지하지만 서로 간섭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데, 졸혼이 증가하는 이유가 있다고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그렇죠. 졸혼이라는 게 사실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사는 거잖아요. 기존의 결혼 형태를 졸업하고 자기에게 맞는 새 라이프 스타일로 바꾸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건데요.

졸혼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인간의 기대수명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은 거잖아요. 두 번째는 황혼이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이혼한다는 건 부정적인 시각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게 이혼 다음의 대안으로 삼는 모습이 있습니다.

또,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전국 50~64세 성인남녀 1,070명을 설문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가장 소중한 것'을 물었더니 53.9%가 '배우자'나 '자녀'가 아니라 '나'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니까 나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 있어서도 결혼 이후에 졸혼을 증가시키는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졸혼도 말씀해주셨지만, 건강하게 부부 생활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잖아요. 행복한 결혼과 건강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제 생각에는 논쟁이 벌어졌을 때 잘 들어야 할 것 같아요. 듣는데 무엇을 들어야 하느냐, 그 사람이 말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그 사람이 이 말을 하는 심정이 어떤가에 대한 감정을 듣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갈등이 있었을 때, 서로 대화를 단절하는 건 중요한 전략이 아니에요. 오히려 갈등이 있을수록 지속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한 가지 중요한 건 뭐냐면 이때 상대를 비난하는 말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 그동안 결혼하고 살아오면서 노력한 부분이 있잖아요, 그 노력한 부분을 칭찬하는 게 중요해요. 생각해보면, 이전에 좋았으니까 만난 것 아니겠습니까? 작고한 김수환 추기경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사랑은 의지다'. 처음에 사랑의 맹세를 지켜나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저를 포함해서 결혼한 모든 부부가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앵커]
사실 저는 아직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그걸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먼저 결혼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1.  06:00호기심 팩토리 <16회> (8)
  2.  07:00사이언스 투데이 오후 (5)
  3.  07:40닥터지바고 1급 발암물질 미...
  1.  YTN사이언스 프로그램 모니터 요원 선...
  2. YTN사이언스 프로그램 기획안 공모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