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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이 빨리 흐를까?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2019년을 시작하며 희망찬 한해를 다짐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완연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막상 어른이 되니까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흐르는 걸까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앵커]
'시간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해서 흐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요즘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는 뭘까요?

[인터뷰]
일단 열심히 사시니까 그렇게 느끼는 거 아닌가 싶고요. 아마도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노래도 나왔더라고요. 한 소절 듣고 가겠습니다.

□ 장범준 – 당신과는 천천히

♬평일 일과 중에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는데 왜 주말만 되면 시간이 너무 빨라서 아쉬워 제대로 못 자고♪

[앵커]
정말 공감이 많이 되는 노래인 것 같아요. 주중 일과는 참 천천히 흐르는데 주말에 쉬려고 하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가고, 직장인은 다 공감할 수 있는 노래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
이 노래는 평일보다 주말이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느낀다는 가사를 담고 있는데요. 생각해보면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훨씬 더 빨리 간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은 농담 삼아서 50세가 되면 50마일로 달리고 100세가 되면 100마일로 달린다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프랑스의 소르본대 철학 교수를 역임했던 폴 자네라는 분이 있는데요. 이분 이야기는 10살은 1년을 인생의 10분의 1로 생각한 데요. 그런데 50살은 50분의 1, 70살은 70분의 1로 느껴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잖아요, 이렇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처럼 자각하는 것이 대해서 '시간 수축 효과'라고 합니다. 시간이 수축 되는 것처럼 느끼는 거죠.

[앵커]
사실 저만 해도 벌써 4월도 중반이 지난 게 믿기지 않거든요. 그런데 '시간 수축 효과'는 무엇이고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건가요?

[인터뷰]
지금처럼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요, 나이가 들면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흘러가지?' 이렇게 느끼는 것 자체가 시간이 좁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시간 수축 현상이 생기는 건데요.

올해 3월 최신 연구 결과가 미국 듀크대학교 기계공학 교수인 애드리안 베얀(Adrian Bejan)이 말하는 게 뭐냐면, 우리에게는 두 개의 시간이 있다, 하나는 '물리적 시간'이고 하나는 '마음의 시간'이다.

물리적인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시간일 거고요, 마음의 시간은 나이가 어린 사람과 나이 든 노인이 다르게 흘러간다, 그 이유가 뭐냐면 마음의 시간은 일련의 이미지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미지를 처리해야 하는데, 어릴 때는 그걸 빨리빨리 처리하는 거죠. 단시간 내에 많은 이미지를 빨리 처리할 수 있는데, 나이가 들면 몇 개 처리하지 못해요, 게다가 한 이미지에서 다른 이미지로 바뀌려고 하면 연결되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요. 그러니까 하루를 열심히 일했는데 별로 한 일이 없다, 그동안 처리했던 이미지 숫자가 훨씬 줄어든 거죠.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신상을 습득하고 처리해야 하는데, 어릴 때는 그걸 생생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데에 반해서 나이가 들면 한 게 없는데, 금방 보니까 몇 개 못하고 이미지도 몇 개 처리하지 못한 거죠. 아이들 눈동자를 보면 눈동자가 빨리빨리 움직이잖아요. 그때 이미지가 빨리 처리되는 거죠. 나이 들면 별로 새로운 게 없으니까 아이들의 경우 그 시간이 지루하지 않은데, 점점 더 시간이 천천히 가는 것처럼 느끼고 즐길 수 있는데, 나이가 들면 그렇지 못한다는 거죠.

[앵커]
들어보면, 나이가 들면 새로운 이미지나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느려진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오히려 일상이 지루하고 시간이 천천히 간다고 느껴지지 않을까요?

[인터뷰]
새로운 것이 반복되면 지루해지고 천천히 가는 느낌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하루하루가 긴 것 같은데, 돌아보면 한 주, 한 달은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나이가 들면 새롭게 저장되는 정보가 없으니까 시간이, 하루는 지루하지만 지나 보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이렇게 느껴지는 거죠.

[앵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에 남을만한 특별한 일이 적어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인데요. 그러면 이런 '시간 수축'이 나타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나요?

[인터뷰]
일종의 생체시계와 관련한 건데요. 사실 우리가 행복감을 느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 도파민이잖아요. 그런데 이 도파민 자체가 20세에 최고치로 많이 분비되고 그다음에 10년 주기로 5~10%씩 줄어들게 된대요. 나이가 많이 들면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겠죠, 그렇게 되면 젊을 때는 행복하고 그런 것이 금방 느껴지는데 나이가 들면 별 게 있겠어?, 이러면서 심드렁해지잖아요. 일종의 도파민이 줄어드는 것, 이걸 네덜란드의 심리학자인 다우베 드라이스마라는 교수가 이야기했는데, 생체시계가 점점 느려지기 때문이다, 도파민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죠.

또 하나는 미국에 있는 신경학자인 피터 맹건이라는 분이 재밌는 실험을 했어요, 젊은 사람 25명을 데려다 놓고 나이 든 분 15명을 모시고 나서 양쪽에 3분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서 버튼을 누르게 했어요. 젊은이들은 3분을 딱 쟀을 때 3초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대요. 거의 정확한 시간을 아는 거죠.

그런데 나이 든 분들은 3분 40초 정도가 되니까 인제야 버튼을 누른 거죠. 그리고 만약에 노인분들에게 다른 과제를 준 다음에 버튼 누르기를 시켰어요. 그랬더니 5분이 지나서야 3분 지났다고 생각하는 거죠.

[앵커]
저도 부모님이랑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살면서 후회 없는 일을 하고,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싶은데, 그렇게 하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인터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새로운 자극이 없으면 기억할 게 없잖아요. 새로운 자극이 될 만한 걸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과 기억할 일을 하는 겁니다.

낯선 곳에서 신나게 여행을 하거나, 외국어를 새롭게 공부하는 것 등 도전적인 과제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그런데 그것을 조금 더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서 기존의 익숙한 일들도 새롭게 경험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눈이 온다고 하면 '눈이 오네.'라며 심드렁하게 바라보지 마시고, 눈이 오는 상황 자체를 보고 즐길 수 있고, 그 순간을 충분히 깃들어서 새롭게 바라보는 것, 그것이 아마 한 가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다르게 느끼거나 나이가 들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꾸준히 하려면 우리 삶에 있어서 어떤 의미가 필요할까요?

[인터뷰]
우리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마 아시겠지만, 영화 '버킷리스트'가 있었죠.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이라는 부제가 붙었어요. 이 영화를 보게 되면 두 사람의 노인이 시한부거든요, 병실에서 만나서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들, 버킷리스트를 작성해요, 그리고 하나씩 해보거든요. 스카이다이빙을 한다든지 배낭 메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주는 메시지가 뭐냐면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해보지 않은 일들에 대한 후회가 더 크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후회 없는 삶을 살려면 우리가 뭘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는데 두 사람이 적은 버킷리스트를 보면 황당한 것도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잠깐만 시간을 내면 할 수 있는 것들도 충분히 많이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하면서 살면 우리 삶 자체가 좀 더 풍부해지겠죠. 그런데 이걸 해낼 수 있기 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해요. 일상적인 것을 넘어서는 용기가 필요한데, 사실 알프레드 에들러가 이렇게 이야기했거든요. '우리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여러 가지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이럴 때 어떤 용기가 필요하냐면 단순히 자기 자신을 안에만 갇히는 게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고 커뮤니티를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것, 그런 새로운 용기를 가져보면 훨씬 더 풍부하게 살 수 있다, 시간은 비록 빨리 흘러가지만요.

[앵커]
문득 궁금한데, 교수님의 버킷리스트가 뭔지 궁금한데요?

[인터뷰]
생각을 저도 해봤어요, 그런데 저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기억에 남는 책을 쓰고 싶어요.

[앵커]
얼마 안 남은 것 같습니다. 조만간 이루실 것 같은데요?

[인터뷰]
두 분은 어떠신가요?

[앵커]
저는 지구를 한눈에 담는 우주여행을 해보는 게 꿈입니다.

[앵커]
저는 버킷리스트를 정하지는 않았는데, 한 번 생각해봐야겠어요.

네, 지금까지 <생각연구소>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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