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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은둔하는 질병' 췌장암…조기 진단 정말 어려울까?

■ 박준성 /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앵커]
암 중에서도 췌장암은 우리 몸 깊숙한 곳에 위치해 발견이 쉽지 않고 치료도 어려워 악명이 높습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5년 생존률이 80% 까지 높아진다고 하는데요.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11월 세계 췌장암의 달'을 맞아
강남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 모시고 췌장암의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췌장암이란 정확히 어떤 질환인가요?

[인터뷰]
췌장에서 생긴 암을 췌장암이라고 합니다. 췌장에는 췌장암 외에 물혹 등 여러 가지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럼 췌장이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 궁금해하실 수 있으실 것 같은데, 췌장은 우리 몸 위 뒤쪽에 위치하며 등뼈 바로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췌장은 약 20cm의 기다랗고 납작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크게 머리, 몸통, 꼬리 부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앵커]
췌장암은 한 번 걸리면 특히 치명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무서운 병으로 알려졌는데요. 췌장암의 생존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췌장암은 발생 빈도에 비하여 췌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무서운 병이라고들 합니다.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0% 미만인데요. 암 등록 사업을 시작한 1990년 이후 최근 20년 동안 생존율의 향상이 거의 없는 유일한 암이기도 합니다. 흔히 췌장을 '은둔의 장기'라고도 표현하기도 합니다.

췌장은 신체 안쪽으로 깊숙이 위치해 있고 간과 소장, 비장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잘 만져지지도 않고 다른 장기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단하기도 어렵고 병이 생겨도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편인데요. 대부분 증상은 소화 불량, 허리 통증과 같은 일반적인 증상이 많은데요. 초반에는 췌장 검사를 하지 않고 소화기 계통의 검사를 먼저 하거나 그냥 지켜보는 경우가 많고, 결국 병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 췌장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생존율이 아주 낮습니다.

[앵커]
증상은 있지만, 췌장암이라고 구분할만한 뚜렷한 특징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다로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췌장암이 발병하는 특별한 원인이 있을까요?

[인터뷰]
가족 중 췌장암 진단받은 분이 한 분이면, 위험도가 2~3배, 두 분이면 5~6배, 세분 이상이면 20~30배 위험이 증가될 수 있습니다. 흡연은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입니다.

또 잦은 음주 습관도 췌장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킵니다. 가끔 먹는 폭음보다 매일 마시는 습관성 음주가 췌장을 지속적으로 망가뜨리는데요. 췌장이 쪼그라들고 췌석이 박히는 만성 췌장염을 불러오고 만성 췌장염이 오래되면 결국 췌장암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비만은 췌장암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험도가 약 1.5배 이상 증가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췌장암을 의심할 만한 특별한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갑자기 당뇨가 생겼거나, 이미 당뇨병이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당 조절이 안 된다면 췌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명치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것도 의심 증상 중 하나입니다. 통증이 처음에는 명치에서 시작되지만, 등이나 옆구리로 퍼집니다. 누워있으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데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바로 눕지 못하고 웅크린 자세로 자는 경우를 눈여겨보셔야 하고요. 식사 후에 명치와 등이 뻐근하게 아프면서 2~3시간 정도 지나면 좋아지는 경우, 식욕이 갑자기 없어지는 경우 반드시 췌장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췌장 머리에 암이 생기면 담도를 막아서 얼굴이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깔이 검붉어지는 황달 증상이 나타나고요. 또한, 당분이 암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다 보니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특별한 원인 없이 체중감소, 식욕감퇴, 소화불량이 지속되면 한 번쯤 췌장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지방을 소화하는 효소를 만드는 췌장이 그 기능이 떨어지니까 지방을 소화하지 못해서 그대로 대변으로 빠져나가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 기름이 둥둥 뜨는 지방 변을 보게 됩니다.

[앵커]
췌장암 하나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니까 췌장이 참 중요한 기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췌장은 우리 인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인터뷰]
췌장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가 외분비 기능으로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췌장이 여러 가지 소화 효소를 만들어 소화 작용을 돕는 것입니다. 췌장 조직의 95%가 이 일을 담당합니다. 둘째, 나머지 5%의 췌장 조직이 내분비 기능, 호르몬을 분비하는데요. 자주 들어보셨을 인슐린 호르몬을 바로 췌장에서 분비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췌장암을 확인하게 됐을 때는 어떤 치료를 받게 되나요?

[인터뷰]
우선 CT, MRI, 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수술이 가능한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췌장암이 머리 쪽에 있으면 췌두 십이지장 절제술, 꼬리 쪽에 있으면 췌장미부절제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간이나 폐에 원격 전이가 일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수술이 어려운 환자더라도 항암 치료를 하면서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황으로 호전되면, 수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 치료를 잘 받으면 완치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뷰]
네, 완치가 가능합니다. 췌장암 조기 발견 시 특히 2cm 미만의 조기 췌장암의 경우 생존율이 매우 높습니다. 최근에는 의학이 발전되면서 1cm 미만의 아주 작은 췌장암이 많이 진단되고 있는데요. 이런 조기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무려 80%나 됩니다.

그런데 제가 계속 췌장암을 ‘은둔의 장기’라고 말하는 이유가 환자분들의 상당수가 이미 후복막 신경 침윤이 심하다든지 간 전이가 있는, 그러니까 진행된 병기의 상태로 오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조기 췌장암을 진단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췌장암을 완치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앞서 췌장이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셨는데요. 사실 당뇨병도 인슐린 부족으로 발병하는 질환 아닙니까?
그렇다면 췌장암 수술 직후에 당뇨병도 호전될 수 있을까요?

[인터뷰]
한편으로는 맞고 한편으로는 틀립니다. 췌장수술 후 당뇨병이 호전되는 결과가 있는데 최근 저희 그룹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 결과를 보면, 췌장암에서 분비하는 물질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원인이 되는 췌장암을 제거한 다음에는 인슐린 분비가 오히려 다소 호전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췌장 수술을 하게 돼 췌장을 잘라내게 되면, 잘려나간 췌장에 있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 그러니까 혈당 조절을 하는 세포 또한 같이 제거되게 됩니다. 따라서 인슐린 분비 세포의 양이 절대적으로 줄어들게 되어 수술 직후 호전되었던 혈당은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심해지게 되어있습니다.

[앵커]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니까요. 말씀해주신 건강습관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강남세브란스 병원 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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