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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국내 사망 1위 폐암…장기 생존 길 열렸다

■ 강진형 /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앵커]
폐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기존 화학 항암제 효과도 떨어져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특히 다른 장기로 전이된 말기 폐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8.9%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최근 면역항암제와 같은 신약이 개발되면서 말기 폐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님 모시고 이와 관련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올해 초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니 폐암은 여전히 다른 암에 비해 5년 상대 생존율이 극히 낮은데요. 우선 국내 폐암 현황과 5년 상대 생존율에 관해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한 해 28,628명이 폐암을 진단받아 위, 갑상선에 이어 폐암 발병률은 3위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한 해 18,574명이 폐암으로 사망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통계학적으로 30분에 1명씩 폐암으로 사망하는 셈으로, 지난 10년간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5년 상대 생존율은 일반인과 비교해 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로, 일반적으로 장기 생존자를 의미합니다.

올해 1월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폐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32.4%로, 갑상선(100%), 전립선(94.4%), 유방아(93.3%) 등 5년 상대 생존율이 90%에 육박하는 타 암종과 비교하면 5년간 생존할 확률이 매우 낮은 편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폐암이 다른 암에 비해 유독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국내 폐암 환자의 절반가량이 4기 전이성 폐암으로 진단받으며, 4기 전이성 폐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8.9%. 이는 4기 전이성 폐암 환자의 10명 중 9명 이상이 5년 내 사망한다는 의미입니다. 폐암의 사망률은 높은 건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이 어렵고, 암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 옵션 역시 제한적입니다.

[앵커]
나도 모르게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는 건데요. 그래서 치료 옵션도 제한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말기 폐암 환자들은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인터뷰]
폐암을 진단받으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유전자 변이가 있는 약 40%의 경우 표적 치료를 진행하고, 유전자 변이가 없는 나머지 60%의 경우 항암화학요법 혹은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폐암은 4기(말기)에 진단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무엇보다 진단 후 첫 번째 항암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실제로 4기(말기) 폐암 환자 3명 중 1명(27.1% ~ 36%)은 첫 번째 치료(1차 치료) 후 2차 치료(1차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되었을 때 진행하는 치료)까지 이행하지 못하고 사망하거나 치료를 포기했습니다.

첫 치료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사항을 토대로 환자의 나이, 생활수행능력, 동반질환, 신장, 간 기능 등을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앵커]
변이의 여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앞서 잠시 언급하셨던 '3세대 항암제'라고 불리는 면역항암제는 비교적 가장 최근에 등장한 치료제잖아요. 면역항암제는 어떤 원리로 작용하나요?

[인터뷰]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존재하죠. T-cell라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되어 있지만, 암세포에서 (PD-L1이라는) 나온 단백질이 면역세포의 수용체(PD-1)와 결합하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게 되고(면역 회피) 암세포가 증식하게 됩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결합을 막아 면역세포가 스스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기전으로, 따라서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이상 반응이 적고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우리 면역력이 스스로 암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치료제라는 건데요. 그렇다면 실제로 말기 폐암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나요?

[인터뷰]
그럼요. 면역항암제 1차 치료는 이미 가이드라인을 통해 4기 전이성 폐암 ‘표준 치료’로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국내 종양내과 의료진들은 전 세계 폐암 치료의 가이드라인격인 미국의 국가종합암네크워크 가이드라인(NCCN)을 참고합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모두 면역항암제의 병용 또는 단독요법으로 첫 치료를 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즉, 면역항암제가 표준치료인 셈입니다.

[앵커]
면역항암제 치료가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뿐만 아니라 면역항암제 치료가 [말기 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였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됐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내용인가요?

[인터뷰]
매년 여러 세계 학회에서 폐암 치료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글로벌 치료 가이드라인도 업데이트됩니다. 올해 초 세계폐암학회(WCLC 2020)에서 발표된 주요 연구는 4기(말기) 폐암 환자도 첫 치료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면 장기 생존이 가능해졌다는 내용으로, 굉장히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폐암은 크게 비소세포폐암(약 80%)과 소세포폐암(약 20%)으로 나뉘고, 비소세포폐암은 비편평 상피세포암(약 70%)과 편평 상피세포암(약 30%)으로 나뉘는데, 해당 연구는 전이성(4기)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면역항암제 1차 치료 시, 기존의 항암화학요법만을 치료한 경우와 비교했을 때 전체 생존 기간, 무진행생존기간, 3년 생존율이 모두 두 배 이상 연장되는 우월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더불어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였던 환자군 중 80.4%가 4년간 추적 기간 생존해 장기 생존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국내 전이성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8.9%인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획기적인 연구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면역항암제 사용 이전에는, 표적이 없는 환자군에서 이렇게까지 오랜 치료 반응을 유지할 수 있는 환자군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런 환자들이 본인의 삶의 질을 유지하며 일상을 살아갈 수 있으므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연구 결과를 보니까 폐암 환자의 장기 생존 길이 열렸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교수님께서도 현장에서 면역항암제로 환자를 치료해보셨을 텐데, 결과는 어땠나요?

[인터뷰]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는 표적항암제나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삶의 질이 유지되면서 반응이 지속하는 기간이 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러므로 약값이 비싼 면역항암제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치료 전에 정확하게 선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것은 폐암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는데요. 만약 말기 폐암 환자라면 구분 없이 모두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인터뷰]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PD-L1이라는 발현율이 매우 중요합니다. 면역항암제를 단독으로 사용할 때는 그러한 생체표지자가 중요하지만, 화학요법과 병행하는 1차 치료에서는 PD-L1발현과 상관없이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면역항암제가 허가를 또 확장했다고요?

[인터뷰]
면역항암제는 대개 폐암 같은 경우에는 2차 치료제를 현재 건강보험급여가 되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1차 치료제는 아직 가격문제 때문에 건강의료보험권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병용요법을 확장했다는 사실이 실제로는 그림의 떡이거든요. 앞으로 여러 가지 보험 재정이라든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환자에게 접근성이 더해져서 1차 치료제로서도 이런 면역항암제가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높은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군요. 폐암 환자들을 위해 보완할 점이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 어떻게 하면 폐암을 예방할 수 있을지 조언해주시죠.

[인터뷰]
폐암의 가장 주된 원인은 흡연으로, 전체 폐암 환자의 약 70%가 흡연과 관련이 있으므로 금연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흡연력이 없는 여성 폐암도 증가하고 있기에 누구나 평소 폐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혈담, 체중감소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난 경우는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으며, 대다수가 증상 없이 건강 검진이나 다른 병의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됩니다. 때문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2019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에 폐암 검진이 새롭게 도입됐습니다. 검진 대상은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만 54세~74세 남녀 중 고위험군으로, 대상자라면 잊지 않고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합니다. 마지막으로 폐암을 진단받더라도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고, 장기생존까지 가능해졌기 때문에 폐암 환자분들도 희망을 잃지 말고 주치의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적극적으로 치료받기를 바랍니다.

[앵커]
폐암 같은 경우는 특히나 조기 발견이 어려워서 평소 스스로 건강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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