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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증상 없이 악화한다…만성 콩팥병

■ 윤혜은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앵커]
만성 콩팥병은 조기에 진단받으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지만, 증상이 없어 환자 대부분이 상태가 악화한 뒤에 병원을 찾는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만성 콩팥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윤혜은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우리 몸의 콩팥은 한번 손상되면 정상으로 회복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알아볼 만성 콩팥병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인터뷰]
우리 몸 아래쪽 배의 등 쪽에 쌍으로 자리 잡은 콩팥 또는 신장이라고 불리는 이 기관의 주된 기능은 소변을 만들어내는 것인데요. 소변을 만든다는 것은 곧 우리 몸속 혈액 중의 노폐물을 걸러내 배설한다는 뜻입니다. 콩팥은 소변을 형성하는 것 외에도 우리 몸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항상성 유지 기능을 합니다. 또한, 몸에 필요한 여러 호르몬 및 효소를 생산·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을 하고 있는데요.

만성 콩팥병은 이러한 콩팥의 기능의 이상 또는 영상의학적인 구조적인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하여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말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통계자료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 환자가 5년 새 35% 가까이 늘었다고 하는데요. 만성 콩팥병에 걸리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발병률을 보시면 2013년, 15만 1,511명에서 2017년 20만 3,978명으로 약 35% 증가했는데요.

만성 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은 크게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나뉩니다. 전체 환자의 60∼70%가 이 두 질환에 의한 것인데요. 당뇨병은 혈당이 높아 몸속의 여러 장기, 특히 콩팥과 심장 그리고 혈관, 신경, 눈 손상을 초래합니다. 또한,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을 때도 만성 콩팥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흔한 원인은 사구체신염인데요. 사구체는 콩팥에 있는 모세혈관 뭉치를 말합니다. 이 사구체는 우리 몸에서 혈액이 여과되어 소변이 만들어지는 첫 번째 장소로, 콩팥의 거름 장치에 해당합니다. 이 사구체에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을 사구체신염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만성 콩팥병의 원인 질환으로 유전성 신장 질환인 다낭성 신장 질환, 자가면역질환, 진통제 등의 약물 남용이 있고, 그 외에 결석이나 전립선 비대로 인한 만성적인 요로폐색도 만성 콩팥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해주신 것 중에 대표적인 원인인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분들은 정기적으로 관련 검진을 받는 게 좋겠네요. 그러면 우리 몸에 어떤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 만성 콩팥병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만성 콩팥병은 병이 상당 부분 진행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적절한 시기에 검사하지 않으면, 만성 콩팥병이 진행하여 콩팥을 대체해야 하는 단계인 말기 신부전 직전에 도달할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 콩팥병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다양한데, 피로감을 잘 느끼고, 기운이 없거나 식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다리에 쥐가 잘 나고,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이 생기는데 밤에 특히 심합니다. 몸이 붓는 증상도 동반될 수 있고, 주로 발과 발목이 먼저 붓고, 다리까지 붓는 증상이 나타나고요. 상태가 심해지면 전신이 붓기도 합니다.

[앵커]
말기 직전까지도 인지하지 못한다고 하니까 더 걱정되는데요. 특히 더 위험한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만성 콩팥병이 위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콩팥은 여러 가지 기능을 하는 장기라서, 그 기능이 저하되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고요. 두 번째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우리 몸의 체액량 증가로 인한 폐부종, 악성 고혈압과 심한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걸러지지 못한 전해질과 산·염기 불균형으로 인한 느린맥(서맥)이나 부정맥, 심정지 등의 발생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폐물이 과다하게 축적되면 의식이 저하하거나 경련·발작이 동반되는 신경계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요. 이러한 응급상황에서는 콩팥 외에 다른 장기에도 이상이 생기기 때문에 우리 몸 전체가 건강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만성 콩팥병이 있으면 응급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를 하면서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만성 콩팥병이 심해지면 투석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올 수 있고요, 아까 말씀하신 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평상시 관리가 그만큼 중요할 텐데요. 무엇보다 중요하게 꼽는 관리법이 식습관 관리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식이 조절해야 하나요?

[인터뷰]
만성 콩팥병에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문의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좋은 음식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오히려 적게 먹거나 피해야 할 것들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성 콩팥병은 체내 수분과 염분조절의 장애가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수분과 염분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염분 섭취가 많으면 붓고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있고요. 콩팥 기능보다 수분 섭취가 과다할 경우, 부종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식습관상 짠 요리가 많은데 싱겁더라도 염분을 줄여서 먹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만성 콩팥병은 단백질, 칼륨, 인 섭취를 줄여야 한다던데 왜 그런 건가요?

[인터뷰]
만성 콩팥병은 몸의 노폐물을 배설하는 콩팥 여과 기능장애가 있다고 보면 되는데요. 단백질, 칼륨, 인 모두 콩팥에서 걸러지는 물질들이거든요. 콩팥병의 정도에 따라서, 또는 환자에 따라서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과다하게 단백질을 섭취할 경우, 콩팥에 부담을 줘서 콩팥의 기능을 더 빨리 악화시킬 수 있는데요.
단백질은 근육과 조직을 만들 때 꼭 필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의 양을 섭취하되, 양질의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성 콩팥병은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륨의 양이 제한되기 때문에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콩팥병 환자에서 혈액 내 칼륨이 높을 경우, 칼륨의 섭취를 제한합니다. 칼륨은 생채소나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데, 재료의 껍질을 벗긴 후 채를 썰거나 작게 토막 내서 재료의 10배 이상 되는 양의 물에 2시간 이상 담갔다가 헹궈내는 방법, 혹은 채소의 경우, 끓는 물에 데친 후 여러 번 헹구어 내는 방법으로 칼륨의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인 역시 콩팥에서 배설되는 물질인데요. 인이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 쌓이면 피부가 가렵거나 뼈가 약해질 수 있어, 인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은 곡물류, 유제품, 초콜릿 등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앵커]
네, 정말 철저한 식습관 관리가 중요하겠는데요.

그럼 치료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만성 콩팥병은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 원인에 해당하는 질환을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콩팥 기능 보존에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만성 콩팥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인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에 대한 치료를 신장내과 전문의와의 상의하에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고혈압은 만성 콩팥병의 원인임과 동시에 만성 콩팥병의 합병증이기도 합니다. 혈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콩팥 기능의 저하를 막는 데에 중요하며, 이를 위하여 저염식과 적절한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환자들은 혈압약을 한번 복용하면 중지하지 못할까 봐, 또는 혈압약을 복용하면 몸에 좋지 않을 거로 생각해 혈압이 높은데도 복용하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혈압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만성 콩팥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있어 중요하고, 고혈압을 조절 없이 내버려 둘 경우, 콩팥의 기능을 급성으로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고혈압의 조절이 중요합니다.

또한,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콩팥 기능의 저하로 인하여 여러 가지 합병증이 동반할 수 있는데요. 빈혈, 대사성 산증, 만성 콩팥병 미네랄 골 질환 등의 합병증을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추가적인 콩팥 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며 다른 장기의 기능 저하를 억제할 수 있어 다각도의 치료가 필요하겠습니다.

[앵커]
만성 콩팥병의 치료법까지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럼 우리가 예방하는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만성 콩팥병은 조기에 발견하여 그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성 콩팥병의 가장 흔한 두 가지 원인인 당뇨병과 고혈압에 맞춰서 예방법을 말씀드리자면, 진단 후 조기에 혈당과 혈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두 가지 질환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될 경우 콩팥에 비가역적인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변에서 단백질이 과다하게 나오는 단백뇨의 발생은 콩팥이 손상되었음을 나타내는 조기 지표이므로, 단백뇨가 나오는지 정기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구체신염도 단백뇨가 초기에 나타나는 소견이므로, 소변검사에서 요단백 양성 소견이 나온다면, 신장내과 전문의를 만나서 정말 단백뇨가 나오는지 확실하게 검사를 하고, 이에 대해 치료를 받는 것이 만성 콩팥병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진통소염제의 과다 복용, 생약의 장기적인 복용은 콩팥 기능을 저하할 수 있으므로, 무분별한 복용에 주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단백뇨나 몸의 부기, 피로와 같은 만성 콩팥병의 질환들, 잘 인지해서 빨리 발견하는 게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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