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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세상이 빙글빙글…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귀 질환

■ 김미주 / 가톨릭 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앵커]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 번쯤 느끼는 흔한 증상인데요. 단순한 현기증일 수도 있지만, 구토 나 이명이 동반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 <내 몸 보고서>에서는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귀 질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가톨릭 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미주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예전에 제가 빈혈기를 느끼고 동네 병원에 갔더니 옆에 이비인후과부터 가서 이석증 검사를 받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귀 문제 때문에 어지럼증이 있을 수 있구나-라는 걸 처음 알았는데, 귀에 어떤 문제가 생겼기 때문일까요?

[인터뷰]
귀에는 소리를 듣는 달팽이관만 있는 게 아니라 균형을 잡아주는 전정기관이 있습니다. 이 전정기관은 이석기관과 세반고리관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평형을 유지하는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며 균형이 깨져서 어지럼증이 발생합니다.

[앵커]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이 발생한다고 하셨는데요.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어지럼 종류에 따라서 증상이나 기간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요. 어지럼증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입니다. 이석증은 귀 안의 칼슘 알갱이들이 모여있는 돌가루가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노화가 되거나, 특히 여자들이 폐경기에 가까워지면 이석을 잡아주는 힘이 약해져서 이석이 빠지게 되는데요. 이석이 빠지면 어지럼을 느끼게 됩니다. 그때 눕거나 고개를 돌리는 순간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이 심하게 1~2분 정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귀 안에 돌이 있다는 사실이나 생소한 게 '이석증'이라는 질환입니다. '단순히 체해서 어지러운 건가?'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거든요.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들을 우리가 알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이석증 외에 또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귀 질환 중 이석증 말고도 메니에르병이 있습니다. 귀속의 달팽이관과 전정기관 안에 림프액이라는 물이 일정량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림프액이 여러 이유로 인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흡수하는 양이 부족해지면 전정기관 안에, 그리고 달팽이관 안에 림프액 양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를 '내이수종'이라 부르는데요. 그럴 때 어지럼 등 증상이 몇십 분에서 몇 시간까지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이 메니에르병은 다른 어지럼과 달리 달팽이관에도 같이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이나 귀가 먹먹한 이충만감, 청력이 떨어지는 난청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이 외에 전정신경염의 경우에는 어지럼 신경 자체에 염증이 생기는 거라 오래갈 수 있습니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 매슥거리는 증상이 지속하게 되면 일상생활이 어렵고 걷기조차 힘들어 고생하는 분이 많습니다.

[앵커]
여러 가지 이유로 어지럼증을 겪고 있는데요. 사실 일상생활에서 어지럼증을 겪는 사람이 많잖아요. 이럴 때마다 병원에 갈 수 없을 것 같은데, 꼭 어떨 때 병원에 방문하는 게 좋을까요?

[인터뷰]
눈앞이 실제로 뱅글뱅글 도는 ('현훈'이 있다면) 이비인후과적인, 전정기관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고요.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나 감각 이상, 편마비가 있다면 뇌 MRI를 찍어보는 게 좋습니다.

[앵커]
눈앞이 뱅글뱅글 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심하게 배가 고플 때에도 "눈앞이 핑 돈다.", 이런 말을 하곤 하거든요. 증상을 잘 구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눈앞이 뱅글뱅글 도는 증상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이런 증상은 왜 나타나나요?

[인터뷰]
우리나라 사람들은 머리가 아프거나, 피곤해도 어지럽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요.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생각하는 현훈은 자신과 주위가 실제로는 정지해 있음에도 회전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오랫동안 서 있거나 누웠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아득해지는 어지럼과는 달리 귀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안구에 근육이 연결되어 있거든요, 그 근육을 조절하는 역할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눈동자가 튀는 '안진'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느끼기에는 세상이 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 거거든요.

실제로 이석증 때문에 병원에 오시는 분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떴는데 '천장이나 침대가 빙글빙글 돌았다.'라고 표현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앵커]
보통 어지럼증이 심하면 청력까지 잃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요. 이건 맞는 이야기인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메니에르병은 '귀 고혈압'이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요. 메니에르병에서는 저음의 청력이 주로 떨어지기 때문에 '웅~'하는 저음의 이명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고, 더 심하게 달팽이관이나 전정기관이 부풀게 되면 림프액이 새거나 터지게 되면서 거의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어지럼증이 갑자기 나타나는데, 메슥거리거나 구토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더욱 괴롭습니다.

그렇지만 쉬고 나면 처음에는 물이 빠지면서 청력이 회복되지만 이런 메니에르 발작(attack)을 여러 번 겪게 되면 청각 세포가 영구 손상되면서 청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럴수록 초기 치료를 통해 청력을 보호하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귀 질환,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각각의 치료 방법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인터뷰]
이석증은 이석기관에서 세반고리관으로 돌이 빠지는 병이기 때문에 이 이석을 제자리로 넣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반고리관은 한쪽 귀에 3개씩 총 6개가 있거든요. 저희가 환자의 눈동자의 움직임을 보는 검사, 아까 말씀드린 안진을 통해서 어떤 세반고리관에 빠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검사 결과에 따라서 이석을 제자리로 넣어주는 이석치환술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러면 거의 1~2번의 치료로 어지럼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귀에 물이 차는 메니에르병은 저염식 등의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고요, 약물치료까지 같이 하게 되면 대부분 조절이 가능하지만 드물게 조절이 잘되지 않으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청력이 갑자기 심하게 떨어지거나 하는 경우에는 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등의 병행 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정신경염은 초기 2~3일이 급성기인데, 급성기에는 어지럼이 너무 심해 고생하는 분이 많아서 응급실로 오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입원 치료로, 약물치료 등을 병행해서 수월하게 넘기실 수 있게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고, 나중에 외래로 오셔서 운동 치료가 있어요, 전정 재활 치료라고, 그걸 병행하시면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여러 가지 치료법을 말씀해주셨는데, 역시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일상 속에서 귀 건강을 지키는 방법,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은 모두 환자들이 피곤하거나 수면 부족, 탈수 등에 의해서 유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중요합니다. 제가 보는 어지럼 환자들의 대부분이 최근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있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잔 환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특히 메니에르병은 짠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나빠지기 때문에 술, 담배, 카페인을 자제하고 음식을 덜 짜게 드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평상시에 가볍게 느끼는 어질어질한 느낌이 아닌 주변이나 자신이 빙글빙글 도는 어지럼 증상과 특히 메슥거리고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라면 이비인후과적인 질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원에 빨리 오시는 게 중요하고요.

그리고 사람들이 뇌 쪽의 문제로 생기는 어지럼증이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이비인후과적인 어지럼증이 거의 80~9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오셔서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검진을 받아보시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앞으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면 저처럼 '빈혈기구나'라며 스스로 넘기지 마시고 혹시 귀의 문제는 아닌지 확인해보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가톨릭 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미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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