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스마트라이프] 해양 폐기물로 스마트폰 제작…친환경 IT 기기가 뜬다


■ 이요훈 / IT칼럼니스트

[앵커]
탄소 중립과 환경보호가 산업계 화두가 되면서 IT 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스마트폰 부품을 만들고, 오래된 부품을 재활용하거나 소프트웨어만 새로 설치해 다시 쓰는 제품도 등장했는데요. 재활용을 통해 돈도 아끼고 환경도 살릴 수 있는 친환경 IT 제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오늘 스마트 라이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이요훈 IT 칼럼니스트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코로나 사태로 음식 배달이나 포장이 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했다는 소식은 자주 접했는데, 최근 사회가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전자 제품 폐기물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된 건가요?

[인터뷰]
네, 사실 IT 산업이 환경에 그리 좋지는 못합니다. 한때는 모든 것을 디지털화하면, 종이나 플라스틱을 쓰지 않게 돼서 환경에 좋을 것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요. 실제론 늘었습니다. 2000년 세계 종이 생산량이 3억 1천t 정도였는데, 2014년 4억t을 넘었고요. 지금은 거의 5억t 정도 쓰지 않을까 싶은데요.

신문도 잡지도 안 보는 세상에서 종이를 어디에 쓸까 했더니, 온라인 전자 상거래가 발달하면서, 배송용 포장지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게다가 말씀하신 전자 쓰레기라고 부르는 컴퓨터, 스마트폰, 가전제품의 전자 폐기물도 많이 늘었는데요. 2020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UN 등이 함께 작성한 글로벌 전자폐기물 모니터(The Global E-waste Monitor) 보고서를 보면, 2019년 한 해 버려진 전자폐기물 양이 5,270만t에 달합니다. 2014년엔 4,360만t이었는데, 21% 증가한 거죠. 수거되거나 재활용되는 폐기물은 17.4%에 불과하고요. 이대로 가면 2030년에는 7,280만t까지 늘어날 거라고 하는데요. 전자 쓰레기는 사실 유해물질 덩어리라서, 빠른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전자 폐기물은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환경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재활용하는 대책이 시급한 것 같은데요. 이 외에 전자 폐기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를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개인적으로는 오래전 IMF 때 일어났던, 아나바다 운동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아나바다가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의 줄임말이잖아요? 이젠 디지털 아나바다가 필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이를 위해 쓰이는 방법은 크게 3가지입니다. 먼저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수리하기 쉽게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요. 마지막으로 오래된 제품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한다거나, 생산 과정 자체에서 탄소 중립을 추구한다거나, 아예 제품 사용 자체를 줄이는 생활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앵커]
불필요한 전자 제품은 줄이는 '디지털 미니멀 라이프'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디지털 아나바다의 첫 번째 방법인 전자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아마 요즘 들어 많이 보셨을 거로 생각하는데요. 버려지는 자원들, 그러니까 재생 소재 등을 이용해서 제품을 만들고 그걸 사용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발표한 '오션 플라스틱 마우스'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재가공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갤럭시 S22에는 폐 어망을 재활용한 소재가 들어갔고요. 맥북 에어 같은 노트북은 100% 재활용 알루미늄을 썼습니다.

다만 이런 것을 그린 워싱, 그러니까 친환경 흉내를 내는 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은데요. 일단 재생 소재 비율이 20% 정도입니다. IT 제품 특성상 100% 재활용 소재를 쓰는 건 불가능하고요. 그래서 요즘은 한 제품에 대한 '탄소 발자국 보고서'를 발표하는 일이 많습니다. 제품을 생산, 소비,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기록한 건데요. 앞으로는 물건을 살 때, 이런 내용이 또 다른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발생시키는 제품이, 전기료를 적게 먹는 제품이기도 하고요.

[앵커]
디지털 아나바다를 실천하기 위한 두 번째 방법으로 수리하기 쉬운 제품을 꽂아 주셨는데요. 전자 제품을 소비자가 직접 수리하기는 어려울 것 같거든요. 그리고 직접 수리하는 것이 어떻게 친환경과 연결된다는 것인지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인터뷰]
모든 전자 제품에는 품질 보증 기간이라는 게 있는데, 이 기간을 넘어서면 사실 수리를 포기하는 게 일반적이죠. 그래서 오랫동안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가 직접 수리할 수 있게 하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최근 델에서 발표한 콘셉트 루나(Concept Luna)같은 시제품이 있습니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수리가 쉬운 노트북 컴퓨터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디스플레이나 키보드 같은 핵심 부품을 모두 쉽게 교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제품이 시제품이라면, 프레임워크 랩탑은 실제로 판매되는, 이용자가 직접 조립해서 쓸 수 있는 노트북 컴퓨터입니다. 메인보드, 키보드, 디스플레이 등 모든 부품을 직접 조립하고, 고장 나면 교체해서 쓸 수 있고요. 확장 포트도 원하는 데로 바꿔 달 수 있습니다. 나중에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요.

컴퓨터만 이런 제품이 있는 건 아닌데요. 스마트폰에도 이런 제품이 있습니다. 페어폰 4라는 제품인데요. 배터리나 디스플레이, 카메라가 고장 나도, 필요한 부품만 사서 고쳐 쓰면 되는 제품입니다. 처음부터 직접 수리해서 쓰라고 나온 제품이고요. 품질 보증 기간도 5년이나 됩니다. 조금 투박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이 폰은 부품을 얻는 과정부터 지속 가능한 소재 사용까지, 제품 수명 주기 전체에서 환경을 고려한 제품이기 때문에, 크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요즘엔 스피커 같은 제품도 친환경 디자인이 적용되어서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알루미늄 프레임부터 배터리, 패브릭 커버, 목제 커버 등을 모두 교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전자 쓰레기 중에 가장 많은 게 바로 이런 소형 가전제품인데요. 모든 소형 가전제품이 친환경적으로 나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고 보니 큰 컴퓨터도 냉각팬 하나 고장 나서, 안에 먼저 좀 꼈다고 완전히 새 걸 사는 게 참 아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쉽게 고칠 수 있게 해주면 더 오래 쓸 수 있겠네요. 그런데 사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처음부터 친환경 소재로 만드는 거잖아요. IT 기기는 그러기가 어렵나 보죠?

[인터뷰]
네, 힘들 겁니다. 아무래도 비싸서 그렇습니다. 재활용 소재는 가격이 일반 소재보다 두 세배 비싸거든요. 그러니 주로 고급 제품에만 쓰이고, 일반 제품에는 거의 안 쓰이는 걸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대신 요즘은 유튜브 영상 같은 것을 통해 수리하는 법도 많이 공개되어 있고요. 제품 제조 업체에서 직접, 수리하는 법을 만들어서 올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출시되는 스팀덱 같은 휴대용 게임기가 있는데요. 아이픽스잇이라는 수리 전문회사와 손잡고, 교체용 부품과 수리 방법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3D 프린터가 있다면, 교체 부품을 살 필요도 없습니다. 3D 부품 파일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으므로, 직접 출력해서 수리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디지털 아나바다 마지막 방법인데요. 사실 전자제품은 부품은 멀쩡해도, 소프트웨어가 작동하지 않아서 못 쓰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인터뷰]
구형 전자제품을 재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예전보다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삼성에서 공개한 ‘갤럭시 업사이클링 앳홈’ 프로젝트 같은 경우가 그런데요. 구형 스마트폰을 사물 인터넷 기기로 바꿔서 쓰는 방법을 찾는 겁니다. 실제로 전자시계나 디지털 앨범, 방범 카메라 등으로 쓰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요. 화상 회의용 카메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킥스타터에서 펀딩에 성공한 아드리아노 같은 제품도 있는데요. 구형 스마트폰을 기기에 장착하면, 스마트폰을 조명이나 실내 온도를 제어할 수 있는 홈 허브나 화재경보기 같은 장치로 바꿔줍니다. 구형 노트북 컴퓨터를 가지고 계신다면, 최근 발표된 크롬 OS 플렉스를 설치해서 쓰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구글에서 발표한 무료 OS인데요. 무척 가벼워서, 구형 컴퓨터에 설치해서 쓰기 좋습니다. 저도 10년 된 노트북 컴퓨터에 설치해서 써봤는데, 주로 웹서핑이나 스트리밍 동영상 시청밖에 할 수 없는 게 한계이긴 하지만, 새로운 컴퓨터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앵커]
저도 집에 오래된 노트북 몇 개 있는데 그렇게 좀 써봐야겠네요. 이렇게 IT 산업계에서도 친환경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얘기 들어봤는데요. 앞으로도 이어질까요?

[인터뷰]
아마도 그럴 겁니다. 얼마 전 한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회에서, BTS가 나와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 영상이 화제가 된 이유 중 하나가, 영상 안에 신제품은 안보이고, 환경 보호 메시지를 더 크게 담았기 때문인데요. 이런 영상이 만들어질 만큼 스마트 기기 하나를 사도, 지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IT 칼럼니스트 이요훈씨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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