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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돋보기] 연잎 원리 이용한 코팅 기술…전력 설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 한상철 /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앵커]
길거리에 설치된 전력 설비가 각종 광고물이나 매연으로 더럽혀진 경우 보신 적 있을 겁니다. 연잎의 표면을 모방해 전력설비의 오염을 막고 스스로 세정하는 코팅 기술이 개발돼 화제인데요.

오늘 '과학돋보기'에서는 생체모방 기술을 적용한 '전력 설비 유지관리 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한상철 실장과 함께합니다. 실장님 어서오세요.

우리가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전봇대나 변압기에 불법 광고물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요. 그걸 붙이고 떼면서 오염물질이 많이 묻잖아요. 그런데 이런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고 들었습니다. 연잎의 세정 기술을 이용한 '생체모방기술'이라고 하는 데 우선 연잎이 어떤 원리로 스스로 깨끗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궁금한데요.

[인터뷰]
불교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청정한 것을 비유할 때 연꽃을 듭니다. 오염물질에 더럽혀지는 일이 없기 때문인데요. 연잎을 자세히 보면 연잎 위에 물방울이 떨어지면 동그란 공 모양을 유지하면서 굴러다니거나 미끄러져 내립니다. 이 과정에서 연잎 표면의 먼지까지 물방울과 함께 떨어져서 연잎은 언제나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데요. 이런 현상을 '연잎 효과'라고 합니다.

연잎은 표면 에너지가 물보다 작아서 기본적으로 발수 특성을 가지고 있고요. 표면 구조를 보면 수십 나노 크기의 나노 돌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쉽게 말하면 무수한 나노 돌기들이 연잎 표면에 닿을 수 없도록 떨어진 물방울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죠.

[앵커]
이 생체 모방기술이란 동물이나 식물과 같은 그런 자연물의 특징을 본떠서 만든 기술을 말하죠. 연잎의 빗물이 거의 묻지 않고 흘러서 떨어지는 그런 원리를 이용해서 코팅 기술을 개발하셨는데, 기존 코팅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인터뷰]
가장 큰 차이는 내구성과 자기 세정 같은 기능의 지속성에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물론 이 두 가지를 개선하는 것이 본 개발의 주된 목적이기도 했지만요. 길거리 배전함에 적용하는 기존의 코팅 도료는 철판과 결합력이 좋은 아크릴이라는 성분과 부착이나 낙서가 잘 안 되는 실리콘오일 성분을 혼합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단순히 섞어서 상온 경화시키다 보니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아크릴과 실리콘 오일이 분리가 되게 되는데요. 1년 정도가 지나면 실리콘이 줄어들어 부착방지 성능이 저하되고 아크릴의 박리도 쉽게 일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 전력연구원에서 개발한 도료는 아크릴과 실리콘을 단순 혼합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으로 합성·결합해 실리콘이 유실되는 것을 원천 봉쇄했는데요. 그렇게 하면 내구성과 성능의 지속성을 2배 이상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또한 가격도 4분의 1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코팅 도료는 자기 세정, 부식 및 오염방지 기능뿐 아니라 외부 표면에서 열에너지를 반사시키기도 하고요. 또, 내부로의 이동을 차단해 열 축적을 감소시키는 차열 기능도 있어 장비를 보호하게 되고 화재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앵커]
오염 방지는 물론 화재의 예방까지 할 수 있는 아주 획기적인 도료군요. 개발 막바지에 실제 거리에 이제 적용하기 전에 현장 시험을 해보았다고 들었습니다. 그 시험 과정에서는 어떤 점을 개선하셨나요?

[인터뷰]
아크릴과 실리콘을 합성한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도료 그리고 아크릴과 실리콘 오일을 혼합한 기성품 도료 그리고 실리콘 레진계열의 기성품 도료 3종류를 외함에 코팅해서 지난 19년 3월부터 지금까지 부착방지 성능평가와 낙서 방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육안관찰을 통해 태양광이나 기타 오염물에 의한 도막 박리현상 및 표면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관찰한 결과로는 전력연구원 개발품은 도막 박리는 전혀 관찰되지 않았고요. 부착방지성능이나 낙서 방지성능 또한 전혀 저하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실리콘 레진계열의 도료를 사용한 기존제품의 경우, 부착방지 및 낙서 방지의 성능은 개발품과 유사했지만, 도막 내구성이 매우 약해져서 박리현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실증을 진행하면서 코팅 도료의 경우 내구성과 부착방지성능에는 문제는 없었지만 향후에는 도심지 역 주변은 스프레이 낙서가 많아질 우려가 있기에 빗물에 씻길 정도로 낙서 방지 성능이 향상되고 내구성도 지금보다 더 향상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낙서 방지 성능과 내식성을 높이기 위해서 불소를 첨가하였고요. 그리고 아크릴 대신 에폭시를 사용한 코팅 도료를 개발하여 서울 도심지에 실증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실증계획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그런데 이 배전기기가 기존에는 외부에 설치되어 있다 보니까 무더운 여름날에는 열을 받으면 내부기기에 결함이 생길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 개발하신 이런 기술이 이런 열화까지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들었는데요. 그런데 겨울에는 날이 추워지잖아요. 그럼 이런 상황에서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인터뷰]
맞습니다. 강원도 같은 다설 혹한 지역에서 빙설이나 착설, 착빙에 의한 전선이나 애자의 손상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겨울철 추운 날씨에 전선이나 애자 표면에 얼음이 축적되면 전력선이나 통신네트워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또한, 전선에 부착된 빙설은 급격한 기온상승이나 풍압에 의해서 한꺼번에 떨어지게 되는데요. 빙설의 탈락에 의한 반동으로 전선이 위로 튀어 올라서 전선 사이에 접촉이 발생하면서 아크가 발생하게 됩니다.

'전선 도약'이라고 하는 이 현상은 급격한 전압강하로 인해서 전기품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고요. 고장의 파급효과가 국지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착빙된 전선이 강풍을 받게 되면 저항과 함께 큰 진폭의 진동이 발생해서 전력선의 단락 사고를 유발하게 됩니다.

[앵커]
날씨 탓에 전선이 끊어지기라도 하면 정전이나 전자기기 고장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문제도 코팅제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어떤 기술을 개발하신 건가요?

[인터뷰]
근본적으로 코팅제가 얼음이 얼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그래서 우리 전력연구원에서는 내구성과 결빙방지 특성을 높이기 위해 실리콘고무에 실란이란 화합물을 첨가해 코팅제를 개발했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코팅 도료를 송전선로 표면에 적용할 경우에 표면의 초발수성에 의해서 눈이나 수분이 얼기 전에 흘러내리고요. 극한 추위에 얼음이 형성되더라도 얼음과 코팅층의 결합 강도를 낮춰줘서 산들바람 정도에도 얼음이 제거되기 때문에 겨울철 착빙설에 의한 단선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에 저희가 태백지역 송전선에 실증할 예정입니다.

[앵커]
오늘 설명을 듣다 보니까 이 코팅기술이 사람으로 치면 피부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술인데요. 전력원에서 개발된 기술이 앞으로 어느 분야에서 더 활용될 수 있을지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저희 한전 전력원에서 개발된 코팅기술은 설명해 드린 전력 기자재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태양광 패널에 높은 투명도를 갖는 코팅제를 적용해서 자기 세정이나 적설 방지 기능을 유지해서 유지관리 비용은 줄이고 겨울철 이용률을 높일 수 있고요. 또한 북극권을 운행하는 항공기 표면에 결빙방지 기능을 적용하여 얼음 제거하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항공기 운행률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풍력발전기의 터빈날개에 결빙방지 기능을 부여해서 얼음이나 착빙설에 의한 불균형 진동을 줄일 수 있는데요. 그럼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겠죠.

[앵커]
그렇군요. 앞으로 기능이 좀 더 보강돼서 전력 설비는 물론이고요. 말씀하신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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