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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라이프] '눈 뜨고 코 베인다' 당신을 속이는 다크 패턴

■ 이요훈 / IT 칼럼니스트

[앵커]
인터넷 쇼핑을 하거나 앱을 내려받을 때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데도 결제되거나, 필요 없는 프로그램이 깔렸던 경험, 한 번쯤 있으셨을 텐데요. 이런 것을 '다크 패턴'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스마트 라이프>에서는 다크 패턴이 정확히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씨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표적인 인터넷 사기나 사이버 금융 범죄의 예로 보이스 피싱이나 스캠 등이 떠오르는데요. 다크 패턴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인터뷰]
나쁘게 얘기하면 '사람을 갖고 논다'라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조금 뜻이 다른데요. 스캠은 '인터넷 사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중고 물건 직거래를 하자고 해놓고, 돈만 받고 물건 대신 벽돌을 보낸다거나 하는 짓이죠.

최근엔 '로맨스 스캠'이라고 해서 직접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SNS나 데이팅 앱을 활용해 친분을 형성한 후 돈을 요구하는 사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피싱은 전화나 인터넷 같은 통신 매체를 이용한 '보이스 피싱' 같은 금융사기를 일컫습니다. 다크 패턴은 조금 다른데 사기는 사기인데, 이렇게 눈에 보이는 범죄는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소비자를 원하는 데로 조종하는, 일종의 마케팅 행위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추가 구매를 유도하거나, 필요 없는 프로그램을 깔게 하거나, 정기 결제를 해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거죠. 이렇게 '사람을 속이기 위해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다크 패턴이라고 부릅니다.

[앵커]
범죄는 아니지만 교모하게 의도된 행동을 이끌어내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그럼 다크 패턴도 여러 종류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인터뷰]
2010년 이 용어를 만든 사람은 '해리 브링널'이라는 디자이너인데요. 이 사람이 사용자들에게 제보를 받아서 정리한 내용을 보면, 크게 12가지 정도 패턴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숨겨진 비용(hidden cost)'이라는 패턴인데요. 예를 들어 여행을 가기 전에 호텔을 검색할 때, 어떤 사이트에선 마지막 결제 단계에서야 서비스 비용이나 세금이라면서 20% 정도를 추가 부과합니다. 가장 싼 줄 알았더니, 오히려 비싸진 거죠.

또 상품 가격을 비교하다 보면 매우 싼 제품이 보일 때가 있는데요. 운이 좋다고 생각해서 들어가 보면, 배송료가 턱없이 비쌀 때가 꽤 있습니다. 배송비만 7~8만 원인 거죠. 가격 일부를 배송비로 옮겨서, 최저가로 나타나게 하는 거죠. 비행기 요금도 이런 문제가 있어서 2014년부터 '항공 운임 등 총액 표시제'를 시행하기도 했는데요. EU에서는 2016년부터, 미국에서도 곧 불법으로 규정될 예정입니다.

[앵커]
이런 것들은 인터넷을 쓰기 이전부터 있던 거잖아요. 요즘에는 다크 패턴의 형태가 스마트폰 앱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구독형 모델'이 그러하다고 하는데요. 구독형 모델을 통해 어떻게 소비자를 속이나요?

[인터뷰]
최근 매월 결제를 하라는 행태를 많이 보셨을 텐데요. 애플이나 구글 같은 앱스토어 운영사에서 구독, 또는 무료 평가판 사업 모델을 회사한테 권유하고 있어서인데요, 한번 팔고 몇 년간 계속 업데이트하려면 힘드니까, 매달 조금씩 사용료를 내는 사업 모델로 바꾸라는 거죠. 덤으로 이런 모델로 바꾸면, 애플이나 구글 같은 회사가 받는 수익도 올라갑니다. 그래서 최근 몇 년간 많이 늘어났는데요.

문제가 뭐냐면 무료 평가판을 쓰려고 해도 일단 구독을 해야 하는 경우, 그러니까 신용카드 정보를 먼저 제공해야 하는 앱이 많습니다. 가입하지 않고 쓸 수도 있는데 그걸 교묘히 감추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유료 결제가 시작될 때, 미리 알려줘야 하는데 요즘에는 그걸 말을 안 해줍니다. 혹은 가입 취소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걸 '탈퇴 방해(Roach Motel)'나 '강요된 구독(Forced Continuity)'이라고 부르는데요. 굉장히 흔해서 그냥 넘어가기 쉽지만, 분명한 다크 패턴입니다.

[앵커]
나도 모르게 결제가 이러지는 이런 부분은 불법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요?

[인터뷰]
구독 강요를 빼면 불법은 아닙니다. 구독 문제는 처음에 분명하게 공지하지 않으면 EU에서는 불법에 해당합니다. 한국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게 큰 의미가 없어요. 이런 다크 패턴이 계속 사용되는 이유에 대해, 과학자들은 우리 인간의 뇌는 항상 편한 길을 찾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뭔가를 읽을 때 주의 깊게 읽지도 않습니다. 여러 가지 복잡하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딱히 문제 될 것 같지 않으면 그냥 동의, 동의하고 넘어간다는 거죠. 한국에서도 보면 뭐 할 때마다 개인정보 사용 동의를 받아야 하잖아요? 그때 보면 '모두 동의합니다' 버튼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보면, 밑에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된 약관이 있어요. 대부분 개인 정보를 광고에 사용하거나 관계사에 넘겨서 쓸 수 있게 한다, 이런 내용인데요. 아무 생각 없이 모두 동의를 누르면 '선택'까지 다 동의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다크 패턴을 사용하는 거죠. 예전에 할인 쿠폰 준다고 하면서 보험사 홍보용으로 개인정보 넘기는 데 동의하게 했던 것도 같은 패턴입니다.

[앵커]
사실 꽤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방법이긴 한데요. 최근 다크 패턴이 다시 화제가 되는 이유가 있나요?

[인터뷰]
페이스북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다크 패턴에 대해 민감해진 이유는 페이스북이 간단한 앱을 통해 개인정보를 빼돌려서, 그 정보로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선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니까요. 그 때문에 요즘, 미국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을 바라보는 시선이 꽤 따갑습니다. 오죽하면 아예 이름이 '프라이버시 주커링' 주커버그 이름을 따서 조롱을 하고 있는 거죠. 정말 앱을 깔거나 그럴 때 이 앱에서 어떤 권한을 요구하는지 꼭 확인해 보셔야 하는데요. 심하면 날씨 앱을 깔았는데 제 친구들 전화번호부터 시작해서 온갖 신상정보를 다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가장 위험한 다크 패턴이죠.

[앵커]
또 이상한 질문을 띄워서 소비자를 현혹하는 형태도 '다크 패턴'의 일종이라고 하더라고요.

[인터뷰]
맞습니다. 구독하라는 광고가 떠서 닫기 버튼을 눌렀는데, "이것은 고객님에게 큰 혜택을 주는 이벤트입니다. 취소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묻는 겁니다. 질문도 이상한데, 아래 버튼을 또 '확인', '취소' 이런 식으로 달아놓습니다. 확인을 눌러야 하나 취소를 눌러야 하나 헷갈렸는데요. 이런 식으로 이상하게 물어봐서 사람들을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것도 많습니다. 이런 방법은 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10 업그레이드를 권할 때도 써서 위에 있는 x 표시를 눌렀는데 업그레이드가 돼서 문제가 된 방법입니다.

혹은 수치스럽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질문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 정보를 내놓기 싫어서 특정 기능을 끄게 되면 '우리는 당신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창이 뜨는 거죠. 친구 스팸이란 것도 있는데요. 예전에 게임에서 하트 보내기 하잖아요. 이런 것이 친구 스팸의 일종인데요. 친구에게 자꾸 회사 홍보 메일을 보내게 만드는 겁니다. 게임에서 SNS 친구 찾기 기능이나, 핀테크 앱에서 친구에게 지원금을 보내라고 하는 게 다 다크 패턴입니다.

[앵커]
교묘하게 심리를 이용하는 다크 패턴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터뷰]
현실적으로 드릴 수 있는 조언은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우선 거절하는 법을 익히셔야 합니다. 과감하게 무시할 수 있어야 하고요. 그래도 구독을 해야 한다고 나오면 그 앱의 사용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만 할인, 선착순 할인, 품절 임박 뭐 이런 멘트도 뜻밖에 많이 보이거든요? 제가 진짜 많이 사봐서 아는데요. 할인은 지나가면 또 옵니다. 다른 방법으로, 스마트폰으로 아예 물건을 사지 않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실 스마트폰 쇼핑은 소비자에게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PC로 사는 것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기가 힘들어요. 요새 스마트폰 앱으로 사면, 추가로 할인해 주는 곳이 많은데요. 이게 다 할인 알람을 띄울 수 있고, 다른 곳과 물건을 비교하기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 회원 가입이나 쇼핑은 많이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피곤하면 판단력이 많이 떨어져서 확인을 안 하고 동의하는 경우가 많아요. 충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다크 패턴이 가장 잘 먹히는 시간이라고 인지하고 이때는 모든 걸 포기하는 것이 본인에게 도움이 됩니다.

[앵커]
그래서 저도 중요하지 않은 앱은 알림을 꺼두는데요. 다크 패턴으로 피해자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인 보안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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