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과학본색 사이언스 매거진 별별 이야기 내 몸 보고서 날씨학개론 생각 연구소 줌 인 피플 궁금한S

[사이언스 119] 야외활동 잦은 가을철 '벌 조심'

■ 김건희 / 종로소방서 안전교육담당 소방관

[앵커]
선선해진 날씨에 야외활동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런 날엔 '벌 쏘임 사고'를 조심하셔야 합니다.

오늘 <사이언스 119>에서는 벌 중에서도 특히 도심에도 많이 출몰하는 '말벌 대처법과 응급처치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종로소방서 소방행정과 홍보교육팀 안전교육담당 김건희 소방관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벌 쏘임 사고의 80% 이상이 7월~9월 사이에 발생한다고 들었는데요. 왜 이 시기에 많이 발생하고 수치는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온도가 높고 습도가 적은 계절에 말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해지는데요. 기온이 상승하는 7월부터 벌집 내 일벌 개체 수가 증가하고, 8~9월엔 산란기로 공격성도 강해집니다. 말벌집 제거 출동은 연간 14만 7,000여 건으로 2년 연속 가장 많은 119 구조대 출동 요인입니다. 연도별 통계를 보면, 2014년 11만 7,534건, 2015년 12만 8,444건, 2016년 17만 8,603건, 2017년 15만 8,588건, 2018년 14만 7,003건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벌 쏘임 사고도 덩달아 증가하는데요. 지난 2년(17~18년) 동안 벌 쏘임 관련 119구급활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송환자는 총 13,670명이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벌 쏘임 환자는 7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벌초, 제초작업, 성묘 등의 활동이 증가하는 9월에 평균 이송환자가 2,172명으로 전체 월평균의 3배가 넘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벌의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고 산란기라 예민하고 공격성이 강한 시기인 만큼 벌의 의한 사고도 늘어나고 있고 벌집을 제거하기 위해 출동하는 수도 늘어날 것 같은데 말벌집을 제거할 때 어떻게 제거하나요?

[인터뷰]
말벌집 제거 출동 시 말벌보호복을 입고 최대 약 3m 정도의 원거리에도 벌집 제거가 가능한 스크래퍼, 말벌 제거 스프레이 등을 통해 안전하게 제거합니다. 가끔 술을 담그겠다며 벌집을 달라는 민원도 있지만, 전량 폐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벌집은 일반 쓰레기에 담아 처리해야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앵커]
말벌은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한 번 쏘이면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인데요. 말벌로 인한 사고로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인터뷰]
2017년 9월에는 북한산 진관 계곡 산행 중에 벌에 쏘인 50대 여성이 호흡곤란 등 아나필락시스 쇼크 증상을 일으켜 소방헬기로 병원에 긴급 이송된 적이 있습니다. 최근 서울에서는 인왕산 등산객 벌 쏘임 사고가 있었는데요, 50대 남성이 벌에 쏘인 후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한다는 신고접수가 되었고 연희 119안전센터 특별구급대가 출동했습니다. 구급대는 출동 차 안에서 아나필락시스에 대비하기 위해 에피펜 및 각종 응급처치 장비를 준비했습니다. 환자분은 1시간 전 좌측 약지 손가락에 2번 벌에 쏘였고, 증상이 없다가, 신고 직전부터 전신이 간지럽고, 얼굴에 발적이 생기더니 호흡곤란을 호소하셨습니다. 혈압은 80까지 떨어진 상태로 점차 호흡도 악화해 에피펜 투여 및 비재 호흡 마스크로 산소투여 등을 시도해 점차 호전되었고 혈압도 안정된 상태로 병원 의료진에게 인계해 드렸습니다. 그러나 지난 8월 충남 금산에서 일가족 3명의 벌 쏘임 사고에서는 벌에 쏘인 뒤 2명은 큰 이상은 없었지만, 1명은 호흡곤란을 호소하여 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앵커]
말벌에 쏘여서 사망하는 일도 있는데 말씀해주신 아나필락시스 쇼크란 무엇인가요?

[인터뷰]
아나필락시스 쇼크란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급성 알레르기 반응의 일종입니다. 이전에 한번 노출된 경험이 있는 벌독(항원)이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 항원을 감시하는 세포들이 과민하게 반응하는데요. 이때 우리 몸에서 백혈구와 함께 벌독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고자 '히스타민'등의 화학물질을 분비합니다. 히스타민은 모세혈관 확장이나 기관지 수축, 피부발진, 콧물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킵니다. 정상적인 면역반응이지만 항체가 과대하게 생기면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 기관지 수축이 강하게 일어나면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고, 모세혈관 확장이 과하면 혈압이 내려가 심장마비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벌에 쏘인 후 환자의 몸에 두드러기가 많이 발생하고 의식이 떨어지게 되면 당황하기 쉽습니다. 119에 신고하고 기다리면서 보호자가 있다면 환자를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어지럽거나 두통이 올 때는 다리를 위로 올려주는 자세를 취해줍니다. 이렇게만 해도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말벌로 인한 사망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우리나라 소방청 통계를 보면 매년 10~20명 정도가 벌 쏘임 사고로 사망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12명이 벌에 쏘여 사망했습니다. 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60~70명 정도가 벌에 쏘인 후 급성 알레르기 반응으로 사망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앵커]
말벌은 침의 구조상 꿀벌과 다르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꿀벌에 쏘이는 것과 말벌에 쏘이는 것은 비교적 유사하지만 한 가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꿀벌의 경우 배 끝 부분에 갈고리 모양의 독침이 있습니다. 이 독침은 적과 싸움할 때 사용하는데, 사람에게 쏘면 피부에 박힌 침이 잘 빠지지 않고 침과 연결된 내부 기관이 빠지기 때문에 꿀벌이 죽습니다. 즉 꿀벌의 침이 꿀벌의 몸에서 빠져나가 공격대상의 몸에 꽂히는 거죠. 하지만 말벌의 경우 침이 몸에서 빠지지 않기 때문에 연속적으로 공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꿀벌에 쏘일 때보다 증상이 더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벌에 쏘였을 때 응급 처치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대부분 벌에 쏘인 경우 국소부위가 붓거나 통증이 발생하는 등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상처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찜질해서 부종과 통증을 경감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얼음만으로 찜질하는 게 아니라 비닐 팩이나 주머니에 얼음과 물을 같이 넣은 찜질팩을 만드셔서 찜질을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벌침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벌침에 남은 독주머니가 계속해서 독을 내뿜을 수 있기 때문에 벌침을 제거하면 독소가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꿀벌에 쏘인 경우 벌침이 피부에 박히는 경우가 많아 신용카드와 같이 끝이 무딘 물건을 사용하여 벌 쏘인 부위 전체를 부드럽게 긁어내는 것이 벌침을 제거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너무 세게 긁거나 누르는 경우, 또는 손으로 쥐어짜는 경우, 집게 등으로 벌침을 제거하는 행동은 오히려 독주머니를 터트리게 되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반면, 말벌에 쏘인 경우에는 벌침이 말벌의 몸에서 빠져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어 깨끗한 물로 세척 후 119에 신고하거나 의료기관 등을 방문해야 하는데요. 그리고 항히스타민제를 경구 투여하거나 항생제가 포함된 스테로이드 크림 등을 바르면 가려움과 감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정도의 처치만으로도 큰 문제 없이 회복 가능합니다.

[앵커]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집 근처 등에서 벌집을 발견하게 되면 직접 제거하시지 말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에 벌이 살고 있는지 주의해서 살펴보고, 관목이 우거져 있거나 풀이 너무 자라 살피기 어려울 때는 적당히 떨어진 곳에서 흙을 뿌려 날아오는 벌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벌집을 건드렸을 때는 엎드리지 말고 그 자리를 20~30m 이상 신속히 대피해야 합니다. 향수나 헤어스프레이 등 향기가 강한 제품은 벌들을 자극할 수 있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모자와 장갑, 긴 상·하의를 착용하고 검은색이나 갈색 등 어두운색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므로 밝은색 계열의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을 잘 기억했다가 나중에 벌을 만났을 때 쉽지는 않겠지만 침착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1.  07:00녹색의 꿈 <92회> (6)
  2.  08:00초고대문명 TOP10 최악의 독...
  3.  09:00사이언스 스페셜 골드러시 우...
  1.  [종료] YTN사이언스 특집·파일럿 프로...
  2. [종료] YTN사이언스 구매 프로그램 공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