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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라이프] 한일 무역 분쟁…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 이요훈 / IT 칼럼니스트

[앵커]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면서 우리 정부도 맞대응을 펼치며 한일 간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일본을 수출 우대국에서 강등시키는 조치와 함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는데요.

오늘 <스마트 라이프>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한일 무역분쟁에 대해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씨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한일 갈등 점점 장기화되고 격해지고 있는데요. 사건들을 정리해 볼까요?

[인터뷰]
지난 7월 1일이었죠. 일본 정부가 일방적으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을 제작할 때 필요한 물질 3종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를 선언했는데요. 3가지 물질은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입니다. 지금까진 3년마다 한 번씩 허가를 받으면 됐는데 이젠 수출할 때마다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품목이 된 것인데요. 또한, 지난 8월 2일에는 2차로 일본이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 다르게 말해 신뢰할 수 있는 수출 대상 국가 목록에서 한국을 배제하기로 발표합니다.
여기까지가 현재 진행된 내용이고요. 이 사안을 둘러싸고 일어난 여러 가지 일은 아마 다 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 3가지는 일본이 세계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높은 품목인데 그중에 포토레지스트는 국내 반도체 업계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왜 그런 건가요?

[인터뷰]
일단 포토레지스트, 감광액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포토레지스트는 원재료인 웨이퍼 표면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필수 소재입니다. 웨이퍼 위에 포토레지스트를 바르고 빛을 쏘이면 웨이퍼에 회로가 그려지는 것이죠.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정확하게는 EUV라고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인데요.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7nm (나노미터) 제품 양산에 적용됩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10에 들어간 프로세서가 이 포토레지스트를 사용해 만들어지는데 여기에 쓰이는 물질을 겨냥한 거죠.

[앵커]
그런데 이건 최근 수출 허가가 났다고 들었어요.

[인터뷰]
네, 일본에서 8월 7일과 19일 두 번 수출 허가를 내줬습니다. 원래 좀 더 일찍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수출 허가가 늦어지는 바람에 늦게 들어오게 됐는데요. 사실 이건 허가를 안 내주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서 A라는 회사에서 수입하는 포토레지스트는 사실상 그 A라는 회사와 함께 개발한 겁니다. 그러니깐 일본도 A라는 회사에 수출하지 않으면 판로가 막히게 됩니다. 다른 회사에 팔 수가 없어요. 일본 기업이 90% 이상을 독점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에 수출하지 않으면 어려운 물질이고요. 다행히 일본이 아직 해외 지사나 합작사를 통한 판매는 막지 않아서, 어떻게든 계속 공급받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일반 포토레지스트도 아니고 EUV 포토레지스트를 콕 집어서 규제했다는 건 한국의 반도체 기업을 노린 처사로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불화 폴리이미드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고 들었어요. 그건 왜 그런가요?

[인터뷰]
네, 이 제품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에서 커버 유리 대신 사용되는 소재인데요. 약자로 그냥 PI라고도 부릅니다. 이 소재 역시 군사 무기로 쓰일 우려가 없는데 왜 등록됐는지 모르겠는데요. 처음에는 갤럭시 폴드나 폴더블 TV 등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직 이로 인한 문제는 생기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 규제 대상이 된 품목은 불소가 10% 이상 사용된 폴리이미드인데요. 이게 좀 난감한 게, 일본 칼럼니스트가 쓴 글을 보니 이런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선 액상 형태로 된 PI를 들여와서 그걸 국내에서 하드 코딩한 다음 사용하는데요. 액상 형태 폴리이미드는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일반 폴더블 디스플레이면 이미 한국에서 만든 것을 쓰고 있고요. 반대로 한국에서 만든 소재를 일본에서 하드 코팅한 다음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왜 올린 거지?'하는 궁금증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에칭 가스라고도 하는 고순도 불화수소는 어떤가요?

[인터뷰]
사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고순도 불화수소입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적게는 400개, 많게는 1,000개의 공정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대부분 회로를 새기고, 새긴 대로 깎고, 세정하는 등 여러 공정을 거칩니다. 특히 세정 작업은 전체 제조 과정의 1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공정입니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이 세정 공정에 사용하는 소재인데요. 상태에 따라 액체 불화수소와 기체 불화수소 두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그동안 액체 불화수소는 한국 제품을, 기체 불화수소는 일본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다른 회사나 일본 자회사에서 어떻게든 공급받을 수도 있고, 직접 만들겠다는 한국 회사도 있긴 한데, 지금처럼 계속 허가가 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대체재를 찾고 있지만, 불량률이 높아서 문제가 높아질 수 있어서 쉽지 않은 거죠?

[인터뷰]
그렇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니까요. 한국은 반도체 제조 기술이 뛰어난 나라라고 불리는데, 이게 사실 얼마나 좋은 기술로 불량률을 줄여서 생산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반도체 생산량이 엄청나므로 불량률이 조금만 달라져서 수십억 원 이상이 왔다 갔다 합니다. 순도가 높은, 그러니까 깨끗하고 불순물이 없는 불화수소를 있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쓰면 불량품이 적어지거든요. 아직 일본 수입 소재만큼 순도가 높은 대체품이 많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회사마다 만드는 비법이 다 다릅니다. 방망이를 깎는 노인처럼 미세하게 계속 조정을 해야 하고, 그 노하우가 곧 실력이거든요. 그렇게 민감하기 때문에, 새로운 소재를 쓰게 되면 그에 맞춰서 제조공정을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그 때문에 대체품을 찾아도 최적화시킬 때까지 시간이 족히 1년은 걸릴 거라 봅니다.

[앵커]
그러면 앞으로 반도체 산업은 어떻게 될까요?

[인터뷰]
그래도 잘될 거라고 믿습니다. 그냥 해보는 말은 아니고요. 내년부터는 반도체 산업 자체가 회복될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거든요.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원래는 중국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미국이 막아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구조적인 노력을 계속하면서 여러 가지 혁신을 계속하면 내년쯤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일 간의 자존심 싸움이 한동안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 기업의 새로운 활로를 여는 계기가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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