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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돋보기] 지속가능한 나노기술을 위한 방법은?

■ 최진희 /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앵커]
라돈이 검출된 침대나 생리대, 가습기 살균제 등 생활 속에서 밀접한 가전제품이나 생필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돼 소비자들이 불안감이 커졌는데요. 그 이후 소비자 제품의 안전성은 우리 사회의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과학 돋보기>에서는 '지속 가능한 나노기술을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최진희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나노 얘기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나노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설명 부탁드리고, 요즘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나노물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일단 나노미터는 단위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사용하는 미터나 센티미터와 같은 길이를 재는 단위인데요, 1나노미터는 머리카락의 10만 분의 1 정도로, 아주 작은 단위입니다. 그래서 같은 물질이라도 나노 크기로 작아지게 되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센티미터 같은 큰 크기로 존재했을 때와는 다른 독특한 특성이 나타나는데요. 그게 강도가 강해진다거나, 전기가 잘 통한다거나, 색깔이 변한다거나, 또는 촉매 현상 같은 것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작아지면서 생기는 이러한 독특한 현상을 산업의 각 분야에 잘 활용하는 것이 나노기술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나노기술은 지금 화학소재나 자동차, 정보통신, 환경 에너지, 바이오 의약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고요. 다양한 제품으로 이미 우리 일상에 가까이 와있습니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 꼭 필요한 자외선차단제나 방수되는 옷, TV 모니터, 정수기 필터, 휴대전화 배터리 등에 나노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앵커]
제가 쓰는 화장품도 살펴보니깐 나노기술이 접목되어 있는 나노 화장품이 꽤 있고요. 이처럼 일상 속에서 정말 많은 나노 제품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그러면 우리나라는 나노 제품을 실제로 얼마나 많이 사용하고 있는 건가요?

[인터뷰]
굉장히 많은 나노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2018년도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른 조사를 보면 나노융합산업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요. 2017년 국내 나노 매출액을 보면 145조로, 2015년 133.2조 원, 2016년 135.1조 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매출액 외에도 나노융합기업 수나 고용인원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앵커]
우리 일상에서 나노물질이 정말 많이 쓰이고 있지만, 유해성도 존재한다고 들었어요. 이건 왜 생기는 건가요?

[인터뷰]
나노가 크기가 작기 때문에 나타나는 물질의 독특한 특성으로 나노기술은 크게 주목받고 있지만, 같은 특성으로 인해 나노 유해성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우리 몸에 더 쉽게 침투할 수 있어서 독성유발 개연성도 커지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나노기술은 양날의 검이라고도 합니다. 특히 나노물질은 사이즈나 물질표면의 전기적 화학적 특성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고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서 활용목적에 맞게 다양한 나노물질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물리 화학적 특성 변화에 의해 나노물질의 독성잠재력도 달라질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물리 화학적 특성의 변화에 따라 나노물질의 독성 잠재력도 달라질 수 있다면 독성 테스트를 해야 하는 물질의 수가 다른 화학물질에 비해서 많다는 것이겠네요?

[인터뷰]
그렇죠. 나노기술 같은 신기술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데, 이런 신기술이 안전한지를 검증하는 기술은 아직 너무 느려서 검증의 속도가 신기술의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고 그 물질이 좋으면 특별한 규제 없이 시장에 나왔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가습기 살균제 같은 사고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화학 물질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15년부터 강력한 화학물질 규제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가까운 미래에는 개발된 물질에 대해 안전성 평가를 먼저하고, 통과한 물질이 시장에 나가는 시스템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더 미래에는 소재 개발 단계부터 독성평가를 해서 안전한 물질만을 개발하는 시스템으로 바뀌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신기술이 안전한지 검증하는 기술은 아직 느리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나노가 입자가 작다 보니까 독성에 대한 흡수율이 빠를 것 같은데요. 이게 우리 인체나 환경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인터뷰]
전 세계적으로 나노물질의 인체 및 생태 위해성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OECD에서는 나노물질별로 위해성 보고서도 발간하고 우리나라도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한마디로 '나노물질은 안전하다 또는 위험하다'라고 결론지을 수 없습니다.

나노물질 자체가 매우 다양하기도 하고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하나의 나노물질도 제조 방법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가지게 되고 그 특성에 따라 독성잠재력도 달라지기 때문에 각 나노 물질별로 유해성을 하나하나 규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어떤 물질이든 많이 사용하면 그 물질이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검증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특히 제조 나노물질 같은 경우는 이전에 인류가 사용한 경험이 없는 새로운 물질이기 때문에 유해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유해성이 없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어느 정도 검증한 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법을 사전예방의 원칙이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원칙은 나노물질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노출되고 있는 많은 화학물질에도 해당이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나노 공학이나 나노기술 같은 말을 사용하게 된 게 극히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이고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노기술, 계속 쓰이고 있잖아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지금까지 나노기술을 포함해서 첨단기술을 개발할 때 기술의 효능과 경제성이 연구·개발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고 유해성에 대한 고려는 적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편리한 제품, 첨단 기술을 탑재한 제품이라 할지라도, 건강을 위협당하면서까지 그 제품을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는 없을 것입니다.

[앵커]
없죠.

[인터뷰]
없죠, 당연히? 그래서 연구 개발, 제조 단계에서부터 안전한 나노물질을 만들도록 노력하려는 기술적인 노력이 필요하겠고요. 그것이 우리의 건강이나 환경에 위협 없이 나노기술의 혜택을 누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요. 생산자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나노물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역할도 중요할 텐데,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인터뷰]
우리가 제품을 선택할 때 꼼꼼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반 시민은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일회용품을 자제해야 하고요. 조금 귀찮아도 독성이 검증된 제품인지 잘 따져보고 구매하고, 조금 비싸도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매하면 친환경 제품이 시장에서 잘 팔리게 되니까 기업에서도 비용을 들여서라도 친환경적인 나노 제품을 많이 개발할 것입니다. 그렇게 개발된다면 우리는 나노기술이 주는 편리함과 혜택을 충분히 누리면서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소비를 할 때도 제품의 편리성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으로 두는 것, 그것이 나뿐만 아니라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과학 돋보기>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최진희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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