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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매거진] 지구 생물 중 100만 종 멸종 위기…대책은?

■ 허정림 / 환경공학 박사

[앵커]
지난 6일, 생물 다양성 감소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었는데요. 생물 다양성이 지속해서 감소한다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오늘 <에코 매거진>에서는 허정림 환경공학 박사와 함께 '생물 다양성 감소에 따른 생태계 위기'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사님,안녕하세요?

지난 4월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파리에서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 총회 (IPBES)가 열렸습니다. 이 총회에서는 전 지구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에 대한 요약 보고서를 채택해 발표했는데요. 보고서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IPBES라고 하죠.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가 어떤 곳인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인터뷰]
IPBES는 전 세계 전문가와 정부 대표가 생물 다양성 감소와 생태계 위기를 평가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된 정부 간 협의체입니다. 지구의 생물 다양성 감소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연구를 하고 해당 결과를 각국에 전달하는데요. 이 결과를 가지고 국가별로 생태계를 살리는 정책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업무가 바로 이 국제기구입니다. 총회는 회원으로 가입된 국가의 정부 대표단이 모여 합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하는데요. 이번에 열린 총회가 제7차 총회였는데 104개국 정부 및 국제기구 관계자, 관련 전문가 등 8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앵커]
이번 총회에서 전 지구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에 대한 요약보고서를 채택했다고 앞서 오세혁 앵커가 얘기를 했는데, 보고서에서는 전례 없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다고 들었어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이번 보고서는 지금까지 생물 다양성을 다룬 보고서 중 가장 포괄적이었는데요. 생물 다양성을 다룬 정부 간 보고서가 나온 건 2005년 유엔이 '새천년생태계평가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14년만입니다. 세계 50개국 과학자와 사회과학 전문가 145명이 작성하고, 132개국 전문가 310명이 검토했는데요. 지난 50년간의 변화를 평가하고, 경제발전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보여줍니다. 우선 보고서에는 6개 장과 4개의 핵심메시지로 이뤄져 있는데요.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의 현황, 변화 요인, 미래 예측 등 대응 전략이 주요 메시지로 담겨있습니다. 보고서는 약 100만 종의 동식물이 수십 년 내로 멸종할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인류 역사 중 멸종한 동식물종 수보다 많습니다. 양서류는 44%가, 해양 포유류는 33%가 멸종 위기에 처했고요. 가축도 예외가 아닙니다. 2016년까지 인류 역사에서 식량 생산과 농업에 쓰이던 가축 중 9%가 멸종했고요. 2000년 이후 매년 한국 산림 면적인 650만ha의 산림이 전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는 등 숲 파괴도 심각하다고 담겨 있었습니다.

[앵커]
수치를 들으니깐 심각성이 느껴지는데요. 이렇게 생물 다양성이 감소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생물 다양성 감소에 5가지의 직접 요인으로는 토지이용, 남획, 기후변화, 오염, 침입 외래종이라고 밝혔는데요. 가장 영향이 큰 것은 토지이용의 변화인데요. 과거 20년간 새로 만들어진 농지 중 절반은 천연림을 훼손해 만든 것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과다한 생산과 소비, 기술발전 등의 요인도 생물 다양성 감소를 이끌었습니다. 이런 원인으로 인해 6천6백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한 뒤 처음으로 지구가 대멸종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요지입니다. 인류가 혁신적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2050년까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인간 역시 단기적으로는 멸종 위기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 생존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연구에 참여한 한 학자가 지적했습니다.

[앵커]
기후 변화나 침입 외래종 등에 따른 이유도 크지만, 결국은 인간의 활동이 영향이 크다는 말인데요. 인류가 늘면서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이 심각해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그렇죠. 1970년 이후 인류는 37억 명에서 76억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늘어난 인류를 먹여 살리려고 농작물 생산액도 3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육상이나 해양 환경이 나쁜 영향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1980년 이후 바다로 흘러들어 간 플라스틱은 10배 늘어 바다거북, 바다조류, 바다 포유류 등 최소 267종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생태계 파괴는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치는데요. 지구온난화에 대해선 1980년대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이 2배로 늘어 평균 기온이 섭씨 0.7도 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왓슨 생물다양성과학기구 전 의장은 "생물 다양성은 그 자체로 중요할 뿐 아니라 인간의 풍요로운 삶에도 불가결한 것이지만 우리는 이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며 "변화를 불러오기에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생물 다양성과 멸종위기 동식물보호 같은 것은 어떤 특정 단체나 국가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동문제 같은데요. 현재 환경의 변화로 멸종 직전에 있는 생물은 어떤 게 있나요?

[인터뷰]
자연의 관리나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단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2~5년에 한 번씩 세계 멸종위기 동물을 위험도 순으로 나눠 구분해 발표합니다. 구분 방법은, 절멸, 야생 절멸, 절멸 위급, 절멸 위기 등 9가지로 분류해서 나누는데요.

대표적인 멸종 동물 몇 가지만 소개해드리자면, 독도 강치가 있습니다. 독도 강치는 독도에 서식하는 바다사자인데요. 한때 개체 수가 4만여 마리에 이를 정도로 많았지만,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에 의한 무분별한 포획으로 멸종됐습니다. 한 번 줄어든 개체 수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1994년 IUCN은 최종 멸종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현재는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북아메리카지역에 서식했던 '여행 비둘기'는 미국 개척시대에 식량, 사냥대회 등으로 무분별하게 잡는 바람에 개체 수가 급감했습니다. 1890년대에 뒤늦게 보호정책을 발표했으나 이미 돌이킬 수 없었고 1914년 최종 멸종됐습니다.

[앵커]
한때 동해의 상징이었던 독도 강치가 이제는 멸종의 상징이 된 건데요. 생물 다양성 감소에 대해서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요?

[인터뷰]
우리가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하지 않으면 외래종이 생태계를 교란하고, 먹이사슬의 변형을 가져와 순환의 원리가 깨지게 되는데요. 결국, 일부 생물 종의 위기뿐만 아닌 인간의 삶에도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즉, 자연 속에서 조화로운 생태계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생태계 보전을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인터뷰]
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보전은 생태계의 질서와 순환의 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하는 행동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지구온난화가 되면 빙하감소, 해수면 상승, 사막화와 같은 지구환경변화의 악영향을 주고,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생존을 위협합니다. 또한, 생물 다양성을 위해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나 환경단체만 하는 일이 아니라 어린아이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하는 부분인데요. 이는 곧 지구환경을 지키는 일이며 동시에 우리 아이의 미래를 지켜 내는 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주변의 작은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의 생명체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중요하겠죠.

[앵커]
오는 22일은 유엔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이죠. 생태계 파괴와 생물종 감소에 맞서서 각국이 펼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일지 고민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허정림 환경공학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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