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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돋보기] 우리 삶에 필요한…과학적 사고의 본질

■ 김홍표 / 아주대학교 약대 교수

[앵커]
스마트폰부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까지 과학기술은 경제뿐만 아니라 어느새 생활 깊숙이 활용되고 있는데요.

과학기술이 빚어내는 미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또, 이런 변화에 따라 우리는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까요?

오늘 <과학 돋보기>에서는 '과학적 사고의 본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주대학교 약대 김홍표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과학에 대한 저서를 여러 권 발간하신 거로 알고 있는데요. 너무나 간단하지만, 어려운 질문일 수 있습니다. 과학의 본질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과학은 인간뿐만 아니라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그것이 반응하고 변화하는 자연의 내밀한 세계를 밝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런 의미를 담아 저는 과학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표현을 선호합니다.

[앵커]
어떤 현상에서 과학적인 사실을 증명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명사보다는 동사에 가깝다는 거 같은데요. 우리가 과학적으로 추론하거나 입증할 때 보통 '과학적인 사고'를 한다는 말을 씁니다. 조금 어렵게 들리기도 하는데요. 과학적으로 사고한다, 생각한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요?

[인터뷰]
과학이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추정과 반박의 과정에서 반복되는 것이고요, 그런 과정에 과학적 사고가 투영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실험과 일치하지 않는 추론 혹은 가설이 틀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과학적 사고는 언제든 실험이라고 하는 '과학적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과학적 사고에 대한 다른 의견도 존재했습니다. 비타민 C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헝가리의 과학자 센트죄르지라고 계세요, 제가 좋아하는 과학자인데요. 그분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모두가 한곳을 보고 있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이루어진다"고 말했습니다. 한곳을 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과학과 기술의 양적 축적이 이뤄지겠지만, 그때 다른 '생각'이 필요하다, 다른 '생각'이 질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정보는 늘 의심하고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볼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마도 그런 태도가 '과학적 사고'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의 본질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실험을 통해 입증한 가설이나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시각 모두 과학적 사고가 중요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부분을 잘 활용해 역사 속에서 가치 있는 발견을 이뤄낸 사례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예를 한 번 들어 보죠. 네덜란드 출신의 과학자 안톤 판 레이우엔훅은 렌즈를 갈아 직접 현미경을 만들었어요. 그 현미경은 결국 이전까지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아주 작은 미생물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인간의 감각을 크게 확장시켰다고 볼 수 있죠.

그런 전통을 이어받아서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는 결핵균을 발견하고 노벨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또,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도 병원성 세균을 광범위하게 연구했어요. 그때 당시에 그런 연구 결과가 축적됨으로써 질병이 세균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냔 관념이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그때 당시 센트죄르지도 피부가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연구하다가 그 원인 물질이 콩팥 위에 붙어 있는 부신 속 비타민 C와 관련한 게 아니냐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사실은 이게 비타민 C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당시에는 몰랐던 거거든요.

[앵커]
비타민 C의 존재를 몰랐군요.

[인터뷰]
몰랐죠. 비타민 C를 많이 확보하는 게 결정적인 과제였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요. 미국으로 가서 도살장을 다 뒤져서 부신을 엄청 얻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양을 얻지 못했어요. 그런데 우연하게도 파프리카를 먹지 않고 갈아서 보니까 그 안에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비타민 C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것 때문에 비타민 C의 구조를 밝히게 되고, 그것을 규명할 수 있게 됐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굳이 병원성 세균이 아닌 어떤 미량의 물질도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갈 수 있다, 이런 관점이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니까 쌀겨를 완전히 벗겨내서 현미가 아닌 흰 쌀을 많이 먹으니 동남아시아 주민이 각기병으로 픽픽 쓰러져 죽었었어요. 그런 원인 물질을 알게 되고, 그것을 음식을 통해 먹게 되는 사소한 행위였지만, 그것은 작은 물질이 질병 혹은 죽음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또 하나는 세균 말고도 다른 원인에 대해서 인간의 질병을 설명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게 된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었죠.

[앵커]
지금 사례를 듣다 보니 파프리카와 같은 음식과 아주 우연한 상황에서 위대한 발견을 한 이야기도 전해주셨는데, 아무나 시도하지 못하는 무모한 도전을 통해서 위대한 발견을 한 사례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몇 가지 흥미로운 것들, 소개해주신다면요.

[인터뷰]
미국 개척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 이야기를 해볼 텐데요. 1793년 필라델피아에서 발병했습니다. 그 당시 필라델피아 인구가 5만 명이었는데 그 인구의 10%가 넘는 5천 명이 죽었어요, 그리고 2만 명이 도시를 떠났습니다. 그 질병의 원인이 뭔지 규명하려고 했었죠, 우리는 지금 황열병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병은 지카 바이러스처럼 모기를 매개로 해서 전염되는 병이었어요, 그때 당시는 몰랐던 거였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접촉하지 못하도록 노력했었어요. 왜 그랬냐면 환자들이 열이 많이 나고, 토사물이 시커멓고, 그러면서 일주일 정도 되면 죽어 나가고 이랬어요. 이 사람은 어떤 일을 알게 됐냐면 겨울이 되면 이 질병, 황열병이라고 하는 병의 빈도수가 확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아마도 이게 접촉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가설을 세우고 본인이 몸을 던져서 실험하기 시작합니다. 환자의 침대에 올라가서 잠을 자기도 하고, 토사물을 먹기도 하고, 상상하기 힘든 일이죠? 오줌을 받아먹기도 하고, 변을 먹기도 하고, 이런 일처럼 자신의 몸을 직접 던져서 실험해서 그게 접촉에 대해서 매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냈습니다. 이분이 과학사에서 한 일은 그게 다였어요.

[앵커]
그런가요? 저는 생각만 해도 속이 매스껍고, 힘든 일인데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실험 정신을 발휘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어떤 사례가 있었을까요?

[인터뷰]
스웨덴의 '칼 빌헬름 셸레'는 공기 중에 있는 산소 최초로 산소의 존재를 알아낸 과학자인데요. 그는 자신이 실험하는 화합물을 모두 먹어봐야 직성이 풀렸다고 합니다. 그는 첨단분석 기법이나 금속 분석기 없이 화학물질을 섞고 반응을 진행했는데요. 자신이 키우는 동물과 식물에 화합물을 뿌려댔고, 일일이 냄새를 맡고 맛도 보곤 했죠.
앞서 소개했던 퍼스가 서른여섯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듯, 셸레도 마흔넷에 죽었습니다. 후세 과학사가들은 그가 수은이나 청산 혹은 납, 비소 중독으로 죽었으리라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는 산소 외에도 중요한 금속들인 텅스텐, 수소, 염소가스를 발견했습니다. 셸레가 발견한 화합물은 나중에 실생활에서 유용한 기술 산업으로도 이어졌는데요. 대량으로 인을 생산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 한 예죠. 스웨덴이 세계 성냥 산업을 이끌게 된 동력도 바로 여기서 나왔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무모해 보이지만 과학의 발전을 한 단계 도약시킨 계기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산소나 비타민C와 같이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물질들에도 최초 발견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정말 목숨걸고 도전할 만큼 그런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위대한 발견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그렇다면 현재의 과학은 어떤 기로에 서 있고, 또 이런 위대한 발견 의미 있는 발견을 위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인터뷰]
우리가 과학혁명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그에 따른 산업혁명, 증기기관의 발명 이 시간을 보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한 300년 정도 됐을까요. 하지만 시작은 미미했지만, 양적인 축적이 되고 그것에 따라 질적인 변환이 일어나는 주기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어요.

[앵커]
현재에 들어서요?

[인터뷰]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정보가 축적되고 있는 의미가 되는 거죠. 그래서 과학자들은 2002년에 정보가 디지털 형태로 축적되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현상을 목격하고 2002년을 디지털 시대라고 선언했어요.

[앵커]
2002년부터요?

[인터뷰]
네. 20년이 안 됐는데 지금은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이제는 정보가 모자라서 뭐가 안됐다는 얘기는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엄청난 양의 정보에서 어떤 의미를 추출하느냐가 중요한 의미가 되는 거죠. 다른 식으로 표현한다면 비과학적인 쭉정이로부터 과학적인 알맹이를 분리하는 작업이 우리한테 남아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과학적인 사고가 오히려 더 절실해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이죠.

[앵커]
과학이라는 알곡을 비과학이라는 쭉정이로부터 걸러내는 과정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은데요. 짧은 시간 어렵게 정보를 얻기보다는 과학적인 사고로 오랜 시간 끊임없이 시간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과학 돋보기> 아주대학교 약대 김홍표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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