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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CSI] 마약 퇴치에 앞장서는…법 화학 감정

■ 서승일 / 대검찰청 법 화학 감정관

[앵커]
2018년 기준 전국의 마약사범은 3만5천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신종 마약류가 증가하는 추세라 정확하고 다양한 감정기법이 필요한데요.

오늘 사이언스 CSI에서는 '마약 퇴치에 앞장서는 법 화학 감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우선 법 화학 감정이란 화학물질을 분석하거나 마약 사건에 주로 쓰이면서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 계신 곳이 법 화학 감정실이시죠. 이곳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법 화학 감정은 화학적 분석기법을 이용해 마약 사건 또는 유해 화학물질이 관련된 사건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찾는 감정을 말합니다. 마약 감정의 경우에는 압수된 물질에 대한 성분분석을 통해 마약류 진위를 확인한다거나, 또 마약류가 함유되었을 경우 시료에 마약류가 어느 정도 함유되었는가를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요, 마약류 남용이 의심되는 피의자의 소변이나 모발을 통해 피의자의 마약 남용 사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마약뿐만 아니라 농약, 독극물, 중금속 등 기타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분석도 각각의 사건수사 필요에 따라 맞춤형 감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마약을 몰래 들여오다 적발돼서 압수당했다는 기사들은 종종 뉴스로 접하잖아요. 이때 압수당한 마약은 성분검사를 한다고 알고 있어요. 성분검사가 어떻게 이뤄지는 건가요?

[인터뷰]
마약 관련 사건에서 수사관들은 마약류로 추정되는 다양한 물질을 압수하게 됩니다. 분말 형태나 알약, 결정체, 액체 등인데요, 대개 압수물들은 한 가지 화학성분으로 구성될 때도 있지만, 대개 여러 가지 성분의 혼합물입니다. 이런 압수물이 어떤 물질인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관들이 법 화학 감정실에 성분분석을 의뢰하게 되는데요. 그러면 저희가 기기 분석을 통해서 압수물의 성분을 분리하고 확인을 해서 마약류가 포함되어 있는지 어떤 마약류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앵커]
그리고 앞서 마약을 투약한 피의자들이라고 불러야겠죠? 그런 분들은 소변이나 모발 검사를 통해서 진행한다고 하셨는데 우선 소변 감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인터뷰]
소변 감정은 마약류 복용 후 수일에서 2주 정도 경우에 따라서 약 한 달까지 마약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저희 감정실에서도 전체 감정물의 약 35% 정도를 차지할 만큼 가장 일반적인 감정법입니다. 소변 감정은 서로 원리가 다른 두 가지 시험법을 통해 감정 결과를 검증하고 있는데요. 편의상 예비시험과 확인시험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예비시험은 1시간 이내에 감정이 완료되어 마약 복용 여부를 수사팀에게 신속하게 알려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마약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갖는 물질로 인해 판정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비감정 양성 시료는 반드시 확인시험을 통해 다시 한 번 양성 여부를 확인한 후 최종감정 결과를 판정합니다. 확인시험 결과는 해당 마약 이외의 어떤 물질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신뢰도 100% 감정 결과라 할 수 있죠.

[앵커]
그리고 또 소변 감정에서는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다른 사람의 소변으로 대체하는 그런 일들도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데요.

[인터뷰]
그래서 소변 감정에서는 감정의뢰 된 소변이, 물로 희석된 소변이나 겉모양은 비슷한 소변과 유사한 액체인지도 확인하는 시험을 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변 감정 양성을 회피하고자 하는 범죄자들의 여러 가지 시도에도 대처하고 있고요, 그리고 필요에 따라 소변을 이용한 DNA 감정을 시행하여 타인의 소변을 자신의 소변인 양 제출하는 경우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게 다 막아내고 계셨군요. 그러면 소변 감정인 가장 일반적인 감정법이라고 하셨는데 마약 복용 여부를 알 수 있는 기간이 최대 한 달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한 달보다 훨씬 전에 마약을 투약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감정이 되나요?

[인터뷰]
네, 사람이 약물을 복용하게 되면, 그 약물이 계속 체내에 남아있지 않고, 대사과정을 통해 소변이나 땀, 기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배출됩니다. 따라서 마약을 복용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투약한 약물이 모두 배설되어 소변 내에 마약 성분이 더는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소변에서의 검출 기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발 감정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모발을 그때 사용하는군요?

[인터뷰]
네, 약물을 복용하면 소변으로 배출하는 것처럼 약물 일부는 모발에 축적됩니다. 그러면 모발감정은 이 모발에 축적된 성분을 확인하는 감정기법인데요. 그래서 사람의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음모, 겨드랑이털 등 신체의 모든 체모가 이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모발은 소변보다 상대적으로 감정 가능 기간이 길어서 수개월에서 1년 이내의 마약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머리카락의 경우에는 자라나는 길이가 일정하다는 특징을 이용하여 복용 시기 추정에도 이용될 수가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저희가 마약 성분을 어떻게 검사하는지 감정을 통해서 마약의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들어봤는데 법 화학 감정을 지금까지 해오시면서 어떤 사건을 해결하셨는지 이 부분도 듣고 싶습니다.

[인터뷰]
2009년에 남자 프로농구 외국인 용병의 대마초 흡연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소변 감정에서는 확인하지 못했던 대마초 흡연 사실을 모발 감정을 통해 밝혀낸 경우였고요, 또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에서 각성제로 쓰이는 '카트'라는 마약 성분을 천연 염색제인 헤나로 위장해 밀반입하려던 시도가 있었는데 성분분석을 통해서 헤나가 아니라 카트라는 것도 밝혔고요, 그리고 최근 2016년에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전자담배용 액상 첨가제에서 담배 성분이 아닌 대마 성분을 검출한 경우도 있어서 기억에 남네요.

[앵커]
마약 문제가 2009년부터 2016년 사건까지 말씀해주셨는데 과거나 지금이나 줄지 않네요. 요즘에는 마약 거래도 손쉽게 이뤄지고 있어서 폐해가 크다고 들었어요.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국내에서 남용되는 마약 중 가장 광범위하게 남용되는 약물이 '필로폰'이라고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입니다. 국내에서 남용되는 필로폰은 주로 해외에서 밀조 되어 밀반입되고 있는데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필로폰 밀조가 큰 이슈였는데, 중국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최근에는 중국 내 필로폰 밀조는 많이 감소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내에 밀반입되는 필로폰 양이 감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 필로폰 밀조 조직이 타이완, 태국, 캄보디아 등 주변 국가들로 그 본거지를 옮겼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국가 간 교류 증대와 인터넷 등을 통해 국내에서 필로폰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그 어느 때보다도 넓어진 것이죠. 필로폰은 육체적, 정신적 의존성이 매우 커서 단 1번의 투약만으로도 헤어날 수 없는 중독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알려져서 상당히 심각하죠.

[앵커]
그래서 이뤄지는 게 마약 지문 감정이라고 들었어요. 이게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해외의 필로폰 밀조조직이 여러 경로로 우리나라에 필로폰을 유통했을 경우, 그 밀조조직이 만든 필로폰의 고유한 특성을 안다면 밀조조직을 추적하는 수사가 쉽겠죠. 그래서 마약 지문 감정이란 다양한 분석기법을 이용해 압수한 필로폰의 물리, 화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 특성들을 서로 비교함으로써 제조 및 공급원을 찾아내 수사를 지원하는 감정기법입니다. 사건 간의 연관성을 추적하는 거죠.

[앵커]
사람의 고유 지문처럼 마약에도 지문이 있다는 말이 흥미로운데요. 듣다 보니 고충도 많으실 것 같은데 사건을 해결하다 보면 보람도 클 것 같아요.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고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과학수사가 최근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과학수사에 종사하는 사람 수도 많지 않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과학수사라는 것이 과학기술이라는 도구와 합리적인 설명을 근거로 해서 간접적으로 진실에 접근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감정의 한 단계, 한 단계가 모두를 이해시킬 수 있는 절차와 실험 자료에 근거해 판정을 내리는 것이 과학수사라고 생각하고요. 묵묵히 수행한 작업이 법정에서 판결을 내리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보람입니다. 또 우리나라의 과학수사가 더욱 많은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앵커]
범죄수법이 최근 들어서 날로 고도화되고 다양해지면서 이런 과학수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말씀하신 전문 인력 양성 부분은 제도적인 부분이 뒷받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법 화학 감정관 서승일 연구관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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