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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돋보기]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

■ 김병민 / 과학 칼럼니스트

[앵커]
미래는 과학기술이 지배하는 시대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주목받는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산업은 모두 기초과학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요.

미래를 위한 과학에 관심을 두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과학돋보기에서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병민 칼럼니스트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과학 하면 어렵고 딱딱하다, 나와는 거리가 먼 분야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사실 일상 속에서 과학이 아닌 걸 찾기가 더 어려울 것 같아요.

[인터뷰]
그렇죠. 늘 들고 있는 휴대전화만 봐도 현대 과학 기술이 모두 집합돼 있습니다. 우리가 어려워하는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 전자기 방정식, 그리고 물리와 화학의 모든 것이 전화기를 만들게 된 거죠.

그리고 최근 문제인 미세먼지나 지구온난화로 불리는 이상기후, 대체 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이나 전기차 등 이루 말할 수 없죠. 그냥 일상의 모든 것이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말씀하신 것처럼 일상이 과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국민적인 관심은 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정도일까요?

[인터뷰]
사실 미세먼지나 가습기 살균제, 라돈 침대처럼 환경이 나빠지면서 나타나는 관심은 조금씩 증가하는데요. 하지만 그에 반해 참여와 행동은 저조한 것 같아요. 그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인데요.

수치적 자료를 보면 한국과학창의재단이 2016년에 조사한 결과가 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한국 성인, 청소년 관심도는 2016년 기준 각각 37.6%, 45.6%로 역대 최저 수준인데요. 이는 과학문화가 정착한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의 연간 과학박물관 방문율은 11%인데요. 캐나다는 30%, 미국은 27%, 독일이 20%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수치죠.

수치적 통계가 아니더라도 사실 피부로도 많이 느끼는데요. 최근 몇 년간 과학 관련 도서가 예년보다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판매 부수를 보면 다른 분야에 비해 한참 미미합니다.

[앵커]
직접 과학 관련 도서를 집필하셨기 때문에 그런 참여도에 대해서는 피부로 많이 느끼실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과학에 대한 참여도, 관심도가 미미한 이유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사실 과학은 학문의 하나이기 전에 삶의 철학입니다. 고대에도 과학이 있었지만, 자연학에 가까웠고 철학과 수학, 예술과 얽혀 있었죠.

이렇게 생각을 해 보면 이해가 빠를 거 같아요. 최근 인문학이 참여도 많고 현재 열풍이잖아요. 그에 반해 과학은 냉랭합니다.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학문이지만 과학은 인간을 포함해 자연과 우주를 이해하려는, 더 광범위한 부분이에요.

과학은 호기심 이전의 의심이에요. 합리적 의심이요. 의심 가는 게 없어지는 단계에 왔을 때 이론이 되고 법칙이 되는 거죠. 당연히 의심이 사라지는데 시간이 꽤 걸리죠. 이게 과학적 사고인데 지금은 그런 호기심도 의심도 할 시간이 청소년에게 주어지질 않고 있어요.

[앵커]
저도 어렸을 때는 왜 그런 건지 궁금해서 찾아보기도 했는데 성인이 돼서는 여러 가지 메어있는 것들이 있다 보니 그렇게 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인터뷰]
그렇죠. 성인들도 마찬가지예요. 스펙을 계속 쌓아야 하니 과학은 거추장스러운 거죠. 게다가 이제 조금씩 관심은 늘어 가는데 참여할 만한 놀이가 많지 않아요. 과학 하면 떠오르는 게 실험이긴 하지만 실험 이전에 경험하며 놀기 시작해야 하는 데 그런 놀이 공간이 많지 않은 거예요. 그러니까 자연히 관심이 참여로 이어지는 길을 찾기 쉽지 않은 거죠. 나 관심 있어! 그럼 어디로 가고? 뭘 하면 될까? 할 때 바로 떠오르질 않는 거예요.

[앵커]
학창시절에는 대학 입시에 매달리고 성인이 돼서는 취업에 대한 공부에 매달리다 보니깐 과학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이나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그러면 대중을 위한 과학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인터뷰]
미래의 이정표를 어느 정도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분야가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서 있는 위치부터 확인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머물러있는지는 이미 과학에서 다루고 있거든요. 138억 년 전에 빅뱅으로 모든 것이 시작했고 모든 물질이 생겨났고요. 지구가 45억 년 전에 생겼는데 겨우 330만 년 전에 탄생한 인류가 진화하고 지금 그 인류가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어요. 과학교육이 이런 거대역사에서 통찰을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단계별로 세부적으로 들어가 관심 있는 부분을 더 들여다보고요. 중요한 건 앞으로 인류가 머물러야 할 지구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인식하는 거죠.

그런데 그 인식은 누가 가르쳐야 하는 게 아니라 거대 역사를 이해하고 스스로 고민하며 얻어야 해요. 물론 팁을 줄 수는 있지만, 대중을 위한 과학교육은 그 이정표를 알려드리고 접근하는 힘을 기르는 거죠.

[앵커]
스스로 과학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 배경 환경이 갖춰줘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과학문화가 재밌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인터뷰]
사실 문화라는 게 국민적 정서와도 맞아야 하니까, 거기선 좋은데 여기서 안 맞는 것도 있어요. 다만 정말 부러운 것이 있는데요. 바로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짧은 역사를 가진 미국조차 자연사 박물관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 준비돼 있거든요. 더 부러운 건 그 안에 들어 있는 콘텐츠인데요. 엄청난 콘텐츠를 가지고 있고 쉽게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어요. 그저 놀이터인 셈이죠. 우리가 동네 놀이터와 공원에서 가족과 휴일 한때를 보내는 것처럼 그들은 그곳이 놀이터고 공원이에요.

앞서 답변과 같은 맥락이지만 과학문화는 제도로 바뀌는 게 아니에요. 유행처럼 시작해서 사람들이 집단적인 행동이 고착될 때 문화가 되잖아요. 추세와 문화는 분명 달라요. 추세만 가져와 제도로 만들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참여를 떨어뜨리는 거고 잘못하면 비용만 낭비하는 거예요. 그냥 과학과 가깝게 놀 수 있는 아름답고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놀이터라도 제대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앵커]
과학을 거창 무언가가 아니라 우리 생활의 일부로, 놀이로써 받아 드릴 때 진정으로 우리 생활에 들어오게 된다는 말씀인데요. 이를 위해서 우리 사회가 변화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인터뷰]
사실 최근 과학의 패러다임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요.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우는 것'에서 '즐기는 것'으로 바뀌고 있죠. 전문가 위주의 지식이나 기술 창출 활동의 수준을 넘어 누리고 즐기는 문화 활동으로 변모하는 중인데요. 이른바 과학문화산업입니다. 과학문화산업은 과학기술의 재미와 가치를 여가 문화로 누리는 것과 관련된 관광, 게임,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을 포함하고 있죠.

[앵커]
정말 과학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정책 같은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예를 들어 정책으로는 과학기술 정통부에서 서울 국립 어린이 과학관에 과학문화산업 혁신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1조 4,500억 원을 투자도 하고, 신규 일자리 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혔고요. 과학기술을 소재로 한 우수 원천콘텐츠를 발굴, 확대해 시장 활성화를 추진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전문가, 청소년 위주의 지식 전달 중심의 콘텐츠 개발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 보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정책이 바른길로 가도록 전문가들이 지속해서 그 과정에 참여해야겠죠.

[앵커]
말씀을 듣다 보니 정부에서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서 이런저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 대중인 우리 스스로가 노력할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어른들에게 당부를 드리고 싶은데요. 정책적으로 앞서 말씀드린 환경이 바뀌어도 갈 시간이 없으면 못 가는 겁니다. 아이들에게 시간을 충분히 줬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은 원래 호기심이 많은 생명체예요. 그런데 지금은 그 호기심을 기성 인들이 모두 빼앗았어요. 공부하는 데 방해되는 쓸데없는 생각을 못 하게 하는 거죠. 호기심이 생겨야 의심도 생기고 고민도 하고 질문이 생기는 겁니다. 휴대전화만 본다고 걱정할 게 아니라 아이들은 시간만 생기면 휴대전화를 놓고 주변을 보기 시작할 거예요. 그게 과학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저도 8월에 과학창의축전에 다녀왔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도 많고 저도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앞으로 성인들에게도 이런 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과학돋보기 김병민 과학 칼럼니스트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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