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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흰 쥐'의 해…생명과학 발전 이끈 실험용 쥐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이동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기자]
네, 뭐 이제 2020년 새해가 밝았잖아요, 올해가 바로 경자년, 흰 쥐의 해입니다.

뭐, 흰 쥐가 다산과 풍요, 번영, 이런 걸 상징한다고 하죠.

[앵커]
네, 경자년의 경이 흰색을 의미한다고 하더라고요. 흰 쥐는 또 힘이 세서 좋은 기운을 가져다준다. 이렇게 해석하기도 하던데요. 보기 좀 힘든 동물이기도 하죠.

[기자]
네, 그렇죠.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이 흰 쥐는 아주 상서로운 동물이라고 해석하는데, 그런데 저희는 과학을 다루는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아무래도 흰 쥐 하면 실험동물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겠죠.

[앵커]
이 실험용 쥐를 모르모트라고 하잖아요. 저희가 아무래도 화면으로도 가장 많이 만나 볼 수 있는 동물이 바로 이 흰 쥐가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실험용 쥐 중 가장 많은 수가 이 흰 쥐를 쓰고 있는데, 저 역시 취재를 하면서 가장 자주 만나는 동물 하면 이 쥐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실험에는 여러 동물이 쓰이는데요. 어류도 있고요. 조류도 쓰이고, 또 토끼나 원숭이 같은 포유류들도 일부 실험에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실험동물의 90% 이상이 이런 쥐와 같은 설치류이고요, 지난해에 조사를 해봤더니 실험동물로 공급된 동물의 한 97%가 이 설치류였다고 합니다.

[앵커]
97%가 설치류라고요? 전부라고 볼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이렇게 쥐를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쓰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기자]
우선 쥐는 사람과 유전자가 99% 정도 같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80%의 유전자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고요. 19%는 매우 닮았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과 쥐의 유전자 가운데 완전히 다른 게 한 1%밖에 안 되는 거죠.

이런 특징 때문에 아무래도 사람이 특정 질병이 걸렸을 때 유전적으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보려면 쥐를 이용하는 게 가장 유리한 겁니다. 또 쥐는 다산의 상징으로 꼽히는데, 번식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보통 한 번에 5마리에서 10마리 정도, 또 많게는 15마리까지도 새끼를 낳는데요. 임신 기간이 3주 정도밖에 안 되고요. 분만 후에는 바로 다시 임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다가 수명이 짧은 것도 영향을 주는데요. 보통 질병이나 의약품의 효과를 검증하려면 우리가 다음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근데 뭐 사람의 경우는 보통 80살 이상 요즘은 100살까지도 산다. 이렇게 이야기하잖아요. 그러면 한 생애의 전주기를 보는 데 그만큼의 시간이 걸린다는 얘긴데, 쥐는 보통 한 세대가 2~3년 정도밖에 안 되니까 뭐 여러 세대에 거친 연구 결과까지도 그만큼 빨리 얻을 수가 있는 거겠죠.

[앵커]
지금 말씀해주신 내용을 정리해 보면 쥐가 유전적으로도 사람과 많이 닮아있고, 그리고 연구 결과도 빨리 나오니까 최적의 대상이라고 볼 수가 있겠는데요. 그런데 이 실험용 쥐가 흰 쥐밖에 없나요?

[기자]
우리가 보는 쥐 중에 가장 많은 실험용 쥐가 이 흰쥐인데, 우선 실험용 쥐는 크게 마우스와 래트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둘 다 같은 설치류지만 보통 래트가 마우스보다 좀 더 크고요. 얼굴이 짧은 편입니다. 대부분 그냥 '쥐' 이렇게 통일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마우스나 래트 모두 흰색에 흰 쥐가 많지만 실제로는 검은 털을 가진 쥐도 있고요, 실험용 쥐에는 털이 없는 쥐, 이른바 '누드 쥐'라고 부르는 그런 쥐도 있습니다. 이런 쥐의 종류는 이 목적이 어떤 실험을 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죠.

[앵커]
네, 보통은 우리가 약을 개발했을 때 그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하거나 아니면 화장품의 독성을 검사할 때 주로 이런 실험을 하잖아요. 쥐도 마찬가지 실험에 이용되는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저희가 보도하는 기사에서도 자주 접하는 문구가 쥐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런 이야기잖아요. 보통 어떤 질병의 발병 원리나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서 쥐를 이용해서 연구하는 경우가 많고요,

또 말씀하신 대로 신약의 효과를 확인할 때, 또는 뭐 화장품이나 독성이나 약물의 독성을 확인할 때도 사람한테 직접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이 임상시험에서 쥐를 이용합니다.

실험실에서는 쥐 자체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세포나 유전자 수준에서 연구할 때도 이런 쥐에 세포나 유전자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쥐가 우리 인간을 위해서 참 많은 희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좀 고마운 마음마저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쥐가 그동안 질병을 옮기기도 하고 좀 여러 가지로 부정적인 상징의 동물이었잖아요. 과학적으로는 쓸모가 많군요.

[기자]
네, 거부감이 사실 있는 동물이기는 하죠. 실제로 쥐는 여러 질병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한테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가 옮기는 흑사병이 있죠. 중세시대에 수백만 명이 이 흑사병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중국에서 또다시 흑사병이 발병했다, 이런 소식이 들리면서 이 쥐에 대한 공포가 퍼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과학계에서는 쥐를 연구에 이용한 게 벌써 한 100년이 넘었습니다. 네, 19세기 말에 일부 과학자들이 질병의 원리와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 쥐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영국에서는 벌써 1876년에 그러니까 한 180년도 더 전에 이런 실험 쥐 관리에 관한 법률이 생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거의 한 세기가 넘도록 쥐가 우리 인류를 위해서 희생을 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셈인데 그만큼 쥐가 없었다면 생명과학의 발전이 지금처럼 빨리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물론 쥐가 역사 속에서는 한때 박멸의 대상도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인류의 건강과 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습니다. 그럼 실험용 쥐는 어떻게 태어나는 건가요?

[기자]
현재 실험용 쥐는 한마디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은데 보통 흰 쥐의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400만 마리 정도가 생산되고요. 또 실험용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요즘은 전문적인 실험동물 공급업체가 있어서 국내에서도 이런 업체들이 쥐를 교배해서 새끼를 낳고 키우게 됩니다. 먼저 이런 업체들에서 자연교배로 새끼를 낳게 되고요. 그럼 이 어린 쥐들이 어미와 함께 자라다가 이제 한 열흘 정도가 지나면 사료를 섞어 먹게 됩니다. 이 사료 같은 경우는 앞으로 실험실에 가서도 계속 먹게 되는 그런 사료들인데 한 3주 정도가 지나게 되면 실제 연구실로 가게 되는데요. 이때 크기가 보통 마우스 같은 경우는 8~13g 정도 그리고 래트는 40g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연구용으로 사용하려면 이 질병이나 세균에 노출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업체에서도 이런 실험용 동물의 경우는 거의 무균실 수준으로 아주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요. 또 대학이나 실험실 같은 경우에서도 대부분 별도의 시설들을 만들어서 이런 실험동물들을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래도 아무래도 생명이 있는 동물이다 보니까 아무리 과학을 위해서라곤 하지만 그래도 좀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거든요.

[기자]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죠. 요즘은 이런 실험동물을 좀 줄이기 위해서 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오가노이드'라는 건데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서 만든 장기유사체, 그러니까 한마디로 '인공장기'입니다.

이런 오가노이드를 이용하면 인공적으로 우리가 심장이라든가 위라든가 이런 장기를 만들 수가 있으니까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도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또 플라스틱 위에다가 세포를 배양해서 장기를 흉내 낸 장치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는데 '장기 칩'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장치는 사람의 조직이나 장기를 그대로, 기능 자체를 본떴기 때문에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네, 물론 동물실험이 아무리 인간을 위한 일이라지만 동물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인 만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잖아요. 이런 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계속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논의가 아주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윤리적인 차원에서 동물실험의 3R 원칙이라는 것을 정해서 지키자, 이렇게 권고를 하고 있는데 풀이하자면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개체 수를 최대한 줄이고 고통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다른 실험으로 대체하도록 찾아보자, 라는 겁니다.

물론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런 노력이 국내 과학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사실 올해의 소비 트렌드로 꼽혔던 것 중의 하나가 이 동물 권리를 생각하는 소비였는데 모피를 입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이제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찾는 그런 움직임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동물실험을 줄이고 실험용 쥐의 희생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 말씀 듣고 나니까 쥐가 참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동은[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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