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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①백신부터 방역까지…아프리카돼지열병 'A to Z'

■ 이혜리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혜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네, 오늘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 자세히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우려가 큰 상황이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계속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다고 하잖아요. 폐사율이 최대 100%에 달할 정도로 이렇게 높은 상황인데, 왜 백신이나 치료제가 빠르게 개발되지 못했던 건가요?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특징을 알면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구제역과 같은 다른 질병의 바이러스에 비해 크기가 큽니다. 바이러스 크기가 크다는 건, 그만큼 그 안에 여러 가지 유전자형이 들어 있다는 얘깁니다.

여러 유전자형에 의해서 바이러스는 다양한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데, 여기서 말하는 단백질은 '항원', 그러니까 바이러스에게는 '무기'에 해당하는, 사람이나 동물을 공격하는 그런 존재인 겁니다.

결국,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많은 단백질을 만들게 되면 그만큼 많은 무기를 갖는 거니까,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은 거죠.

[앵커]
그런데 소나 돼지에게 치명적인 질병인 '구제역'이 있잖아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구제역보다 훨씬 많은 단백질을 만들어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만들 수 있는 단백질 종류가 10가지를 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경우 200여 가지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앵커]
거의 20배네요.

[기자]
쉽게 말해 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200여 개의 총과 칼을 가진 셈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방어벽' 격인 면역세포를 파괴하는 특징이 있는 만큼,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백신만큼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효과가 높지 않더라도 빨리 백신과 치료제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중국이 아무래도 먼저 피해를 봐서 그런지 백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같던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런데 중국에 앞서 유럽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크게 번졌던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관련 연구는 현재 유럽 국가와 중국,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백신 연구가 거의 없다시피 하는 상황이고요. 유럽 쪽에서 백신 개발이 임박했다, 이런 이야기가 들려오고는 있는데 이것도 2년 정도의 시간은 더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동물의약품의 경우 개발하는 데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보는데요. 그 때문에 바로 당장,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완성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앞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200여 가지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고 하셨는데, 사실 이 질병이 1920년대부터 발병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왜 아직 치료제 개발이 안 된 건 좀 의아한 마음이 들거든요.

[기자]
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요 발병 지역이 과거 아프리카 대륙에 머물렀기 때문에 사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백신 개발에 나서지 않았던 측면도 있습니다.

사람이 복용하는 약도 그렇지만 동물의약품의 경우에도 개발하는 데 많은 돈과 시간, 노력이 필요한데 이 질병이 소위 자본이 몰려있는 국가나 대륙에 그동안 그렇게 위협적이기 않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던 겁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프리카 야생에 있는 돼지들이 주로 걸리는데, 야생돼지는 면역력이 형성돼 있고, 바이러스에 노출돼 왔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해도, 폐사율이 이렇게 가축 돼지처럼 높지 않은데요.

야생 돼지에게서 가축 돼지로 바이러스가 넘어오면, 한 번도 이런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 없던 가축 돼지는 그만큼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는 겁니다.

참고로 이 바이러스는 돼지에게서 패혈증을 일으켜서 돼지의 모든 장기를 망가뜨린다고 합니다.

[앵커]
네, 아직 유입 경로가 확실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생돼지에서 가축 돼지로 바이러스가 넘어오면 더 치명적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차단 방역을 할 때 멧돼지를 막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아는데요.

그런데 지금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그리고 북한에서 이미 바이러스가 발병했고 상대적으로 북한과 인접한 지역인 파주와 연천 쪽에서 잇따라 확진 판정이 나면서 그런 추측도 나오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차단 방역, 그러니까 발병 농가를 중심으로 이동중지명령을 내리는 등의 차단 방역을 하고 있긴 합니다만, 완벽한 '차단'이라는 게 사실 쉽지 않습니다.

이동중지 명령이 발병 농장 인근에 있는 모든 농가에 일괄적으로 제대로 전달됐고 또 시행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야생 동물의 이동이나, 예를 들어 야생에 사는 새들의 이동까지 완벽하게 막기는 사실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 바이러스가 공기 전파가 아니라 접촉 전파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는 부담이 적긴 하지만요, 발병 돼지의 분비물 등이 사람의 신발이나 야생 동물의 교류를 통해서 옮겨가는 걸 완벽하게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차량이나 사료 등을 통해서 전파될 수 있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차단 방역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서 양돈농가의 시름이 덜어졌으면 좋겠고요. 지금 소비자들은 돼지고깃값이 오르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고 계시는데, 하루빨리 바이러스 확산이 막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혜리 [leehr20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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