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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인공지능 '알파로' 변호사 이겼다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이동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AI가 사람의 능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지, 이런 게 가장 큰 화제잖아요.

그래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 벌써 여러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법률 인공지능과 실제 변호사들이 대결을 펼쳤습니다.

결과는 (이미)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아마 두 분도 알고 계실 텐데요.

[앵커]
네, 재밌는 대결이었는데, 제가 결과를 봤더니 인공지능 팀이 무려 1, 2, 3위를 다 석권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한마디로 압승을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데요.

[기자]
압승이라고 표현해도 괜찮을 정도로 1, 2, 3위를 다 차지했는데, 이번 대회에는 모두 12팀이 참가했습니다.

한 명 또는 2인 1조로 이뤄진 변호사 9팀과 AI 3팀이 참가했는데요.

AI 팀의 경우 2팀은 각각 변호사가 한 명씩 짝을 이루고요, 한 팀에는 일반인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운용하도록 했습니다.

모두 12팀 중에서 1, 2, 3등을 모두 AI 팀이 차지했고요,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를 놓고 보니까 AI가 상위권을 다 차지하는 결과를 나타내면서 압도적인 승리다, 이렇게 평가됐습니다.

[앵커]
블라인드 테스트였군요.

그런데 법률 해석은 사람의 가치 판단이 들어가는 분야잖아요?

그런데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긴다는 게 신기한데, 어떤 방식으로 이 대회가 진행된 건가요?

[기자]
이번에 참가한 AI는 '알파로'라는 이름의 법률 인공지능입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발된 법률 인공지능이고요.

일반 인공지능에 필요한 딥러닝과 자연어처리 기술 등을 적용하고 여기에 법률 추론 기술을 더했습니다. 관련 법률과 자료들을 빠르게 검색해서 이걸 바탕으로 법률 자문 결과를 내놓는 거죠.

이번 대회에서는 근로 계약서가 문제로 주어졌습니다. 변호사들에게는 종이로 된 근로 계약서를 주고요, 알파로에게는 근로계약서 내용을 USB로 입력한 뒤에 위법인 부분이 어디 있는지 골라내도록 하는 겁니다.

[앵커]
근로계약서 내용상의 위법인 부분을 찾아라, 그럼 단순히 자료를 검색해서 답을 찾으면 되는 방식이었나 봐요?

[기자]
일단 기본적으로는 변호사나 AI가 모두 관련 법령이나 판례들을 빠르게 검색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걸 바탕으로 결과를 내면 되는 건데요,
한 건의 계약서에 대해서 20분 동안 세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촉박한 편이었습니다.

거기다가 객관식과 주관식이 함께 있어서…, 사실 손으로 답을 써야 하는 변호사들에게는 조금 어려움이 있기도 했는데요, 보통 10개 조항이 넘는 계약서를 분석해 자문 결과를 내는 데까지 AI가 걸리는 시간은 보통 7~8초,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럼 내용을 입력하면 거의 바로 결과가 나온다는 얘기네요, 속도뿐만 아니라 정확성, 내용 면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건가요?

[기자]
네, 사실 이런 내용 부분에 더 주목해야 합니다, 법률 자문은 관계 법령과 함께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는 판례를 검색해서 제대로 분석하는 게 중요한데요.

또 계약서에 나와 있는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서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야 하는데, AI가 실제로 그런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고 합니다.

실제로 변호사들도 놀란 부분이기도 한데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직접 다뤘던 변호사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김한규 / 변호사 : 문제에서는 (근로계약 기간을) 3년으로 설정해놨는데 3년을 설정하면 잘 아시다시피 2년이 넘어가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AI가 이걸 잡아서 2년이 초과하면 법률에 따라서 기간이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이 되니까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걸 이걸 지적했고요. 또 하나는 최저임금법인데 최저임금법에 대해서는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잘 만들어져있습니다.]

[기자]
법률이다 보니까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조금 더 설명해 드리자면, 계약직의 경우 2년이 넘어가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기간을 3년으로 설정한 게 잘못됐다고 AI가 지적한 거고요.

또 최저임금법의 경우는 계약서에 연봉으로 표시해도 시급으로 구체적으로 나눠서 위법 여부를 따져야 하는데 AI가 실제로 그런 부분을 정확히 지적해냈다는 겁니다.

[앵커]
사실 그런 부분은 우리가 뉴스를 통해서 보면 요새 쟁점이라는 걸 알 수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AI가 잡아낸 거니까 진짜 사람과 비슷하다, 오히려 더 뛰어넘을 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들 정도예요.

[기자]
그렇죠. 현장에 있던 변호사들도 생각보다 AI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고 감탄했는데요, 성적만 놓고 봐도 AI 3팀이 모두 변호사들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전문 변호사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건데, 특히 이 AI팀의 경우는 두 명만 변호사와 짝을 이뤘고, 하나는 일반인이 운용했잖아요?

그런데도 이렇게 상위권을 차지한 걸 보면 AI 자체의 능력을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앵커]
앞서 인터뷰도 봤지만, 표정에서 드러났는데, 좀 아쉽다는 표정이 드러난 것 같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물론 이번 대결은 근로계약서라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AI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는 겁니다.

그렇지만, 변호사들도 시간 싸움에서는 AI를 이길 수가 없다는 반응이 많았는데요.

보통 이 정도 계약서에 대한 자문을 하려면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데 2~3시간 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변호사는 20분 동안 판례까지 검색해볼 시간이 도저히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시간 싸움에서는 AI가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겠죠.

[앵커]
그렇죠. 이 소식을 듣고 변호사 업계에서는 긴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이 인공지능, 알파로가 실제로 변호사처럼 사용이 될 수도 있을까요?

[기자]
사실 변호사를 대체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고요. 충분히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이런 식으로 AI가 빠르게 자료를 검색해서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변호사들이 수 시간 동안 자료 검색을 해야 하는 과정을 줄일 수 있는 거니까요. 이걸 참고해서 판단한다면 일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겠죠.

또 일반인들의 경우도 이런 AI가 있다면 굳이 변호사를 찾아가지 않고도 간단한 법률 자문 정도는 AI를 이용해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역시 대체한다는 개념보다는 '공생'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요,

사실 이런 인간과 AI의 대결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드는데, 당시 알파고가 이기기는 했지만, 다른 분야에서 인간을 완전히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알파고의 경우는 처음으로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기면서 우리한테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후에도 비슷한 대결이 몇 번 있었는데요.

인공지능과 사람의 번역 대결, 또 스타크래프트 대회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람의 승리로 끝났는데요.

번역의 경우는 AI가 속도 면에서는 압도적이었지만, 문장 표현에서는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도 사실 예상은 인공지능이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실제 대회를 해봤더니 훨씬 더 압도적으로 사람이 이긴 결과를 냈습니다.

왜냐면 스타크래프트 같은 경우 인공지능은 미리 시나리오를 짜 놓고 전략을 준비하지만, 사람은 갑작스러운 변수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둔 거죠.

사실 이번 알파로와의 대결에서도 인공지능이 예상보다 수준이 높다는 걸 확인한 건데요, 아직은 사람의 영역이 분명히 남아 있다고 보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서 우리가 얼마나 더 능률을 올릴 수 있을지, 이 부분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잘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필요할 것 같고요.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 발달하고, 똑똑해질 테니까, 사람도 활용법을 더 똑똑하게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네, 맞습니다. 정말 인공지능이 의학이나 법률, 심지어 예술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서 활약을 예고하고 있는데, 우리가 이 도전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우리에게 어떻게 유리하게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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