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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천연 에어컨 잔디…녹지로 무더위 잡는다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이동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이제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있는데요, 요즘 여름철이 되면 뜨거운 햇볕만큼이나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게 도시에서 올라오는 열, 도심의 열섬 현상입니다. 아마 두 분도 느껴보셨을 것 같은데요.

[앵커]
맞아요, 출근할 때 역에서 걸어오는데, 아스팔트가 뜨겁게 달궈져 있으니까 그 위를 걷는 것만큼 고역이 없어요.

열섬 현상이라고 하면 과학 시간에 배웠잖아요. 도시에 건물이 빽빽하게 몰려있어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렇게 배웠죠.

[기자]
네, 정확하게 알고 계시네요.

실제로 이렇게 열섬 현상 때문에 도시 중심부 온도가 주변 지역보다 3~4도 정도 높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도심에 열이 갇히면서 마치 섬처럼 그 지역만 온도가 올라가게 되는 거죠.

[앵커]
네, 이 열섬 현상 이제 도시민들에게는 익숙한 용어가 됐어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우선 앞서 설명을 잘 해주셨지만, 도심에 고층 건물이 많다 보니까 빼곡히 들어선 건물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지 않게 됩니다, 건물이 'ㅁ' 자나 'ㄷ'자 형태가 되면 그사이에 소용돌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우리가 그것을 흔히 '와류'라고 합니다.

이렇게 제자리에서 도는 바람이 공기의 흐름을 막게 돼서 열이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게 되는 거죠.

또 이렇게 사람도 많고 건물도 많으면 인공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자동차가 내뿜는 열과 매연, 또 에어컨 실외기에서 쉴새 없이 나오는 열기, 이런 것들이 전부 열섬 현상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특히 밤에는 외곽 지역보다 도심 지역에 인공조명이 훨씬 더 많잖아요, 거리에 네온사인이라든가 가로등이 켜져 있기 때문에 이런 전기 에너지 사용도 열섬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앵커]
정말 화면만 봐도 스튜디오가 더워지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특히 서울이 그렇잖아요, 인구밀도가 높고 건물도 많으니까 도심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리고 이런 열섬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게 아까 아스팔트의 열기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바로 바닥 포장재가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도시의 경우는 대부분 아스팔트나 시멘트가 깔려 있는데, 이런 소재들은 어두운색인 데다가 열을 쉽게 흡수하기 때문에 낮 동안 빠르게 달궈지고요, 반대로 아주 서서히 열을 내뿜습니다.

그러니까 밤까지도 도심의 온도를 높이고 무더위를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되는 거죠.

[앵커]
그래서 요즘 이런 아스팔트 대신에 녹지를 늘리려는 노력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얼마 전에 잔디가 열섬 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도도 있었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우리가 흔히 숲이나 공원이 있으면 그 지역 온도를 낮춰준다고 알고 있는데요, '천연 잔디'만 깔려 있어도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실험을 해봤는데요, 하루 중 가장 낮 기온이 높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서울과 대구의 도심을 대상으로 조사해봤습니다.

먼저 천연 잔디로 덮인 지표면은 평균 온도가 34.5℃를 유지했고요, 32℃에서 높게는 36℃까지 이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아스팔트의 경우는 표면 온도가 52~58℃까지 올라가거든요, 평균 온도가 55.7℃로 나타났고요. 또 우리가 운동장이나 공원 등에 많이 사용하는 우레탄 바닥은 온도가 61.4℃로 나타났고, 천연 잔디가 아닌 인조 잔디의 경우도 평균 67.5℃ 이상 나타났습니다. 이 인조 잔디의 경우 최고 온도가 75℃까지도 기록됐다고 합니다.

[앵커]
그래서 제가 인조 잔디에서 축구 할 때 그렇게 더웠군요. 저 수치 보니까 알겠는데요.

이 정도로 차이가 날지 몰랐는데, 바닥 온도가 뜨거워지니까 대기 온도, 공기 온도도 뜨거워지겠어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 실험을 했을 때 낮 기온이 평균 37도 정도 되는 날이었어요, 그런데 천연 잔디가 있는 경우 대기 온도는 36.8℃로 약간 낮게 나타났고요.

아스팔트나 우레탄, 인조 잔디가 깔린 지역에서는 보통 38℃ 이상, 인조 잔디의 경우 39℃까지 기록하면서 기온이 보통 2℃ 정도 높았습니다.

사실 2℃라고 하면 크게 와 닿지 않을 수 있는데요, 이걸 에어컨으로 환산하면 1,000㎡, 그러니까 300평 정도의 잔디밭이 90㎡, 보통 27평형 정도인 이런 가정용 에어컨 32대의 효과를 내는 셈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야말로 천연 잔디가 에어컨의 역할을 한 셈인데, 그럼 이런 인공 소재의 바닥을 천연 잔디로 대체하면 되지 않느냔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사실 잔디는 관리도 어렵잖아요.

[기자]
네, 그래서 우리 주변에 있는 잔디밭만 봐도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푯말이 있기 마련인데, 아무래도 그런 점이 천연잔디를 이용하는 데 한계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좀 더 관리가 쉬운 잔디 품종의 개발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리나라 기후에도 잘 맞고 키우기도 쉬운 자생 잔디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물론 말씀하신 대로 한계가 좀 있지만, 이렇게 천연 잔디를 이용해서 열섬 현상을 완화하거나 온도 조절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확인이 된 거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렇게 잔디뿐만 아니라 흔히 도시에 숲과 같은 녹지가 생기면 더위를 잡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런 효과는 실제로 확인이 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잘 아는 여의도의 경우는 원래 여의도 광장이 먼저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이후에 이 광장 주변으로 숲을 만들고 여의도 공원을 조성했는데요.

공원이 들어서기 전에 광장 표면 온도는 주변보다 2.5℃ 정도 높았지만, 숲이 생기고 나서는 오히려 평균 0.9℃ 이상 낮아지면서 3℃ 이상 낮아지는 효과를 냈다고 합니다. 이런 걸 보면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그러게요. 정말 숲이 생기면서 실제로 온도가 크게 낮아진 건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정말 도심 광장에 숲을 많이 조성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 어느 정도 있죠?

[기자]
사실 우리나라는 도심 녹지가 충분하지 않은 편입니다.

실제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녹지 공간을 조사해봤더니 2017년을 기준으로 가장 면적이 큰 곳은 세종시였고요, 가장 작은 곳은 서울로 나타났습니다.

수치를 보시면 세종에 사는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녹지 공간이 서울에 사는 사람보다 5배 정도 넓은 거죠. 다음으로는 강원, 전북, 전남 등의 순으로 녹지 면적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인천이나 경기도, 서울의 경우는 1인당 이용할 수 있는 도시 숲 면적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니까 10㎡가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권고 기준이 1인당 9㎡라고 합니다. 아까 보신 것처럼 최하 순위를 기록한 서울이 평균 4.38㎡입니다. 그러니까 권고치의 절반밖에 안 되는 수준이죠.

[앵커]
서울에 인구가 많고 인구밀집도가 높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지만,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빨리 도시 숲을 늘릴 필요가 있겠어요.

[기자]
네, 그래서 정부에서도 노력하고 있는데, 산림청에서는 2022년까지 3년 동안 전국 11개 지역에 도시 바람길 숲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대도시로 꼽히는 서울과 부산, 인천, 대구, 대전 등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바람길 숲은 외곽에 있는 산림과 도시 곳곳에 있는 숲을 연결하는 형태입니다.

침엽수를 중심으로 나무를 심어서 도시 주변 숲에서 나오는 맑고 시원한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인다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미세먼지를 줄이는 건 물론이고요,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여름철 기온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역세권이라는 말처럼 숲세권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도심 속 녹지의 인기가 높잖아요.

숲이 가진 효과가 많으니까 도심 속 녹지를 늘리면 시민들에게 그만큼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아요.

[기자]
네, 사실 숲의 효과는 알려진 게 많은데, 예전에 저희 코너에서도 도시 숲이 우울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말씀 전해드렸잖아요.

이렇게 녹지가 가까이 있으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시원해지는데, 신체적인 효과는 물론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해외에서는 도시 개발을 할 때도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 시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는데요, 이렇게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우리 주변에도 하루 빨리 잔디나 나무와 같이 도심 녹지 공간이 많아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도시 숲이나 공원 같은 게 사실 저는 경관을 꾸미기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도심의 온도 조절이나 환경 보존의 역할도 한다고 하니까요 앞으로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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