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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①영아도 감염 '보툴리눔독소증'이란?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동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떤 이야기부터 나눠볼까요?

[기자]
며칠 전에 보도로 전해드렸는데요,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툴리눔독소증에 걸린 영아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 경로가 파악된 건 아니고요. 질병관리본부가 현재 조사관을 파견해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영아 환자는 처음이라고요? 그러면 이전에도 국내에서 보툴리눔독소증 환자가 발생한 적이 있었나 봐요.

[기자]
아주 드물게 발생했습니다. 지난 2003년에 3건, 2004년에 4건 정도 있었습니다, 이후에 발생하지 않다가 가장 최근에는 2014년에 보툴리눔독소증 환자가 나왔었는데 당시 17살이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발생한 환자가 생후 4개월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영아 환자로서는 처음으로 발생한 거죠.

[앵커]
정말 드문드문 있긴 있었네요. 그런데 특히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영아에게는 위험할 것 같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성인의 경우는 보툴리누스균이 들어가도 대부분 위산으로 파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요,

1살 이하 영아들은 장 발달이 덜 됐기 때문에 보툴리누스균을 섭취하게 되면 장내에서 이 균이 빠르게 증식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보툴리눔 독소가 몸속에 퍼지게 되는 거죠. 우리나라에는 이런 영아 환자가 잘 없지만, 실제로 미국에서는 보통 1년에 10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앵커]
돌 전 아기에게는 극미량의 독소도 치명적이라는 이야기인데요. 사람 간의 전염성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보통 음식을 통해서 감염되는 건가요?

[기자]
네, 덜 익은 음식이나 잘못 보관해서 상한 음식이 대부분 원인이 되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사람에 의해 전염된다거나 공기에 의해 전염된다거나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간혹 외부에서 상처를 통해 감염되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음식을 통해서 감염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감염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기자]
우선 어느 정도 잠복기가 있는데요, 보통 12시간에서 길게는 72시간 정도까지 잠복기가 있고요. 빠른 경우에는 2시간에서 8시간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보톨리누스균이 독소를 내뿜어 신경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대부분 뇌 신경 마비로 증상이 시작되는데요, 물체가 두 개로 보인다거나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이 나타나고요. 발음에 이상이 생긴다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열이 난다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은 없다고 하는데요, 대신에 구토나 설사와 같이 소화기계에 이상이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고기류의 음식을 잘못 먹고 신경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완전히 치료는 가능한 질병인가요?

[기자]
물론 그냥 내버려둔다면, 진단을 받지 못한다면 호흡기 쪽 신경이 마비되면서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보톨리눔 독소증은 사망률이 5% 정도로 빨리 조치하면 치료가 가능합니다.

예방 접종도 있긴 한데요, 일단 주사를 맞으면 90%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워낙 낮은 편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맞을 필요는 없고요, 실험실에서 균을 다루는 연구원분들이나 군인들 같이 이 보툴리누스균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분들에게만 권장된다고 합니다.

[앵커]
치료나 예방이 가능하다고 하니까 안심이 되긴 하는데, 사실 보툴리눔 독소 하면 사실 보톡스가 떠오르거든요. 주사 맞는 용도로 많이 쓰이는데, 그 주사의 원료가 질병의 원인이라는 건 좀 신기한 거 같네요?

[기자]
우리가 미용이나 치료의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보톡스 주사가 바로 보툴리눔 독소를 이용한 건데요, '보톡스'라는 이름은 미국 제약회사가 이 독소를 이용해서 만든 제품의 이름입니다.

이 보톨리누스가 단백질의 한 종류인데요, 이걸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희석한 뒤에 주입하는 건데요. 보통 병원에서는 치사량의 30분의 1 정도만 사용하게 됩니다, 계산해보면 우리가 보통 맞는 보톡스 주사약 한 병에는 약 0.4에서 0.6 나노그램 정도의, 아주 극소량의 보툴리눔 독소가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나노 단위의 적은 양인데도 효과가 나타나는 거네요.

[기자]
그렇죠. 앞서 말씀드린대로 보툴리눔 독소는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서 수축시키게 되는데요, 이런 효과를 치료에 이용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눈꺼풀 떨림이나 눈의 모양이 틀어져서 바로 잡는 데 이 보툴리눔 독소가 쓰였고요, 목이나 어깨 근육이 경직됐을 때, 또 파킨슨병과 같이 손발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도 이 보툴리눔 독소를 사용했습니다.

지금처럼 미용에 보톡스를 쓰는 건 캐나다의 한 의사가 이 효과를 발견했기 때문인데요, 눈이 움찔거리는 증상 때문에 찾아온 환자에게 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했더니, 효과가 나타나면서 눈 주위의 주름살이 없어지는 것을 보고 이걸 이용해서 써봐야겠다며 이후 미용에 사용하게 된 거죠.

[앵커]
보톡스가 미용 목적으로 훨씬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보니까 그 원인 물질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요, 보툴리눔 독소 자체는 신경 마비 질환의 원인일 수도 있다고 하니깐 앞으로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동은[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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