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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①우체국 집배원 사망…올해만 9명째

■ 이성규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성규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로 시작해볼까요?

[기자]
우리에게 우편물을 배달해주는 고마운 분들, 우체국 집배원에 관련한 이야기인데요.

19일에 집배원 1명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죠. 전국우정노조는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이 문제 짚어보고자 합니다.

[앵커]
참 안타까운 일이었죠, 다시 한번 자세히 짚어주시죠.

[기자]
숨진 집배원은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 40대 남성이었는데요.

이분이 출근을 하지 않자, 동료 직원들이 그 집을 방문한 거죠. 가보니 집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들이 발견했습니다.

숨진 집배원은 5년 전 당진우체국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했다가 지난해 7월 정규직이 됐어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면서, 하루 12시간 이상 고된 일을 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우정노조가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했는데요,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기자]
우정노조는 해당 집배원이 지병이 없었고, 얼마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건강검진에서도 특이 소견이 없었다, 한 마디로 이야기해서 특별히 아픈 데가 없었으니까 아마도 과로사가 아닌가, 이런 의견을 제시한 거고요.

경찰은 숨진 집배원의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습니다. 또 우정 노조와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고요.

[앵커]
결과 발표가 됐는데, 국과수에서 뇌출혈이라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집배원 사망 사고가 올해만 벌써 9번째라고요?

[기자]
벌써 9번째죠, 지난 5월 13일, 한 달 조금 안 됐는데, 충남 공주우체국에서 집배원 1명이 사망했죠. 당시 사망한 집배원은 30대였어요. 이 분 역시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추정됐습니다.

현재까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올해 사망한 집배원은 9명에 달하는 상황인 거죠.

[앵커]
역시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우정노조는 역시 과로사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집배원의 노동 강도,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집배원들이 워낙 노동 강도가 세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집배원 노동조건개선기획추진단이라는 데가 있는데, 지난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었죠.

우리나라 집배원이, 지난 2017년 기준인데, 노동시간은 2,745시간 정도 되는 거로 나타났어요. 이게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보다 34% 더 많이 일하는 거고, OECD 평균보다는 절반 이상, 56% 더 많이 일한 거예요.

심지어는 3천 시간이 넘게 근무하는 집배원도 13개 우체국에 1,400여 명 가까이 되는 거로 조사됐었죠.

[앵커]
집배원의 노동 강도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토요 근무에 관련한 것인데, 이 부분 짚어주시죠.

[기자]
토요 근무라는 게 말 그대로 토요일에 일하는 거잖아요. 지역별, 물량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한데,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집배원들은 월 1.3회꼴로 일한다고 해요.

대도시의 경우엔 위탁 택배 배달원이 대신하기도 하는데, 신도시가 생기면 인구가 몰리잖아요, 이런 위탁 택배만으로 해결이 안 돼, 집배원이 격주로 (토요 교대) 근무를 한다고 하고, 시골이나 농어촌의 경우엔 위탁 택배 배달원을 구할 수 없어, 집배원이 직접 배달하는 실정입니다.

[앵커]
이 때문에 토요 근무 폐지에 대한 목소리도 높은데요. 실제 집배원의 과로사 가능성,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경찰 조사와 부검 등을 통해 밝혀져야 할 문제인데요. 최근 10년간 사망한 집배 노동자는 대략 166명 정도입니다.

사망 원인을 조사해보니 교통사고가 25건, 자살이 23건이었고, 질환별로는 뇌심혈관계 질환이 29건으로 암에 이어 두 번째였던 거죠.

또 업무 특성상 먼지나 매연에 많이 노출되잖아요. 뇌혈관 질환이나 고혈압성 심장병 질환도 일반 사무직 공무원보다 각각 1.23배, 2.36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중요한 건 뇌심혈관계 질환인데, 뇌심혈관계 질환이 과로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거든요.

전문가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김형렬 / 서울성모병원 교수 : 주 52시간 이상이면서 특정 직무 스트레스를 가진 경우엔 과로사 인정되는 기준이 작년 12월 말에 개정됐고, 그걸 고려하면 집배원 직원들이 대부분 뇌혈관계 질환이 생겼다고 한다면 업무적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정노조에서는 과로사를 막기 위해선,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우정사업본부 측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우정노조는 집배원의 완전한 주 5일제와 인력 증원을 위한 총파업을 예고했죠.

완전한 주 5일제는 사실상 토요 근무 폐지에 대한 내용이고요.

우정노조는 24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다음 달 9일 전면 총파업을 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우정사업본부는 토요 배달과 관련해서 최근 생활 스타일을 고려할 때 토요 배달 중단은 서민 생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거죠.

우정본부에 따르면 토요 근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도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토요 근무를 하게 되면 주중에 하루 쉬는, 그런 게 있다고 하네요.

[앵커]
그렇다면 인력 증원과 관련해선 우정본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사실은 근데, 우정노조가 주장한 건 인력증원에 관한 건데, 우정사업본부의 입장에서는 재정 여건상 어렵다는 겁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체국 물량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인데, 인건비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거죠. 그래서 결과적으로 재정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도 1,400억 정도의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올해도 2,000억 정도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는 거죠.

이런 상황을 비롯할 때 인력증원이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고요. 이렇기 때문에 우정본부와 우정노조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총파업이 일어나기 전에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성규[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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