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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한빛 1호기 정지, 안심할 수 있나?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며칠 전 계속해서 한빛 1호기가 수동 정지한 사고에 대해 여러 가지 보도 나왔었죠.

지금은 특별사법경찰이 투입되면서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이번 시간에 정리해볼까 합니다.

[앵커]
일단 한빛 1호기는 전남 영광에 있는 우리나라 대표 노후 원전이죠, 사고가 난 후 정지한 과정에 대해서 여러 논란이 나오고 있는데, 우선 이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과정을 한 번 짚어주시죠.

[기자]
우선 한빛 1호기는 말씀하신 대로 30년이 넘은 노후 원전입니다. 지난 9일에 정기검사를 마치고 재가동 승인을 받았는데요, 하루만인 10일에 문제가 생기면서 원전을 수동 정지한 겁니다.

당시 한빛 1호기는 재가동을 위해서 안전성 시험을 진행 중이었는데요, 테스트 중에는 원전 출력을 5% 아래로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출력이 18%까지 올라가는 일이 발생했고요, 이후 이런 사실이 확인되면서 결국 수동 정지하게 된 거죠.

[앵커]
원전 출력 5%, 18%, 솔직히 잘 모르는 분도 많을 것 같아요, 원전 출력이 18%까지 올라갔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원자력이란 게 엄청난 에너지를 가졌잖아요, 그래서 그걸 제어하면서 일정 수준의 출력을 내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게 제어봉인데요, 제어봉은 많이들 들어보셨을 거예요. 한빛 1호기에는 모두 24개의 제어봉이 있습니다. 이 제어봉들의 위치를 조절해가면서 출력을 제어하는 거죠.

아마 여러 보도에서 0 스텝, 100 스텝,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을 텐데요, 이게 제어봉의 위치를 말하는 겁니다.

제어봉을 완전히 집어넣었을 때부터 완전히 뽑아 올렸을 때까지의 위치를 이야기하는 건데요.

이 제어봉들은 한쪽이 움직이면 다른 쪽도 같이 움직여서 정렬을 맞춰야 합니다, 한빛 1호기는 8개를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이 가운데 제어봉 사이에 편차가 발생한 겁니다. 그러면 다시 정렬해야겠죠.

이때 정렬 기준을 어디로 두느냐를 결정하기 위해 계산을 합니다. 그러니까 제어봉들을 일정 스텝에 두고 정렬을 하게 되면 출력이 얼마나 올라갈지 예측하는 거죠.

당시 한빛 1호기는 100 스텝이라는 기준에서 제어봉을 조절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계산 결과 이렇게 100 스텝으로 제어봉을 놓아도 출력이 5% 아래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을 한 거죠.

그런데 실제로 제어봉을 조절했더니 갑자기 18%의 출력이 나온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일종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제어봉의 조작 실수로 제한치의 3배가 넘는 출력이 나온 건데요. 이게 기계적인 문제인가요, 아니면 계산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아직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예측값을 잘못 계산한 건 운영자 측의 실수라고 봐야겠죠.

이건 운영자 측에서도 인정한 부분이고요.

[앵커]
그럼 당시 대처는 어떻게 이뤄졌나요?

[기자]
우선 출력이 갑자기 기준치를 훌쩍 넘었으니까 바로 0%로 다시 내렸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논란이 좀 있는데요, 출력이 0이란 것은 원전을 가동할 준비가 된 상태라는 건데요, 핵분열이 완전히 멈춘 게 아니고 우리가 보통 임계 상태라고 하는 가동 준비 상태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정지를 한 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럼 정지한 건 아니라는 거네요?

[기자]
그렇죠. 규정상 출력 5%를 넘으면 원자로를 정지해야 합니다.

[앵커]
그게 규정이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당시 현장의 정비원이 그 규정을 알지 못했던 거죠.

[앵커]
그래서 이 정비원의 면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던데요, 면허가 없는 정비원이 제어봉을 움직였다, 이런 논란이 있어요.

[기자]
네, 제어봉 시험 과정에는 면허가 없는 정비원이 조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반드시 그 옆에 지시를 하는 감독자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요, 이 감독자가 면허를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아직 확인이 안 됐고요, 현재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부분입니다.

[앵커]
앞서 출력이 5%가 넘으면 즉시 정지하는 게 규정이라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지적하는 내용을 보니까 사고가 난 뒤에 조사단이 갔는데도 왜 원전을 정지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렸나 하는 건데요,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기자]
당시 한빛 1호기가 출력이 높아졌다고 보고한 게 아니라요, 현장 상황은 주 급수 펌프에 정지 신호가 발생하면서 보조 급수 펌프가 자동 가동됐습니다.

보조 급수 펌프는 다른 방법으로 급수를 할 수 없을 때 마지막에 물을 공급해서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설비입니다. 안전 설비의 일종인데요.

이렇게 보조 급수 펌프가 작동했다는 건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기 때문에 원안위에 보고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현장 조사단이 파견된 거죠.

이 과정에서 원자로 출력이 18%가 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열 출력이 5%를 넘었느냐 안 넘었느냐에 대해서는 곧바로 확인이 안 되고요,

계산을 해서 파악해야 하는데 이때 조사단과 한수원의 의견이 조금 달랐습니다. 조사단은 넘었다고 봤지만, 한수원은 넘지 않았다고 당시에는 생각을 한 건데요,

이 계산을 위해서는 수많은 조건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조사단과 한수원 계산법의 차이가 있었다고 하는데 아직 조사 중인 부분이고요,

이렇게 출력이 5%를 넘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원자로 정지까지 12시간 정도가 걸린 겁니다.

이후에도 출력이 어디까지 올라갔는지는 또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인데요, 최대 출력이 18%였다는 걸 정확히 파악하는 데 열흘 정도가 걸렸다고 원안위는 설명했습니다.

[앵커]
당시 현장 조사 과정에 대해서도 계속 논란이 이어지는 것 같은데요, 일단 원자로의 출력이 과도하게 올라갔고 이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에서 체르노빌 얘기까지 나오더라고요. 정말 그 정도로 위험한 상황인 건가요?

[기자]
우선 체르노빌이랑 원전 자체를 비교하는 건 좀 무리가 있습니다. 설계부터 다른 원전이기 때문인데요.

체르노빌은 온도가 올라가면 핵분열이 더 많이 일어나는 구조이지만 우리 원자로는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핵분열을 제어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체르노빌과 같이 출력이 폭주하거나 폭발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거죠. 또 체르노빌은 안전설비가 작동하지 않도록 차단한 상태에서 시험을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사고로 이어진 경우인데요.

한빛 1호기는 안전설비가 정상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출력이 25% 이상 되면 시스템이 자동 정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문제 말고 설비 운전자의 실수라던가 규정을 몰랐던 부분 등은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죠.

시민단체들도 안전 불감증이 사고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겁니다.

일부 단체들은 출력을 낮춘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제어하지 못할 만큼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예를 들어 원자로 출력이 갑자기 올라가서 빠르게 내렸다고 하더라도 당장 열이 제거되지는 않잖아요.

그러면 원자로 안에서 제어봉 손상이 일어나면서 방사능 유출까지도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번 한빛 1호기의 경우도 빠르게 출력을 내리면서 이런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고요, 만일을 대비해 조사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체르노빌과 같은 큰 원전 사고를 겪으면서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안이한 대응을 한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입장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체르노빌 사고와는 분명히 다르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그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강도 높은 안전 관리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이제 특별사법경찰이 투입됐잖아요? 어떤 조사를 하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처음으로 특별사법경찰이 투입됐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건 면허가 있는 사람이 정비원 옆에 있었는지, 제대로 관리 감독은 이뤄졌는지 하는 부분입니다.

기술적인 조사보다는 인적 요인에 대해서 집중 조사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이 관리자의 역할 문제라든가 계산 실수, 이런 인적 요인에 있기 때문에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서 조사를 하게 된 겁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주변 지역 주민들의 걱정이 아무래도 가장 클 것 같아요,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 빨리 이루어져야겠습니다.

이동은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동은[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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