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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 질병으로 인정 될까?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먼저 질문하나 드릴게요. 우선 두 분 앵커, 평소에 게임 즐기시나요? 모바일이든, 컴퓨터든?

[앵커]
저는 한때 유행했던 붕어빵 만드는 게임 있죠? 그게 제 최애 게임입니다.

[앵커]
지금도 하는 건가요?

[기자]
너무 옛날 거 아닌가요?

[앵커]
2G폰 시절에….

[앵커]
저 같은 경우에는 온라인 게임을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축구 게임을 즐겨하는 편인데, 이동은 기자는 어떤가요?

[기자]
저는 적당하게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편인데요.

[앵커]
적당한 거 맞죠?

[기자]
네, 맞습니다. 이렇게 적당히 즐긴다면 문제가 없잖아요, 그런데 너무 몰입하다 보면 흔히 말하는 '중독'이 될 수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 WHO가 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겠다, 이렇게 발표하면서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까 게임을 술이나 담배처럼 중독되면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분류한다는 얘기인데요.

사실 이런 논의가 최근에 나온 게 아니라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게임 중독에 관한 이야기는 인터넷이 발달하던 시기부터 WHO가 언급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다시 논란이 된 게 이번에 WHO가 문제에 대해서 이번에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다음 주죠, 2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계보건총회가 열립니다. 여기서 국제 질병 분류 개정안에 대해 최종 의결이 이루어지는데, WHO가 이번에는 여기에 '게임이용장애'라는 항목을 넣겠다고 밝힌 겁니다.

[앵커]
20일이면, 얼마 안 남았네요, 당장 다음 주인데요. 이렇게 결정되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만일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게임 중독은 국제적인 질병으로 분류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관계 부처의 논의를 거친 다음에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서 2022년 1월부터 국내 질병 분류에도 이 내용을 반영하게 됩니다.

뭐 일반인은 물론 의료계나 게임 산업계, 여러 분야에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관계부처 논의 말씀하셨는데, 정부부처 간에도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게임 산업을 총괄하는 문체부같은 경우에는 이런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질병을 관리하는 보건복지부는 찬성하는 입장이고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데, 이처럼 논란이 아직도 거센데, 과연 일반 사람들은 이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기자]
그래서 이에 앞서 국내 여론조사 기관이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봤습니다. 성인 6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서 정확하게 답변을 준 사람이 500여 명이 되는데요.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하는 데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결과는 45.1%가 찬성, 36.1%가 반대라고 답했는데요.

찬성한 쪽은 게임 중독을 술이나 도박, 마약 중독과 마찬가지로 분류해야 한다는 거고요,

반대라고 답한 사람들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보면 놀이 문화에 대한 지나친 규제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답을 한 겁니다.

수치로만 보면 유의미한 수준으로 찬성이 많이 나왔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찬반 비율로 보면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데, 게임 즐겨 하시는 분은 반대하셨을 것 같고, 아닌 사람은 찬성하셨을 거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응답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여성에서 찬성 의견이 많았습니다.

절반에 달하는 50%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답했고요. 또 50대 이상의 장년층과 노년층에는 찬성 의견이 많았습니다. 반대로 게임을 주로 즐기는 20, 30대 남성에서는 반대 의견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앵커]
확실히 게임을 즐기는 분들과 아닌 분들의 의견 차이가 확실하게 나타났는데,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볼 수는 없잖아요.

WHO가 질병 수준이라고 보는 게임 중독은 어느 정도인 건가요?

[기자]
WHO는 최소 12개월 정도, 그러니까 1년 정도 게임 때문에 개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 교육, 직업 등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면 게임이용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본적으로는 세 가지를 기준으로 적용했습니다.

첫째는 조절이 안 되는 겁니다. 한번 게임을 시작하면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걸 말하는 거죠.

두 번째는 먹고 자는 등의 아주 기본적인 일상보다 게임을 우선시하는 거고요,

세 번째는 게임으로 이렇게 일상생활에 문제가 계속 생기는데도 그만두지 못하고 과도하게 게임을 하는 건데요.

이런 행동이 12개월 이상 이어진다면 질병으로 봐야 한다고 WHO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기준을 마련하긴 했지만, 기준을 판단하는 근거들이 불명확한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찬반이 엇갈리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찬반 의견이 아주 오랫동안 엇갈려왔는데요.

우선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해야 한다, 이렇게 보는 쪽에서는 일부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게임이 뇌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금단 현상을 가져와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게임중독 환자의 뇌파를 측정해보면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들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특정 뇌파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는 거죠.

또 게임 때문에 대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사용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해서 스스로 사회로부터 격리될 수 있다는 문제도 꾸준히 지적되고 있고요,

최근에는 이런 게임 중독이 심각한 범죄로까지 이어지다 보니까 질병 수준으로 사회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WHO에서도 오랫동안 이런 연구와 분석을 통해서 게임 중독을 국제표준질병 분류에 포함 시키겠다고 하는 것이죠.

[앵커]
네, 그러니까 게임 중독이 개인의 정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번지는 현상이 이번 결정을 낳은 건데요.

그럼 저희가 앞서도 살펴봤지만, 이번 WHO의 결정을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기자]
네, 우선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WHO가 말하는 게임 중독의 기준 자체가 과학적이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게임 중독은 알코올 중독처럼 혈중알코올농도를 정확히 측정한다거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없는데요, 원인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니까 여기에 대해 의학적인 치료 방법도 모호하다는 겁니다.

일부에서는 마약이나 도박과는 다르게 게임이 직접적인 중독의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요, 보통 일상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하게 되는데 이걸 근본적으로 스트레스가 해결하지 않으면 게임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형태로든 문제가 나타난다는 겁니다.

[앵커]
다른 무언가로요?

[기자]
그렇죠, 그런 이야기가 있고요. 또 낙인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게임 중독을 질병이라고 보면 마치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처럼 약물로 치료해야 하는 질병들과 같은 대상이 될 수 있는데요, 그러면 이 사람을 환자로 규정해버리는 경우가 일어날 수 있고, 그에 따라 과잉 의료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반대 의견을 들어보니까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앞서 언급하신 게임 산업 분야에서 가장 반발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앞서서 잠깐 황보혜경 앵커가 이야기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경우 게임 산업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WHO에 이미 이번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는데요,

게임이 문제라면 사실 그보다 더 상위 개념인 인터넷 사용 문제부터 짚어야 한다는 거고요. 또, 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하게 될 경우에 사회적 손실은 물론 대표적인 여가 활동인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만 커질 거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습니다.

특히 업계의 주장으로는 이미 셧다운제 등으로 게임은 통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제 질병으로까지 분류하면 게임 자체가 나쁘다는 인식이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또 어떻게 보면 넓은 범위에서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 문제도 함께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단순히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한다고 해서, 앞서 과학적인 기준이 모호하다고 했잖아요. 과연 치료가 가능한지도 의문이에요.

[기자]
네, 맞습니다. 사실 기술이 발전하다 보면 우리가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이제는 우려해야 하는 경우들이 많잖아요.

특히 디지털 기기에 대한 부작용이 너무 빠르게 나타나다 보니깐 여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WHO가 최근에는 스마트폰 같은 경우도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서 처음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이 전 세계적으로 함께 대응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이라고 인식을 바꿔야 하는 계기가 나타났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아무래도 좀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네, 게임이든 스마트폰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든 어떤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명확한 기준이 생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동은[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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