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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피해자 뇌·신체 변형…가해자 인생에도 '악영향'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소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학교 폭력은 참 오래된 사회 문제죠.

특히 최근에는 어떤 연예인이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 이런 의혹이 불거지는 경우가 늘면서 더욱 주목받기도 하고요,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매년 청소년 7,000여 명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하는데요,

여기 보면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대답한 경우가 2015년 4.6%에서 2016년 6.4% 2017년 6.5%로 매년 늘고 있습니다.

또 정부의 전수 조사 결과를 보면요,

전국의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 400만 명 정도를 전부 조사한 결과,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경우가 지난해 5만여 명으로 전체 학생의 1.26%였습니다.

지난 3년간 계속 증가했고요,

앞선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의 조사보다는 다소 적은 수치 같지만, 이게 전수조사고 설문 유형도 차이가 있어 이렇게 나온 겁니다.

하지만 두 결과 모두 피해자 수가 많고, 또 그 수도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앵커]
가해 여부에 대한 조사도 있나요?

[기자]
정부 전수조사에 따르면 학교 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만3천여 명, 전체의 0.3%였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모두 설문 조사에 솔직하게 대답했다고 보기는 힘들고요,

자신을 가해자라고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나타난 수치보다는 더 많지 않을까 추측이 되지만요,

피해자들은 분명히 있는데, 가해자들은 멀쩡히, 심지어는 화려하게 살아간다는 사실에 국민 대부분이 분노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피해자의 경우 학창시절의 학교 폭력 경험으로 평생 심리적인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영향이 이뿐만이 아니라는 게 이번에 과학적으로 밝혀졌다고요?

[기자]
네, 청소년기 또래한테 이런 폭력을 당했던 사람은요,

심리적인 변화를 넘어서 신체 구조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의 연구를 보면요,

연구진이 14살에서 19살 사이 청소년 682명에게 학교 폭력에 대한 설문조사와 함께 뇌를 스캔했습니다.

이 가운데 5% 정도인 36명이 또래에게 폭력을 당했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뇌에서 경막과 미상핵이라는 부위가 쪼그라들었다고 합니다.

뇌의 이런 일부 변화가 일어난 학생들은 불안감 증세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뇌 특정 부위의 부피 감소와 불안감 사이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요,

연구진은 이런 변화가 청소년의 동기부여 정도나 민감함 정도 등 불안감과 연관된 행동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폭력 경험자들의 뇌에 눈으로 확인 가능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의미라고 연구진은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네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이뿐 아니라 학교 폭력 같은 년 단위의 만성적인 폭력에 노출됐던 피해자 몸에는 염증이나 호르몬 변화, 대사 반응이 일어난다는 연구도 있는데요, 글로벌 의학 기관 '볼터스 클루베 헬스'의 연구결과입니다.

여기 연구진들은 피해자의 이런 신체변화가 나중에 성인이 되고 난 후 우울증, 당뇨, 심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린 시절 만성 폭력에 노출되면 유전자 기능이 변해 몸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양상도 달라진다고 연구진은 봤습니다.

[앵커]
가해자들은 어렸을 때니깐 반성을 해도 피해자들은 이미 고통을 받고 있었던 거네요.

주변을 봐도 그렇고 연예인 학교 폭력 가해자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봐도 그렇고, 가해자는 멀쩡히 살아가는 것 같아요.

실제로 가해자는 어떤가요?

[기자]
네, 이제까지는 가해자의 인생에 나타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그리 잘 안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학교 폭력이 가해자 입장에서도 제 살을 깎아 먹기라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소개해 드리기에 앞서 일단 가해 학생이 폭력을 행사하는 이유를 보면요,

장난으로나 마음에 안 들어서, 특별한 이유 없이, 다른 친구가 하니까, 화풀이 또는 스트레스 때문에 등 정말 사소하고 비합리적인 이유가 대부분입니다.

이제는 장난으로 한 일이 본인의 인생 전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6일 발표된 독일 마르틴루터 할레 비텐베르크대 연구인데요,

WHO의 조사자료 8년 치를 분석해 독일, 그리스, 미국에 사는 청소년 3천여 명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미국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그리스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고, 독일은 그 중간이라서 이렇게 세 나라를 택했다고 하는데요,

조사 결과 학교 폭력 양상은 세 나라가 비슷했고, 이들이 겪은 현상 또한 똑같았다고 합니다.

학교 폭력 문제는 만국 공통이라는 거죠.

학교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알코올 섭취량과 흡연량이 높은 경향이 있었고요,

특히 여성은 복통이나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고요, 이들 모두 심리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높았습니다.

주변 환경이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등 사회 환경에 불만을 겪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도 인생 전반이 부정적이었다는 연구였습니다.

연구팀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후유증을 겪는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학교 폭력 방지의 전략을 짜는 데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요.

[앵커]
학교 폭력은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의 삶도 망치는 것이라는 얘기인데요.

그런데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방관자가 있는데 이들에 대한 연구도 있나요?

[기자]
정부 조사에서 지난해 학교 폭력을 목격했다고 답한 학생은 3.4%였는데요,

학교폭력 목격 학생의 알림·도움 비율은 68.2%로 나타났습니다.

괴롭히는 학생에게 그만두라고 하거나 괴롭힘을 당한 학생을 위로해주고 선생님, 부모님, 경찰 등에게 알린 학생들이 여기 포함됐는데요,

한편, 모른 척했다고 답한 비율은 30.5%였고 같이 피해자를 괴롭혔다는 경우는 1.2%였습니다.

폭력에 반응하는 학생들의 차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갈라지는지 연구한 것을 소개해 드리면요,

지난해 11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은 가족 관계가 좋은 학생들이 학교 폭력을 말리는 경향이 높았다고 했습니다.

학생 900여 명을 설문 조사한 결관데요, 자신의 가족관계가 좋은 상태라고 느낀 학생, 자신과 선생님 사이 관계가 좋다고 느끼는 학생일수록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답했습니다.

또 폭력을 말리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선생님을 포함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소외됐다고 느끼는 학생은 폭력을 목격했을 때 방관하거나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연구진은 가정과 학교에서 주변 사람과의 관계가 폭력에 대한 반응을 결정짓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어른의 역할이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도 연구에서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다 큰 아이라고 해도 결국 미성년자이잖아요.

주변의 가족이나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건데. 이번 얘기를 들었을 때 가해자도 고통을 받는다는 얘기가 새로웠던 것 같아요.

이 조사가 알려져서 조금이라도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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