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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맥주 속 '글리포세이트'란?…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분쟁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풀어보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동은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기자]
앵커 두 분은 맥주 좋아하시죠?

[앵커]
네, 잘 아시다시피 그렇습니다.

저는 시원하게 딱 마시는 건 좋아하는데 화장실에 자주 가서 많이 마시지는 않습니다.

[기자]
저도 이렇게 날씨가 따뜻해지면 시원한 맥주가 제일 생각나는데요,

얼마 전에 저희 같은 맥주 애호가들의 심장을 철렁하게 한 소식이 있었죠.

수입 맥주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었는데, 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마트에서 싸게 파는 수입 맥주 드시는 분들 많을 덴데, 걱정입니다.

왜 이런 의혹이 나온 건가요?

[기자]
처음 논란이 시작된 건 지난 2월인데요,

미국의 한 소비자단체가 11종의 맥주에서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겁니다.

당시 이 단체는 맥주 속에 해당 성분이 많게는 50ppb 들어있다고 밝혔는데요,

이게 1ppb일 때 1kg에 0.001mg이 들어있는 거니까 이 경우에는 0.05mg 정도 함유가 된 거죠.

여기서부터 국내 소비자들의 걱정도 커지게 된 겁니다.

[앵커]
이 맥주들은 한국에도 수입이 되는 것이라 불안감이 컸습니다.

일단 '글리포세이트' 성분이란 게 문제가 된 건데 정확히 어떤 건가요?

[기자]
글리포세이트는 다국적 농약 회사인 몬산토가 만든 제초제에 들어가는 성분입니다.

1974년에 처음으로 이 성분이 쓰였는데요,

이 제초제가 해마다 5억 톤 정도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농약 중 하나인 거죠.

[앵커]
농약 성분이면 당연히 위험하겠지만, 얼마나 위험한 건가요?

[기자]
사실 글리포세이트에 대해서는 아직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발암 성분이라고 주장하는 쪽이 있는 반면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는 이 글리포세이트를 '인체 발암성 추정 물질'로 규정했고요,

세계보건기구도 지난 2015년에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로 분류했습니다.

그러니까 암의 원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거죠.

반면에 미국 환경보호청은 지난 2013년, 글리포세이트가 발암 위험이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는데요,

독일에서도 역학 조사 결과 사람에게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식품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아직 이에 대한 분석은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지난번에도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되지 않았고요.

이번에도 식약처가 바로 검사에 나섰는데 마찬가지로 수입 맥주에서는 이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결론이 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산 맥주 10종과 수입 맥주 40종에 대해서 조사를 했고요,

결론은 문제의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앵커]
그럼 완전히 없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이게 미국의 단체와 국내 검사 방법이 조금 다른데요,

미국 소비자단체의 경우는 글리포세이트를 직접 측정한 게 아니라 이 성분에 반응하는 항체를 측정했습니다.

만약에 여기에 글리포세이트와 비슷한 화학물질이 있었다면 이 항체가 똑같이 반응할 수도 있는 거죠.

그만큼 정확도가 떨어지는 겁니다.

식약처의 경우는 글리포세이트의 질량 차체를 정확히 측정하는 국제 공인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국제적인 불검출 기준인 10ppb 이하를 이번 조사에 적용했습니다.

과학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10 이하면 불검출로 판단하는 겁니다.

검사 결과 10 이하로 나와서 불검출이라고 보는 거죠.

[앵커]
그럼 이 성분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닌데요,

그럼 인체에 해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일단 '발암물질'이라고 하면 뭔가 무섭게 느껴지긴 하죠.

앞서 글리포세이트가 인체 발암성 추정 물질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는 동물 실험 결과 인체 발암성이 추정된다는 뜻입니다.

발암물질의 네 단계 중에 두 번째에 해당하는 건데요.

그런데 사실 이런 등급보다 중요한 건 노출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의 경우 호흡기로 노출되면 심각한 폐 손상을 일으키지만, 피부에 닿으면 별문제가 없잖아요?

마찬가지로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이라고 보는 이유는 농약을 고농도로 뿌릴 때 호흡기로 들어오거나 피부에 닿으면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직 식품으로 섭취할 경우에 대해서는 발암 위험이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실제로 해외에서는 먹을 경우에는 발암성이 없다고 보고가 되는 추세입니다.

또 노출량도 중요한데요,

우리 정부가 정한 글리포세이트의 일일 섭취 허용량은 체중 1kg에 0.8mg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체중이 60kg 정도 되는 남성이 맥주를 먹는다면 매일 48mg까지는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거죠.

미국 소비자단체의 조사 결과 글리포세이트가 가장 많이 든 맥주는 칭따오였는데요,

만일 허용량을 다 채우려면 이 맥주 500㎖ 짜리를 매일 1,920개씩 마셔야 한다는 얘기니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죠.

[앵커]
양꼬치 먹을 때 꼭 찾는 맥주인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수입 맥주와 함께 리스트에 올랐던 와인에서도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되지 않았으니깐, 안심하셔도 좋을 것 같네요.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기자]
이번에도 역시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식품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얼마 전에 전해드렸죠, 후쿠시마에서 나는 수산물에 대해 우리나라가 수입 금지 조처를 내렸는데요.

일본이 항소했지만 결국 WTO가 한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앵커]
네, 오래 끌고 오긴 했는데 당연한 결과였죠.

과정을 다시 한 번 짚어주신다고요?

[기자]
네, 정리를 한번 해보자 면요,

지난 2011년 3월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납니다.

우리나라는 2년 반이 지난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서 나는 모든 수산물에 대해서 수입을 금지하죠.

이때부터 일본의 반발이 시작됩니다.

2015년, 일본이 세계무역기구 그러니까 WTO에 한국을 제소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수입금지 조치가 협정을 위반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처음에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했어요,

WTO가 한국과 일본의 양자협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요,

일본은 WTO에 분쟁해결을 위한 패널을 설치해달라고 합니다.

일종의 위원회 같은 거죠.

한국은 반대했지만 결국 패널이 설치되고요,

2016년부터 본격적인 분쟁해결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에 WTO 분쟁해결기구가 일본의 손을 들어줬죠.

한국의 수입 규제 조치가 협정을 위반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올해 4월에 1심에 해당하는 이 결과를 뒤집고, WTO 최종 판정에서 한국의 수입 규제 조치가 타당한 것으로 판정됐죠.

한마디로 한국이 이겼다, 이렇게 최종적으로 확정된 겁니다.

[앵커]
WTO가 이렇게 1심 판정을 뒤집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사실 WTO 분쟁해결기구의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1심에서는 후쿠시마 수산물에서 발견되는 방사성 세슘의 수치가 낮다는 일본의 주장을 받아들였는데요,

2심에서는 우리나라가 원전사고 발생 국가인 일본에 가까이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위험까지 고려한 겁니다.

그래서 일본산 식품에 대해 엄격한 검역조치를 하는 것이 옳다는 한국의 손을 들어 준 거죠.

[앵커]
2015년에 제소했으니깐 거의 4년 정도의 시간을 분쟁해 온 건데요,

이제 최종 판정이 났으니까 더 이상 논란의 여지는 없는 건가요?

[기자]
WTO는 전 회원국이 참석하는 정례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수입 규제 조치가 협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공식 채택했습니다.

규정상 분쟁 당사국에 대해서도 효력을 가지게 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금의 수입 규제 조치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던 만큼 승소 과정을 자료로 남기라는 대통령의 지시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과연 일본이 깨끗이 승복을 할까요?

[기자]
그럴리가없죠.

일본은 WTO 패소 이후에도 계속해서 한국에 수입금지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WTO 2심 판정의 경우는 회원국 전원이 반대하지 않는 이상 그대로 채택되거든요.

사실상 자동채택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분쟁은 한국의 승소로 끝났다고 해야겠죠.

[앵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이러기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일본도 이제 승복을 하고 그만했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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