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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A형 간염 전국 확산…1918년 스페인 독감의 비밀 풀리다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스튜디오에 최소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기자]
앞서 A형 간염이 전국에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원래 A형 간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봄철이긴 하지만, 이번 확산은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신고된 A형 간염 환자가 현재까지 모두 3,671명이라고 하고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4배에 이릅니다.

심지어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전체 A형 간염 환자 수가 2,400여 명이었는데요. 올해는 넉 달 만에 1.5배에 달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난해 발병 수준을 이미 훌쩍 넘긴 건데, 올해는 왜 이렇게 환자가 급증하고 있나요?

[기자]
원인을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보건 당국이 현재 A형 간염 환자들을 조사하고 있는데요,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걸린 이후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최소 2주에서 50일까지 걸립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 원인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앵커]
그런데 A형 간염이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 점이 의아한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올해 발생한 A형 간염 환자의 70% 이상이 30·40대로 집계됐습니다.

30대가 37%로 가장 많고, 40대가 35%로 비슷하게 많습니다, 그리고 20대 13%에 달하고요.

장년층이나 노년층의 발병률은 10% 미만입니다.

[앵커]
확연하게 차이가 나네요.

[기자]
이것은 30, 40대의 A형 간염 항체양성률이 유독 낮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2015년 자료를 보면 당시 20대 가운데 A형 간염 항체를 가진 비율은 12% 정도로 가장 낮고요, 30대는 31% 정도로 두 번째로 낮습니다. 이 때문에 4년이 지난 지금 같은 발병률이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항체 생성이 가운데 30, 40대만 유달리 낮은데, 그 이유가 따로 있나요?

[기자]
요즘 10대나 20대는 대부분 A형 간염 예방 접종을 받는데요, 이와 달리 옛날에는 예방 접종을 많이 받지 않았습니다.

당시 중장년층과 노년층 역시 예방 접종은 받지 않았지만요, 과거 우리나라 위생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요, 사람들이 어릴 때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렇게 어릴 적 A형 간염을 앓고 나면 항체가 생깁니다. 다시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방어할 수 있게 된 거죠.

하지만 위생상태가 개선되면서 1970년 이후 출생자들은 어릴 때 A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젊은 층은 예방접종으로, 노년층은 어릴 적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험으로 항체가 생겼지만, 지금 30~40대는 항체가 많이 형성되지 않은 거죠.

[앵커]
그 이유 때문에 중간에 공백이 생겼던 거군요. 그럼 요즘 30, 40대는 예방 접종을 지금이라도 받는 게 좋겠네요?

[기자]
네, 보건 당국은 만 30살 미만은 백신을 접종하기를 권하고 있고요, 30살 이상이라면 백신 투여 전에 검사를 받아서 항체가 아직 없다고 나온 경우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장합니다.

A형 간염 백신은 두 번에 걸쳐 접종해야 하는데요, 2차 접종 후에는 항체가 생길 확률이 거의 100%라고 합니다. 그래서 접종 후 항체 검사는 필요 없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30~40대는 예방접종을 반드시 하는 게 좋겠고요, 그런데 A형 간염, 안 걸리는 게 최선이라고 들었습니다. 치료제가 없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직 A형 간염을 치료하는 약은 나와 있지 않은데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성인의 경우 70%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고요, 몇 주에서 몇 개월간 심한 피로감이나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통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후 85%는 자연스럽게 회복이 된다고 하는데, 심한 경우 전염성 간염으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A형 간염은 예방이 더욱 중요합니다.

A형 간염은 B형 C형과는 다르게 혈액이 아닌 타액으로도 전염됩니다. 따라서 술자리에서 술잔을 돌려 마실 경우 전염의 위험이 있고요, 화장실에 다녀온 후 손을 씻지 않을 A형간염 환자와 접촉했을 경우 손을 통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손을 씻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을 섭취해 감염될 수 있으니까 물도 끓여 먹어야 합니다.

[앵커]
손 씻기, 잔 돌리기, 그리고 탕 같은 거 먹을 때 같이 먹는 경우 많잖아요. 그럴 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제 두 번째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기자]
앞서서는 현재 유행하는 전염병인 A형 간염을 알아봤는데요,

두 번째로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전 세계를 휩쓸었던 질병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바로 스페인 독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앵커]
스페인 독감, 20세기 초에 발병해서 정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망자를 냈던 전염병이잖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스페인 독감은 세계적으로 5,000만 명 이상의 사상자를 기록한 역대 최악의 질병으로 기록됐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인구의 4분의 1에서 절반까지 감염됐다는 분석이 있고요, 14만여 명 또는 그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14만여 명 이상이요.

[기자]
스페인 독감이 유행한 게 1918년이거든요, 바로 이듬해 우리나라 독립운동이 있었죠. 스페인 독감이 3.1 운동에도 영향을 줬을 거라는 분석이 있는데요.

독감 유행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속출했지만, 당시 조선총독부는 적절한 방역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고요, 오히려 독감 유행에 따른 피해를 한국인 탓으로 돌렸다고 합니다.

당시 매일신보 1918년 11월 3일 자에 따르면 경무총감부 위생과 관계자가요, "독감으로 특히 한국인이 많이 죽는 이유가 무모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한국인들의 치료 방법에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에 한국인들은 절망감을 넘어 분노까지 느꼈을 것이라면서 1918년 독감이 3.1 운동의 한 도화선이 되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정말 분노할 만하네요, 지금 저희가 들어도 굉장히 화가 나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14만 명이 사망했다고 하니까 정말 엄청난 숫자인데, 지금이면 의학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아니겠지만요.

그런데 100년이 지난 이 시점에 스페인 독감 소식을 들고 나온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국내 연구진이 스페인 독감이 왜 유독 사망자를 많이 냈는지 그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앵커]
국내 연구진이 그 이유를 밝혀냈다고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기자]
스페인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종류는 굉장히 많습니다. 항원 모양에 따라서 140여 가지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됐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하나일 뿐인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가 그렇게 독했는지 살펴보면요,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 유전자의 특정한 부분에 생긴 돌연변이 2개가 원인이었습니다.

유전자 이름은 PB1-F2라는 곳인데요, 원래는 우리 인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저항하기 위해 항바이러스 물질을 분비하거든요.

그런데 여기 돌연변이가 생긴 바이러스는 우리 몸이 이런 물질을 뿜지 못하게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인체는 항바이러스 작용을 못 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한 겁니다.

이 때문에 스페인 독감이 치료도 어렵고, 전염성도 강했던 것입니다.

[앵커]
그 'PB1-F2'라는 바이러스요, 이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했다고 한다면, 다른 독감 바이러스도 그 부분에 돌연변이가 생긴다면, 큰 위협일 될 수 있다는 뜻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PB1-F2'는 대부분의 독감 바이러스가 갖고있는 유전자인데요. 근데 여기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되는지 연구진의 자세한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김균환 /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 해가 없던 바이러스들도 스페인 독감에서 나타났던 그 부분에 두 군데 돌연변이를 (유발)시키니까 이것도 굉장히 독한 바이러스로 돌변했다는 증거를 실험실에서 만들어냈거든요.]


[기자]
이번 발견으로 위험한 독감 바이러스가 나왔을 때도 도움이 될 거라고 하는데요.

스페인 독감처럼 맹독한 바이러스가 언제 생겨날지 모르지만요, 이제는 그 독감 바이러스를 관찰해서 특정 위치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면요, 이게 앞으로 굉장히 잘 퍼지고 사상자를 많이 낼 수 있는 위험한 바이러스라는 것을 사전에 알 수 있고요

또 더 중요한 것은요, 바이러스의 맹독성을 없애는 목표 부위를 찾았다는 겁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고위험성 바이러스의 약물을 개발하는데도 한 발짝 나아갔다는 데에 이번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원인을 찾아냈고, 목표 부위를 찾아냈다니까, 앞으로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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