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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작다고 무시하면 안 돼…벌·물고기·모기의 놀라운 능력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소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 준비하셨나요?

[기자]
최근에 모기의 청력에 대한 이색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모기의 청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겁니다. 심지어 특정 파장에서는 모기의 청력이 사람보다도 좋았다고 합니다.

[앵커]
특정 파장에서는 사람보다도 청력이 좋았다고요. 일단 저는 모기의 청력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계속 설명해주시죠.

[기자]
이번 발견이 놀라운 건 모기의 귀의 구조 때문인데요. 사람의 귀나 대부분 소리를 잘 듣는 동물의 귀에 고막이 있습니다. 고막은 소리를 진동으로 바꿈으로써 우리 귀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런데 모기는 고막이 없거든요, 모기는 털이 수북한 더듬이로 소리를 듣는데요, 기존엔 더듬이 귀를 가진 곤충은 주변 30cm 이내의 소리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학설이었습니다.

[앵커]
그럼 기존 학계의 믿음이 깨진 건데요. 그러면 모기의 청력은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모기는 사람의 말소리를 10m 밖에서까지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듬이에 난 수많은 털이 진동하며 소리를 전달한다고 알려졌는데요. 특정 파장에 더 민감했습니다. 예를 들면 수컷 모기는 암컷 모기의 날갯짓 소리와 일치하는 파장에 민감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 민감도 범위가 150~500㎐라고 합니다. 우연히 사람의 목소리 영역의 일부와 일치하는데요. 또 모기는 크기가 30㏈ 이상인 소리를 10m 밖에서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사람의 평소 대화 소리, 그러니까 지금 제 목소리 정도의 소리는 10m 밖에서 충분히 듣는다는 얘깁니다. 연구진은 방의 크기가 10m였을 뿐 방이 더 넓었다면 모기는 그 이상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나와 있는 기존 스피커나 보청기는 고막을 본떠서 설계되었는데요. 연구진은 앞으로 이런 더듬이를 본뜬 새로운 형태의 스피커나 보청기 같은 것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모기 말고도 작은 동물들의 재능이 주목받고 있다고요,

[기자]
또 다른 특별한 재능의 주인공은 바로 벌인데요, 최근 꿀벌이 간단한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꿀벌들이 숫자라는 개념을 이해할 뿐 아니라 덧셈이나 뺄셈까지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작은 꿀벌이 숫자를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덧셈과 뺄셈까지 한다고요, 이걸 어떻게 알아냈나요?

[기자]
이번 연구는 호주 연구진의 실험내용인데요, 이 연구진이 꿀벌에게 덧셈과 뺄셈을 가르쳐봤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기호를 가르친 건 아니고요, 파란색은 덧셈을, 노란색은 뺄셈을 의미한다고 가르친 겁니다.

예를 들어 꿀벌을 Y자 모양의 미로에 풀어준 다음 노란색 도형 세 개를 보여줍니다. 한쪽 끝에는 도형 두 개, 한쪽 끝에는 도형 세 개를 놓은 겁니다.

그리고 꿀벌이 두 개 쪽으로 가면 설탕을 주고, 세 개 쪽으로 가면 쓴맛이 나는 퀴닌을 준 겁니다. 연구진은 도형을 한 개부터 다섯 개까지 바꿔가며 꿀벌들을 훈련 시켰는데요,

꿀벌 한 마리가 이 규칙을 전부 익히는 데 약 100번의 훈련이 필요했다고 하고요, 시간은 4시간에서 7시간이 걸렸다고 합디다.

그 결과 노란색 도형을 보여줬을 때는 대부분 꿀벌이 그 도형 수보다 적은 도형이 있는 곳으로 갔다고 하고요. 그리고 파란색 도형을 보여줬더니 대부분이 도형이 더 많이 들어있는 쪽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물론 좌우도 여러 번 바꿔도 결과는 똑같았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총 몇 마리를 데리고 실험했나요?

[기자]
연구진은 총 14마리의 꿀벌을 대상으로 이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정답률은 63~72% 정도였다고 합니다.

[앵커]
그 정도면 높은 확률인데, 단순히 우연이라고 볼 수는 없겠네요,

[기자]
또한, 꿀벌은 1에서 5라는 숫자가 대소 차이뿐 아니라 0이라는 개념도 이해했다고 하는데요, 연구진은 아무것도 없는 그림판과 도형이 있는 그림판을 함께 제시하고, 0을 선택하면 설탕을 주는 훈련을 했을 때. 그 결과 꿀벌들을 약 64%의 확률로 아무것도 없는 그림판을 선택했고요,

반대로 도형이 더 많이 들어 있는 쪽을 선택하도록 훈련해봤는데요, 이때는 꿀벌들은 하나라도 도형이 있는 곳을 가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앵커]
0의 개념까지 이해했다니 몰랐던 부분인데요. 그러면 원래 동물이 수의 개념을 가지고 있나요?

[기자]
지금까지 수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고 알려졌던 동물은 극히 적었는데요, 이 가운데는 사람 등 영장류 외에 앵무새나 코끼리 등이 속합니다.

그런데 이 동물들은 대부분 뇌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계인 뉴런 수가 많았습니다. 인간 뇌에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있는 반면에, 꿀벌에겐 약 100만 개의 뉴런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뇌 크기가 작은 꿀벌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고 하니까 놀라운 겁니다. 특히 덧셈이나 뺄셈은 장단기 기억을 모두 사용하는 문제라서 더욱 놀라운 겁니다. 규칙을 장기 기억에 저장한 상태로, 주어진 숫자를 단기 기억력을 이용해서 계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앞서 모기에 대해서는 더듬이의 능력을 보청기 등 쪽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꿀벌의 능력도 도움이 될 만한 분야가 있나요?

[기자]
매우 흥미로운 건 이런 꿀벌의 계산 능력을 이해하면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보기보다 간단한 구조로 복잡한 연산을 처리하는 방법을 꿀벌에게서 알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계산을 간단하게 처리하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면 통찰력을 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앵커]
꿀벌의 연산 처리 능력을 이용한 컴퓨터, 어떤 모습일지 기대됩니다. 또 모기와 꿀벌에 이어서 놀라운 능력을 지닌 동물이 있다고요?

[기자]
또 다른 주인공은 작은 물고기입니다. 독일과 일본 공동 연구팀이 최근에 '청줄청소놀래기'라는 작은 물고기가 거울 속 자신을 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물고기는 몸에 붙은 기생충을 제거하는 습성이 있어서 '바다의 청소부'라고 불리는데요, 연구팀은 거울이 설치된 수조에 이 물고기를 넣고 행동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물고기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처음 며칠간 다른 개체로 인식하는 듯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다가, 닷새가 지나자 자신을 알아보는 것처럼 거울을 계속 응시했다고 합니다.

[앵커]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것 같은데, 이 실험 역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나요?

[기자]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추측이 나왔었는데요. 심지어는 물고기 목 부위에 기생충과 비슷한 표시를 해놨더니 10마리 중 9마리가 거울을 통해 모습을 확인하고 기생충을 털어내기 위한 동작을 보였다고 합니다.

[앵커]
거울을 보고 기생충을 털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고요? 그러면 거울을 확실히 인식하는 것 같은데, 그럼 물고기가 자아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될까요?

[기자]
일단 이건 논란의 소지가 있는데요. 이런 실험은 동물행동학에서는 '거울 실험'이라고 부르면서 거울 실험을 통과한 동물은 자아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곤 합니다.

사람 이외에 침팬지 등 유인원을 비롯해 코끼리, 돌고래, 까치 등 소수가 거울 실험을 통과했는데요. 이 대열에 작은 물고기가 들어섰다는 게 매우 흥미롭다는 겁니다.

다만 과학자들은 이 실험 자체는 흥미롭지만, 해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잘못하면 동물의 자아 인식에 대한 흑백논리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자아 인식은 매우 복잡한 문제라며 이런 간단한 OX 테스트처럼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좀 더 많은 실험을 통해서 여러 차원의 자아 인식 단계를 결정할 수 있고, 물고기가 명확히 어떤 차원에 속하는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앵커]
꿀벌과 물고기 같은 작은 동물들이 계산도 하고 거울을 통해 자기 모습을 본다고 하니깐 우리가 인간에 빗대서 이런 작은 동물을 그냥 열등하게만 바라봤던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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