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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범죄 원인…분노조절장애?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과학기자의 눈으로 깊이 있게 바라보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이혜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첫 소식은 어떤 걸 준비하셨나요?

[인터뷰]
네, 오늘 첫 소식은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앵커]
국민 청원이 백만에 육박할 정도인데요. 피의자의 얼굴이 공개됐죠?

[인터뷰]
네 맞습니다. 잔혹한 범죄자라는 점, 또한 범인이 확실한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해서 관련 법에 따라 신상 공개를 결정한 겁니다.

[앵커]
지금 쟁점 가운데 하나가 피의자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면서 경찰에 진단서 제출했고 그래서 한 달간의 정신 감정을 받기로 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두고 '분노조절장애'로 분석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일단 우울증이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는지는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 사전에 범행을 준비했는지에 대한 여부도 살펴봐야 하긴 하지만요.

서비스가 불친절하다는 단순한 이유로 이런 극단적인, 그리고 극악한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분노조절장애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는 사소한 문제에도 화를 참지 못하고 그대로 표출하는 질병인데요. 과도한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가슴 속에 화가 과도하게 쌓여 있으면 이것이 잠재되어 있다가 감정을 자극하는 상황이 생기면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을 말하죠.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인에게서 쉽게 발견되는, '현대인의 질병'으로 불립니다.

[앵커]
'현대인의 질병'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최근 들어 이 분노조절장애에 의한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요, 지난해 발생한 살인사건 가운데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분노 살인'이 4백 건에 달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하루 한 건꼴로 발생한 셈인데요. 분노 조절 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4년 사이 21.3% 급증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요. 남성 중에서도 20대와 30대, 10대가 많았습니다.

[앵커]
흉악한 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봐서는 단순히 넘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분노조절장애도 단계가 있나요?

[인터뷰]
네 방금 말씀드린 내용 중에서 남성 중에서도 20대와 30대, 10대가 많았다는 점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요.

단계별로 보면 충동적으로 분노가 폭발해서 돌발적으로 화를 낸 뒤, 본인의 행동에 대해서 우울감과 죄책감, 후회를 동반하면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로 볼 수 있고요. 그런데 습관적으로 화를 내고 그 뒤 오히려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낀다면 심각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제어가 어려울 정도의 화를 내고 나서도 이를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거나 문제 해결의 정당한 도구로 인식하게 되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겁니다.

관련해서 전문가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전상원 /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본인이 조절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이 잘 안 될뿐더러 분노를 표출해야 일이 잘 해결된다는 경험적인 신념 때문에 분노조절 실패가 타인에게 범죄가 될 거라는 인식조차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앵커]
단순히 이런 증상을 성격이 좀 난폭하다 정도로 치부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증상이 심각하면 반드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렸듯이 분노조절장애가 현대인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일상 속에서도 우리 스스로 화를 좀 다스리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화가 차 있다는 생각이 들면 운동이나 레저를 통해서 건강하게 분노를 표출하는 지혜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평소에 화가 쌓여 있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해소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그럼 다음은 어떤 소식인가요?

[인터뷰]
네,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누기 전에 질문으로 시작할게요. 본 것 같기는 한데 두 앵커는 이어폰 평소에 자주 사용하시나요?

[앵커]
걸어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대부분 하고 있어요.

심각한 질문인 줄 알았는데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네, 저 역시도 이어폰을 출퇴근할 때 늘 이용하는데요.

두 번째로 다뤄볼 내용은 저희가 보도했던 겁니다.

바로, '이어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깨어 있는 시간의 4분의 1 동안 이어폰과 헤드폰을 쓴다.'는 기사와 관련된 내용인데요.

이 기사 접하시고 공감하신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앵커]
저도 제 얘기 같았어요.

길을 가다 보면 대부분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차가 지나다니는 곳에서는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그렇죠. 스마트 폰만 보고 걸어도 차가 오거나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이어폰까지 끼면 더욱 주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죠.

[앵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스몸비'라고 하는 신조어가 떠오르네요.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글자를 딴 말이죠?

스마트폰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걸어 다니는 이들을 말하는 거잖아요.

스마트폰만 봐도 이렇게 주의 신경이 많이 무뎌지는데, 이어폰을 끼면 말할 것도 없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고요.

특히나 이런 사고의 경우 절반 이상이 10대와 20대 등의 젊은 층에서 주로 일어납니다.

그런데 이런 사고의 문제뿐만 아니라 소음 노출로 인한 난청, 즉 소음성 난청의 문제도 심각한데요.

중요한 건 사고와 마찬가지로 젊은 층에서 이런 소음성 난청 문제가 심각하다는 겁니다.

[앵커]
아무래도 젊은 층의 기기 사용 비율이 더 높을 테니까요. 그래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느 정도인가요?

[인터뷰]
2012년 국민건강 영향조사 결과를 보면 12~19세 청소년기의 난청 유병률이 26%나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런 추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해서 미국 20대 가운데 '잘 들린다'고 응답한 4명 중 1명꼴로 소음성 난청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사실 나이가 들면 청력이 더 떨어지게 마련이잖아요.

요즘처럼 기대 수명이 높은 시대에 젊을 때부터 난청이 생긴다면 훗날 문제가 더 심각해지겠어요.

[인터뷰]
맞습니다. 젊었을 때 발병한 소음성 난청 환자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점점 청력 손실이 더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렇게 젊은 시절부터 진행된 난청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데요.

관련해서 전문가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진세 /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난청을 내버려뒀을 때 못 듣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점점 고립되고 자신감을 잃으면서 우울증과 인지기능 장애, 심지어 치매에까지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 학회지의 한 보고에 의하면 고도난청의 경우 치매 발병률이 무려 5배나 증가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앵커]
난청이 인지 기능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하니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인터뷰]
이어폰을 쓰는 게 문제가 아니고요,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소음에 노출되는 시간이 누적될수록
청력에 영향을 주게 되는 건데요.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듣는다고 하면 90㏈ 정도로 보거든요. 이 정도 수준이면 큰 트럭이 지나갈 때 나는 소음과 맞먹는 수준이고요.

그러니까 소리를 줄이거나 한 시간 정도 음악을 들었으면 십분 정도 쉬는 방식으로 건강하게 사용할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저도 점점 커지는 것 같은데 앞으로는 좀 줄여서 듣고 생활 속에서 적당히 듣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분노조절장애부터 이어폰까지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할 것들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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