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제왕에서 '기후 난민'으로…북극곰의 눈물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매주 다양한 동물의 생태를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과학을 찾아보는, 과학관 옆 동물원 시간입니다.

이번 주는 어떤 동물을 만나볼지 기대가 되는데요, 이동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 강력한 한파가 몰아친 뒤에 이제 좀 따뜻해졌다 싶었는데요, 이 기자 뒤에 있는 화면을 보니까 저긴 북극 아닌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추위가 느껴지시나요?

[앵커]
네 다시 추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기자]
오늘은 지구 상에서 가장 추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북극곰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앵커]
얼마 전 저희 방송에 출연했던 YTN 사이언스 유창림 PD가 직접 북극에 다녀오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당시 유 PD가 캐나다 북부 처칠 지역에 가서 북극곰을 직접 만나고 지금 보시는 거와 같은 멋진 영상도 찍어왔었죠.

이곳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라서 비교적 얼음이 빨리 업니다.

그만큼 북극곰들이 꽁꽁 언 얼음을 딛고 바다로 나가서 사냥하기가 쉽겠죠, 그래서 북극곰의 주요 서식지로 꼽히는 곳입니다.

[앵커]
네, 역시나 얼음으로 뒤덮인 아주 추운 지역인데요, 이 외에 북극곰이 사는 곳이 또 있나요?

[기자]
북극곰은 보통 캐나다 외에도 그린란드나 아이슬란드와 같이 해빙이 있는 지역에 주로 사는데요, 북극곰이라는 이름 자체가 라틴어로 '바다 위의 곰'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섬이나 대륙의 해안 지역 또는 북극의 툰드라 지역에 주로 살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겨울만 되면 이렇게 추운데 북극은 정말 춥겠네요.

북극곰이 이렇게 추위를 견디는 데는 나름의 비결이 있겠죠?

[기자]
네, 맞습니다. 북극 지역은 보통 영하 50~60도 정도의 강추위가 이어지는데요, 기온뿐만 아니라 바람도 시속 120km까지 분다고 합니다.

하지만 북극곰의 몸은 단열성이 뛰어나서 체온 손실이 거의 없습니다.

[앵커]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요?

[기자]
먼저 북극곰의 피부 아래에는 지방층이 10cm 가까이 있는데요, 체온 유지는 물론이고 겨울철 에너지원으로도 이 지방을 쓰게 됩니다.

그야말로 몸 자체가 외투를 겹겹이 껴입고 있는 셈이죠.

[앵커]
아, 저는 먼저 털을 떠올렸는데 피부 자체가 체온을 유지하는 비결이었네요.

[기자]
네, 물론 털도 당연히 중요합니다. 북극곰의 털은 길이 5cm 정도로 짧지만 아주 촘촘하게 나 있는데요, 이 털의 속이 공기로 차 있어서 보온 기능을 더해줍니다.

또 가장 바깥쪽에는 12cm 길이의 길고 뻣뻣한 털로 덮여있는데, 이 털은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물이 피부에 닿는 것을 막아줍니다.

[앵커]
그렇군요. 피부부터 털까지 이렇게 여러 겹의 보호막이 있으니까 추위를 견딜 수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죠. 또 북극곰의 털이 사실 흰색이 아니라는 이야기 들어보셨어요?

[앵커]
네, 저희도 보도한 적이 있는데요, 사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만 흰색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자]
네, 털 아래에 있는 피부가 검은색이기 때문에 사실은 털도 어두운색이지만, 햇빛에 반사돼서 흰색으로 보이는 것인데요,

이렇게 피부가 검은 이유도 혹시 털 사이로 빛이 들어오면 잘 흡수하기 위해서입니다. 심지어 코가 검은색인 것도 이렇게 아주 적은 햇빛까지도 이용하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앵커]
그렇군요. 북극곰이 추운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적응력을 키워왔는지 알 것 같네요.

이렇게 얼굴을 보면 정말 귀엽고 순수해 보이는데, 사실 북극곰이 굉장히 무서운 동물이잖아요, 특히 사냥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기자]
네, 북극곰이 얼음 위를 달려가는 모습 보신 적 있으시죠?

[앵커]
네, 엄청 빠르고 정말 무섭게 달리던데요?

[기자]
그렇죠. 북극곰은 보통 몸무게가 300kg에 달하지만, 전력질주 할 때는 시속 40km로 아주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북극곰의 발 자체가 마치 설상 신발을 신은 것처럼 되어있기 때문인데요, 발바닥에 작고 단단한 돌기 수백 개가 있어서 미끄러지지 않고 얼음을 단단히 움켜쥘 수 있고요,

두꺼운 발톱이 안쪽으로 구부러져 있는 것도 달릴 때 마찰력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보통 사냥하는 먹잇감은 어떤 동물인가요?

[기자]
북극곰의 가장 주된 먹잇감은 반달무늬 물범입니다.

이 물범은 포유류기 때문에 물속에 살면서 얼음 굴을 통해 공기 호흡을 하는데요, 이때 북극곰이 물범의 움직임을 소리로 포착해서 얼음 굴에 기다리고 있다가 숨을 쉬러 올라오는 물범을 내리쳐서 사냥하게 됩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북극의 무서운 포식자인데요,

그런데 요즘은 이 북극곰이 그야말로 '기후 난민'이 됐다는 소식을 자주 접할 수 있어요.

[기자]
맞습니다. 북극곰은 해빙에 의존해서 살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데요,

최근 온난화가 북극곰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면서 이른바 '기후 난민'이라고까지 불리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영상이 얼마 전 공개됐는데, 먼저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앵커]
힘없이 축 처진 모습이 너무 안타까운데요. 포동포동한 줄 알았는데 마른 모습에 쓰레기통까지 뒤지고 있네요.

아까 우리가 봤던 북극곰과 같은 북극곰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말랐네요.

[기자]
네, 이 영상은 한 달쯤 전에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사진작가이자 해양생물 보호단체 '시 레거시'의 공동 설립자인 폴 니클렌이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입니다.

화면 속 북극곰은 캐나다 배핀 섬에서 발견됐는데요, 금세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죠. 이렇게 바짝 마른 얼굴로 먹잇감을 찾다가 급기야는 쓰레기통까지 뒤지는데요,

영상을 올린 니클렌은 현장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먹이를 먹지 못해 근육이 퇴화하고 힘이 빠진 북극곰의 모습이라면서, 아마 이 곰은 며칠 안에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앵커]
정말 기후변화가 북극곰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이네요.

[기자]
그렇죠.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해빙이 녹아내리고요, 북극곰이 사냥할 수 있는 면적이 작아지면서 먹잇감을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그래서 갈수록 북극곰이 사람이 사는 곳에 기웃거리는 것은 물론이고요, 최근에는 바닷새의 알을 훔쳐먹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합니다.

[앵커]
직접 북극곰을 사냥하지 않아도 사람이 북극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렇게 해빙이 녹아내리면 북극곰의 생명 자체도 위협을 받게 되는데요,

해빙이 줄어들면 헤엄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체력이 떨어지고요, 얼음 위에서 잠깐 쉬려고 하는데 쉴 곳이 없는 거죠.

그래서 물에 빠지거나 해빙이 녹아 떨어져 나가면서 바다 한가운데에 고립돼 죽는 북극곰도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북극곰의 개체 수는 계속해서 줄고 있는데요, 현재 속도라면 100년쯤 뒤에는 전 세계 북극곰 가운데 2만5천여 마리가 멸종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안타깝네요. 우리가 앞서 살펴본 것처럼 북극곰이 오랜 세월 동안 극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꾸준히 진화해 왔는데요, 이제는 사람 때문에 위기를 맞게 된 셈이네요.

네, 앞서 영상으로 만나 본 앙상한 모습의 북극곰이 떠오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데요. 인간의 노력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오늘 북극곰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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