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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레이 사진으로 예술하는 의사, 정태섭 교수

■ 정태섭 / 강남세브란스 영상의학과 교수·대한방사선의학회 학술상

[앵커]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기 얼굴을 평가해 달라는 글을 올리는 일명 '얼평' 문화가 번지고 있는데요. 외모에만 관심이 쏠리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합니다.

이런 때에 내면의 아름다움을 생각해 보게 하는 한 예술가가 있습니다. 이 예술가는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인데요, 몸속을 검사하는 '엑스레이'로 작품을 만드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오늘 <탐구 人>에는'엑스레이 아트' 작가인 강남세브란스 영상의학과 정태섭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 오늘 처음 뵙겠습니다, 그런데 매고 나오신 넥타이가 색소폰인 것 같기도 하고요, 좀 특이한 모양입니다. 어떤 넥타이인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제 작품으로 오늘같이 특별한 날 하고 나오는 넥타이입니다. 한 개만 만들었거든요. 색소폰을 엑스레이로 찍어서 그것을 표현한 겁니다.

[앵커]
엑스레이로 찍은 사진이군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영상의학과에 계시니까 아무래도 엑스레이는 자연스럽게 다루실 거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엑스레이 아트를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제가 영상의학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니까, 사람의 몸을 찍은 엑스레이에서 예쁜 모양들이 보입니다. 특히 하트라든지 그런 것들이 보이거든요.

그래서 1993년부터 그런 그림들을 많이 모아서 사람들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부터 저의 의미를 담은 작품들을 만들어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그럼 작품활동 하신 지가 10여 년 정도 됐다고 보면 되겠네요?

[인터뷰]
네, 이제 10년이 넘었지요.

[앵커]
대단한데요, 엑스레이 아트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니까 아무래도 작품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소개 좀 해주시죠.

[인터뷰]
네, 80여 종 정도 있는데요. 처음으로 <꿈꾸는 카라>를 소개하자면, 2009년 초기 작품인데요.

[앵커]
네, 지금 사진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꽃 카라의 내면이 잘 보이게 찍은 작품입니다. 수술하고 안에 모습이 아롱거리게 보이잖아요. 꼭 유리그릇 안에 비쳐 보이는 것 같아서 심플하면서도 엑스레이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다음은 <꽃의 빅뱅>이라는 작품인데요. 꽃을 이용해 빅뱅을 한 번 표현해 보자고 해서 만들게 된 작품이고요, 이 작품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처음으로 나온 작품이자, 예술과 과학의 융합을 뜻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앵커]
이렇게 꽃을 엑스레이를 통해서 보니까 색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엑스레이를 사진으로 찍으면 되는데, 작품을 보니까 또 다른 작업을 하신 것 같아요. 이런 건 어떻게 하신 건가요?

[인터뷰]
컴퓨터를 이용해서 그 안에 칼날을 넣거나 모양을 약간 변형시켜 줍니다. 그러면 우리 마음에 있는 감성 또는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를 보여줄 수 있게 되죠.

[앵커]
그럼 포토샵 작업을 직접 하시는 거예요?

[인터뷰]
네, 제가 직접 배워서 모든 작업을 제가 직접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꽃이라든지 소재를 구하는 것도, 제가 병원에 있는데 강남 세브란스 병원 가까이 양재 꽃시장이 있거든요. 그래서 직접 구해와서 엑스레이 촬영할 때도 제가 직접 합니다.

오후 4시 정도 되면 외래 환자가 거의 끝나고 환자가 적으니까 그때 꽃을 찍게 되고, 꽃을 찍으면 제가 직접 전압 등을 다 조절합니다. 그다음에 파일을 가져와서 제가 색을 입히고, 컴퓨터 작업을 하는데, 큰 작품은 200시간 정도 걸리기도 합니다.

[앵커]
200시간이면 며칠 밤낮을 새도 열흘 정도 걸린다고 봐야겠네요.

[인터뷰]
병원에서 일하면서 밤낮 새기는 곤란하고요. 주말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까 한 달~ 두 달 정도 걸릴 때가 많습니다.

[앵커]
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요, 우와.

한 작품에 대한 과정이 너무 어렵고 엑스레이 촬영한 것을 또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하니까 우리가 사진을 찍듯이 하는 게 아니라 엑스레이라는 게 어떤 장치가 필요하고, 그걸 가지고 포토샵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어려우셨나요?

[인터뷰]
제가 처음 할 때 저보다 먼저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책이 있나, 아니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족보라는 것도 없었잖아요. 저 나름대로 시행착오를 겪어 나가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지고 있는 것을 찍어봐야 하거든요.

특히 어려움을 겪었던 건 어떤 게 잘 나오는지, 어떤 게 잘 안 나오는지를 모릅니다. 예를 들어서 고구마나 감자를 찍으면 시커먼 덩어리로 보이죠. 달걀도 흰자와 노른자가 비슷한 밀도거든요. 그러니까 구분이 안 돼요. 우리가 보면 흰자와 노른자로 보여도 엑스레이는 구별을 못 하거든요.

그러니까 봉오리 꽃은 덩어리로 나오는데, 좀 피면 그 안에 공기가 들어가니까 밀도 차이가 생겨서 내부에 있는 수술이라든지 암술이 잘 보이게 됩니다.

[앵커]
그래서 이렇게 여러 가지 작품 활동을 하셨는데요. 제가 듣기로는 엑스레이 아트 말고도, 선생님께서 굉장히 다양한 취미 활동을 가지고 계시다고 합니다. 어떤 취미들이 있으신지 소개 좀 해주시죠!

[인터뷰]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모으는 것도 많이 하고 만들기도 잘하고요. 어렸을 때 앰프라든지 전축은 제 손으로 다 만들어서 아르바이트해서 팔기도 했습니다.

그걸 판 돈으로는 화폐수집도 하고, 요즘 와서는 옛날 엑스레이 기계라든지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인, 처음 발명된 것들을 모아서 이번에 연세의대에 동은의학박물관에 다 기증도 했습니다. 1년 반 정도 지나면 은퇴를 하고 정년퇴직하거든요. 그 전에 다 모아서 정리해서 저를 따라 배우는 후배들이라든지 학생들에게 좋은 지침이 되게 박물관에 기증했지요.

[앵커]
교수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열정이 젊은 사람 못지않다, 넘어선다는 느낌까지 받는데, 사실 평상시에 다양한 활동도 하시다 보면 주변에서 괴짜 같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이런 삶을 추구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저 자신이 괴짜죠, 어려서부터 아버지께 교육을 받기로는 '남들 하는 걸 따라 하지 마라, 너 스스로 무언가 새로운 걸 해봐라'라는 교육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어릴 때 사진을 봤는데, 6살 때 태양의 흑점을 관측하는 사진을 찾았어요.

[앵커]
6살 때부터요?

[인터뷰]
아버지께서 저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그런 경험을 많이 하게 했습니다.

[앵커]
지금 나오고 있네요. 저 꼬마 아이가 이렇게 크신 건가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저 가운 입은 사람이 저입니다.

그때 그 생각이 나서 병원에서 망원경을 세워놓고 아이들, 특히 소아과에 있는 어린아이들을 불러서 별도 보여주고, 꿈을 갖고 희망을 품으라고 그런 시간을 만들고 저렇게 한 게 13년이 됐습니다.

[앵커]
최근 교수님이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어떤 괴짜 활동을 하실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엑스레이 아트를 시작하신 지 10여 년 정도면 시작한 게 50세가 넘으셨을 때 아닌가요?

[인터뷰]
네, 53살 때부터 했습니다.

[앵커]
그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실 정도면 앞으로 어떤 활동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실지도 기대가 되거든요. 앞으로 어떤 계획 가지고 계시는가요?

[인터뷰]
지금 아트, 예술을 하는 것은 굉장히 범위가 넓습니다. 그래서 더 키워나가야죠. 예를 들어 인상파도 처음에 할 때는 상당히 무시당했지만, 그다음에 점점 키우니까 인정을 많이 받았거든요. 엑스레이 아트도 앞으로 점점 발전해서 사람들에게 훌륭한 예술의 한 분야가 되도록 키워나가도록 하는 게 제 꿈입니다.

[앵커]
엑스레이로 본 세상. 지금 이 사진이 저희 뒤에도 나와 있는데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뭔가 남이 하지 않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호기심이 필요하고, 그 실천까지 할 수 있는 용기까지 필요하겠단 생각을 하면서 지금까지 강남세브란스 영상의학과 정태섭 교수와 함께 여러 가지 교훈을 얻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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