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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북] 너도 모르는 네 맘 나는 알지

[앵커]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시기를 일컬어 '사춘기'라고 하죠.

'봄을 생각하는 때'라는 낭만적인 뜻이 담겨 있지만, 이 시기에 청소년들은 몸과 마음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오늘 '사이언스앤 북' 에서는 사춘기에 찾아오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낸 책을 만나보겠습니다.

바로 '너도 모르는 네 맘, 나는 알지'의 저자 안태일 교사, 스튜디오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너도 모르는 네 맘, 나는 알지', 제목에서부터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강렬한 메시지가 느껴지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인터뷰]

그 동안 아이들에게 해 오던, 훈화들을 모은 책입니다.

'가장 보통의 아이들에게 가장 보통의 선생님이 들려주는 훈화 책', 이게 책의 방향이었어요.

사실 아이들과 상담과 소통을 하다보면, 두 그룹의 아이들에게 집중하게 돼요.

선택지만 나열해 주면 되는 상위 10퍼센트의 아이들. 그리고 반대편에, 깊은 고민을 가진 아이들. 그런데 나머지 가장 보통의 아이들 80퍼센의 아이들은, 소통과 상담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었어요.

자기 고민이 무엇인지 아는 아이들은 알아서 그것과 관련된 글을 검색하거나, 관련 책을 찾아 읽어요.

하지만 보통의 아이들은 이유 없이 짜증이 나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전혀 모르는, 자기 감정과 고민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조차 모르는 아이들의 마음을 선생님인 내가 들려줘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제목을 이렇게 짓게 되었어요.

[앵커]

우리가 흔히 사춘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청소년들이 마음의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에 접어든 학생들은 주로 어떤 고민들을 하게 되나요?

[인터뷰]

해마다 나오는 통계를 봤을 때 아이들의 가장 큰 고민들은 진로와 성적, 외모, 그리고 부모님이 압도적으로 높아요.

그래서 책의 챕터도 나, 공부와 진로, 이해하기로 나눴고요.

고민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세상 바라보기' 챕터도 추가했습니다.

사춘기를 뭐라 불러야 하는지에 대한 학술적인 정의는 이미 있겠지요.

그러나 제가 생각한 사춘기란, 자기 주체성에 대한 갈증과 두려움의 시기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의 고민은 거기에서 시작하죠.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나를 둘러싼 환경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경험이 적기 때문에 그 갈증과 두려움이 커진다고 봐요.

자기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훈련을, 경험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고민이 깊어간다고 봐요.

진로 고민과 성적이 가장 대표적인 거죠.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적죠.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것을 학교 성적 잣대에만 기대왔으니 성적을 넘어선 인생을 결정해야 하는, 정말 자기 주체적인 결정을 해야 하는 진로 탐색 과정에서 많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고 봅니다.

[앵커]

우리나라 학생들은 특히 '학업'에 대해서 갖고 있는 중압감이 상당하잖아요.

'수포자'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수학을 포기하거나, 대학 진학을 두고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조언을 하고 계신가요?

[인터뷰]

아이들이 많이 질문해요.

수학을 왜 배우느냐, 대학을 왜 가야 되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같아요.

'안 해도 되고, 안가도 된다. 수학 없이도 살 수 있는 삶이 있고,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되는 삶이 있다. 그 삶 모두 분명한 가치가 있는 삶이다. 만약 수학없어도 되는 직업이나, 대학을 가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직업에 대한 귀천 의식이 있다면, 그건 너희 잘못도 아니고, 우리가 고쳐 놔야할 우리 사회 안 좋은 모습'이라고 말해줘요.

수학에 대한 중압감에 빠진 아이들이나, 대학 입시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근본적인 원인은 같다고 봐요.

수학은 입시에서 변별력이 매우 높은 과목이죠.

수학을 못한다는 것은, 원하는 대학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것을 아이들도 알게 돼요.

거기에서, 아이들은 패배감을 느끼게 되죠.

결국, 이 부담감을 해결해 나가려면 단순히 '중학교 수학부터 다시 시작해라, 그래도 공부 열심히 해라'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주고 필요하다면 공부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그리고 우리가 사는 사회가 어떻게 하면 '남 피해만 주지 않으면 어떤 삶을 살아도 행복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합니다.

[앵커]

사춘기는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 시기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춘기를 잘 보내려면 어떤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까요?

[인터뷰]

사춘기에는 자기를 돌아보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많아야 해요.

눈에 보이는 대로, 감각적으로만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느낌을 쓰라고 얘기 줍니다.

생각은 가만 놔두면 자꾸만 더 커져가니까 일단 적고, 정말 친한 친구들하고 서로 보고 소통하는게 중요해요.

좋은 글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다소 호흡이 긴 것도 좋고요.

제 책을 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요?

[앵커]

이 책의 독특한 점 중에 하나가 문체가 아닐까 싶은데요.

마치 인생의 선배가 이야기 해주는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이 책이 발표된 후에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인터뷰]

아이들에게 힐링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 맨토링 책은 이미 많이 있었죠.

사실, 청소년들의 한국어 실력이, 많이 떨어져요.

단어 이해력도 고민할 거리이지만 문장 구조가 복잡해지거나 길어지면 한국어 독해를 잘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쉼표를 사정없이 찍어 보자. 여기서 이 문장이 끝난다. 이렇게 우리가 말하다가 한 번씩 쉬는 것처럼 해보자'고 했어요.

에디터님과 호흡이 참 잘 맞았는데 '문법 포기하자. 맞춤법만 볼테니까. 그대로 써라. 그게 선생님 색깔이다' 라고 응원해주셨어요.

주변 반응은, 삽화를 그려주신 신의철 작가님이 워낙 유명한 만화가여서 어떻게 섭외했는지 궁금해하신 분이 많이 계셨어요.

그리고 청소년, 초등학생들이 쉽게 잘 읽혔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청소년 정신과에서 근무하시던 분에게 메일이 왔었는데, 담당하는 중학생이 다른 책은 절대로 읽지 않았는데 제 책을 다 읽고 마음을 조금씩 열었다고 하더라고요.

행복했어요.

[앵커]

선생님은 학생들은 물론, 같은 교사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노력해오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UCC 시리즈'부터 '팟 캐스트' 방송까지, 지금까지 선생님께서 해 오신 활동과 또 그로 인해 변화된 점이 궁금하네요.

[인터뷰]

처음에 조인성 씨가 주연한 '발리에서 생긴 일'을 패러디해서 '출제해서 생긴 일'이라는 영상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선생님들의 고민을 나누는 팟캐스트를 만들다가, 그 과정의 연장선에서 애들하고 방송 형식으로 대화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냥 아이와 마주 앉으면, 사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막막하거든요.

'그래, 음. 잘 지내지. 네. 음. 그래.' 이렇게 되는데, 마이크를 서로 하나씩 잡고 있으면, 집중해서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 하고, 더 좋은 것은 어쨌든 마이크가 앞에 있고 레코딩 시간은 흘러가고 있으니 어떻게든 말은 해야 할 것 같은 묘한 분위기가 조성 돼요.

그 변화 과정을 방송에서 다큐멘터리로 만들기도 했었죠.

지금은 팟캐스트 형식을 굳이 쓰지 않아도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자세, 요령, 관찰력이 엄청 좋아졌어요.

그리고 제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소통 노하우를 공유하게 되었고요.

사실 변화한건 아이들이나 다른 선생님들이 아니라 저 자신이었죠.

[앵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서 바라는 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죠.

[인터뷰]

제가 책을 통해 제시한 고민 해결 방법이 때론 조금 틀리거나 다르더라도, 청소년들에게 '아, 이렇게 내 고민을 누군가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주고 있구나', 그런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함께한다는 기분, 힐링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진로 책을 읽기 전에 읽어야 할 진로 책'이라는 가제로 책을 집필 중입니다.

이번 책과 같은 문제의식과 방향을 공유하고 있어요.

단순히 직업 탐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고 삶에 대한 자세를 가지고, 그리고 우리가 나갈 사회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진짜 진로 탐색의 시작이라는 것이 주제고요.

또 라디오 방송에서 학교 교실 이야기를 학부모님들에게 들려 드리는 코너에 출연 중인데요.

기회가 되면, 청소년들의 고민을 직접 나누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습니다.

[앵커]

삶에 대한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고, 나 자신과 사회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진로 탐색의 시작이라는 말씀이 와 닿네요.

앞으로 발표하실 도서도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너도 모르는 네 맘, 나는 알지'의 저자, 안태일 교사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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