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과학의 달인] 전립선암 관련 마이크로RNA 검출 기술 개발


■ 최낙원 / KIST 뇌융합기술연구단 단장

[앵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전립선암 검사할 때 혈액검사보다 오진을 줄이고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검출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전립선암 진단의 임상적 활용을 기대할 수 있는 전립선암 관련 마이크로RNA 검출 기술을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융합기술연구단 최낙원 단장을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단장님 어서 오세요.

[인터뷰]
네, 안녕하세요.

[앵커]
소변에서 아주 짧은 유전자 조각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로RNA를 검출해서 전립선암을 진단한다는 얘기인데요, 이게 어떤 기술인지, 말이 좀 어렵거든요.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짧게 말씀드리면 앵커분들께서 말씀하신 대로 전립선암을 소변으로부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인데요. 기존의 마이크로 RNA가 머리카락 두께보다 천분의 일보다 더 작은 엑소좀이라고 하는 곳에 그 안에 마이크로RNA가 들어있습니다. 전립선암 정보를 갖고 있는 거라서요. 그걸 가지고 정밀도도 높일 수 있고 필요 없는 혈액 채혈까지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은, 전립선암을 진단하기 위해서 아직까지도 1차적으로 무조건 PSA라고 하는 혈액 내 전립선 특이 항원을 측정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 PSA라는 것이 단순히 전립선 암 환자에게만 많이 있는 것 이 아니라 전립선 비대증이나, 전립선 염 환자에게도 많이 있다는 것인데요. 임상적으로 최종적인 확진을 위해서는 잠재적 환자의 조직을 떼어내어 병리학 검사를 반드시 거치다 보니, 불필요한 검사를 거처야 되는 경우가 있게 됩니다. 추가적으로, 피를 뽑기 위해서는 당연히 간호사와 같은 보건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앵커]
저희가 생각을 해봤을 때, 소변검사가 훨씬 편리한 건 확실한데, 과연 피검사보다 정밀도가 높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가요?

[인터뷰]
저희 연구 결과상으로만 보면은, 오히려 정밀도가 더 뛰어납니다. 기존 PSA 검사의 경우 민감도 90% 기준 30%의 특이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저희는 이보다 약 2.2배 높은 68%의 특이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장점을 보이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먼저 기존 PSA 검사의 경우 PSA의 농도 하나만을 보고 전립선암을 진단해야 하는데, 저희는 두 종류의 마이크로RNA 세트의 농도를 동시에 보고 이를 진단에 활용하였습니다. 게다가 마이크로RNA 농도를 확인할 때 신호를 증폭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는데, 이 덕분에 소변 안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마이크로RNA를 보다 수월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소변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하는 건데도 혈액검사보다 더 정밀도가 높다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요. 이 밖의 또 다른 장점이 있을까요?

[인터뷰]
네, PSA와 저희가 개발한 기술 모두 1차 적인 검사 방법으로, 역시 최종적으로는 조직 검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존의 검사법을 통해 선정한 조직 검사 대상 100명 중 70명이 불필요한 조직 검사를 겪어야 했다면, 저희의 기술은 검사 대상 집단을 더 정밀하게 선정할 수 있어 약 32명 만이 실제 조직검사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맥락에서 환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데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 드리면, 혈액 내 PSA 농도가 높아 전립선암이 의심되는 경우에 1박 2일 입원하면서 시술을 받게 됩니다. 시술은 국소 마취를 한 후 항문을 통해 작은 초음파 기기에 붙어있는 가느다란 바늘로 열 군데 이상을 떼어내어 병리학 검사를 하게 되는데요, 시술 자체는 전문의가 시행하여 30분 정도면 끝나지만, 1박 2일 동안 입원을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통증, 혈뇨, 혈변이 2~3일 정도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기존 검사법 결과를 바탕으로는 이런 조직 생검을 받으셔야 했던 분들의 숫자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검사 대상 집단을 더 정밀하게 선정할 수 있어 오진을 줄이고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런데 마이크로 RNA와 엑소좀이라는 게 생소한 단어인데 무엇인지 좀 쉽게 설명해주신다면요.

[인터뷰]
쉽게 말하자면, 엑소좀은 세포가 보내는 택배 상자이고, 그 택배 상자의 크기가 머리카락 크기의 천 분의 일 보다 작은. 아주 작은 상자인데, 전립선암 정보라고 말씀드린 유전자 조각, 마이크로RNA는 그 택배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택배 내용물이라고 보면 될 거 같고요.

우리가 말과 글로 다른 사람과 정보를 교환하는 것처럼 세포도 다른 세포와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는데요. 엑소좀이란 이러한 세포와 세포 사이의 정보 교환을 위한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는 세포 유래 물질입니다. 이러한 엑소좀은 사람의 혈액, 소변, 침, 눈물 등 다양한 체액에 존재하며 안에는 DNA, RNA, 단백질 등 원래 세포의 상태와 정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전립선암 또는 다른 전립선 질환을 검사할 때 소변으로 검사한 사례가 있나요?

[인터뷰]
적어도 전립선암 진단에서는 관련 기술들이 아직은 연구 단계에 머물러있고, 상용화되거나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검사법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도 전립선암의 확진은 조직 생검을 통해서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1차 검사로서 혈액 내 PSA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소변 내 전립선암 특이적인 마커(지표)가 아직은 학문적으로 임상의학적으로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립선 질환 중 전립선염의 경우는 소변 검사를 통해 세균이 많이 늘어났는지, 염증이 생겨 백혈구 숫자가 많이 늘어났는지를 확인하여 진단한다고 합니다. 전립선이 비대하게 커져 요도가 좁아지고 이로 인해 다양한 배뇨 증상이 생기게 되는데, 이때에도 소변 검사는 1차 검사로서 필수적으로 시행한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전립선 비대증 진단에도 적용될 수 있나요?

[인터뷰]
네, 원론적으로는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만, 전립선 비대증의 경우 앞서 말씀 드린 대로 1차적으로 소변 검사를 하기도 하고, 그 외에도 직장 수지 검사라 하여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촉진을 한다든지, 작은 초음파 기기를 넣어 전립선의 크기와 이상 소견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저희 기술이 전립선 비대증 진단의 기존 검사 대체법으로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일종의 플랫폼이라서 전립선 질환 외에 다른 여러 질환과 관련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마커를 파악한다면, 다른 조직의 암, 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진단하는 데에 응용될 수 있습니다.

[앵커]
환자 입장에서는 훨씬 편리하고 정확도도 높기 때문에 획기적인 기술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자, 의학계 반응도 궁금합니다. 이 기술을 논문이라든지 다른 곳에 소개한 적이 있나요?

[인터뷰]
저희 기술은 작년에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라는 국제 학술지에 발표를 했습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했을 것이라 생각하는 논문 심사 위원분들은 1mL가 채 안 되는 아주 적은 양의 소변에서 엑소좀 안에 들어 있는 마이크로RNA를 검출할 수 있는 신호 증폭 기술을 높게 평가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환자 소변 샘플을 제공해주시고, 공저자로 참여하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 심지성, 강성구 교수님들께서도 결과를 보시고 임상적으로 활용 가치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여주셨어요.

[앵커]
새 검진 기술이 학술지 발표에도 올라갔는데, 그럼, 앞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남아있나요?

[인터뷰]
사실 저희가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할 때 사용한 환자 샘플 숫자는 상용화를 위한 추가 검증을 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일단, 코호트라고 불리는 환자 샘플 수가 훨씬 더 많은 숫자를 가지고 저희가 개발한 기술의 검증을 통해서 이게 정말 임상현장에서 쓸 수 있다는 것을 검증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여러 가지 획기적인 기술에 대해서 설명을 들어봤는데, 이게 상용화되면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거든요. 어떤 게 달라질 것 같습니까?

[인터뷰]
저희 기술은 전립선암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데 쓰이는 기술은 아니므로, 환자분들의 고충을 해결하는데 바로 와 닿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일, 생활 습관 변화로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전립선암을 포함하는 관련 질환을 겪는 남성분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므로, 앞단에서 조기 진단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정말 치료가 필요한 환자분들에게 의료진들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상용화된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결과적으로 불필요했지만,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는 조직 생검을 받지 않아도 된다든지, 병원에 내원하여 보건 전문 인력을 통해 혈액 채취를 하고 PSA 검사를 시행하지 않아도 된다든지 하는 잠재적 환자의 관점에서 편의성이 증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전립선암이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는 암이라고 하는데, 개발하신 기술이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 같습니다.
얼른 상용화됐으면 좋겠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과학의 달인, 키스트 뇌융합기술연구단 최낙원 단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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