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사이언스 취재파일] 머스크, 뇌에 칩 이식 임상시험 올해 안에 진행


■ 이동은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얼마 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뉴럴링크의 임상시험을 올해 안에 진행하겠다면서 담당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냈습니다. 뇌에 칩을 이식하는 실험을 사람에게 직접 하겠다는 건데요, 이번 시간에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인간과 컴퓨터를 연결하겠다는 계획은 들었는데, 뉴럴링크에서 개발하는 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기자]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지난 2016년에 세운 뇌신경과학벤처기업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사람의 뇌에 인공지능 칩을 심어서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요, 뇌졸중이나 사고 등으로 신체 일부를 쓰지 못하는 환자에게 칩을 이식해서 생각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머스크는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 설립 당시에 개인 자산 1억 달러, 우리 돈 1,100억 원 정도를 투자했고요, 7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 등 전문가를 영입해서 함께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앵커]
상상만 해도 대단한 기술인데, 그동안 거둔 성과는 있습니까?

[기자]
지난 2020년, 뉴럴링크는 뇌에 칩을 심은 돼지를 공개했습니다. 이 돼지에는 당시 개발된 인공지능 칩인 '링크 0.9'가 심어졌는데요, 이 칩으로 돼지의 뇌파를 수집한 뒤에 정보를 컴퓨터에 무선으로 전송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 돼지의 경우는 뇌에서 컴퓨터로 일방적인 정보 전달밖에 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머스크는 뇌와 컴퓨터가 쌍방향 소통을 하게 만들겠다, 그래서 반대로 칩에 입력된 자료에 따라 돼지가 움직이도록 하겠다, 이런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후 뉴럴링크는 지난해에, 한발 더 나아가서 원숭이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원숭이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어서 아무런 조작 없이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도록 한 거죠. 연구팀은 먼저 원숭이에게 화면 위에 있는 막대를 조종해서 움직이는 공을 받아내는 '퐁'이라는 비디오 게임을 학습시켰고요, 원숭이가 조이스틱을 이용해서 게임을 하는 동안 뇌에 심은 칩으로 뇌 신경 정보를 컴퓨터로 전송했는데요, 뇌에서 발생하는 2천여 개의 신경 정보를 컴퓨터 칩으로 데이터화한 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뇌의 작용과 조이스틱의 움직임을 연동하는 모델링 작업을 진행했고요, 조이스틱을 연결하지 않아도 원숭이의 뇌에서 발생하는 신경 정보만으로 게임 속 막대가 움직이도록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영상을 보면 원숭이가 조이스틱 없이 화면을 보면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는 이 실험을 소개하면서 "원숭이가 말 그대로 뇌 속 칩을 이용해 텔레파시로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다" 이렇게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꽤 잘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영화 속 장면이 이제는 정말 현실이 되고 있군요. 그렇다면 이제 뇌와 컴퓨터를 어떻게 연결하는 건지 알아볼까요?

[기자]
이렇게 뇌와 컴퓨터가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CI라고도 부르는데요, 1970년대에 처음 연구가 시작됐지만, 성과가 미미하다가 2010년대에 들어 첨단센서와 AI 기반 기술이 발전하면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습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이렇게 뇌에 칩을 이식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먼저 뉴럴링크의 연구처럼 뇌에 직접 마이크로 칩을 이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개골에 구멍을 낸 뒤에 50원짜리 동전 크기의 센서를 넣는 건데요, 뇌에 직접 전극을 꽂는 게 아니라 대뇌 피질을 감싸는 외부 보호막에 칩을 심는 방식입니다. 더 많은 뇌 신호를 측정할 수 있어서 정확도는 높지만 아무래도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게 큰 부담이고요, 부작용 우려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 기술을 소개하면서 아주 간단한 수술이다,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일론 머스크 / 뉴럴링크 공동 설립자 : 두개골을 동전 크기만큼 절개한 뒤에 전극을 넣습니다. 그러면 전극이 없앤 부분의 두개골을 대체하게 되고 봉합한 뒤 바로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두개골을 절개하고 전극을 넣는 것까지 수술은 로봇이 진행합니다. 칩을 뇌에 설치하는 건 한 시간 내로 가능합니다. 아침에 병원에 가서 오후에 퇴원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렇게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또 다른 방법은 외부 장치를 이용하는 겁니다. 머리에 헤드셋이나 헬멧 형태의 장비를 써서 뇌파를 측정하는 건데요, 수술 없이 언제든지 썼다 벗었다 할 수 있어서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죠.

[앵커]
뉴럴링크 외에도 그동안 이렇게 뇌에 칩을 심는 시도는 이어져 온 걸로 알고 있는데, 어느 수준까지 개발이 진행됐습니까?

[기자]
머스크 이전에도 BCI 연구는 활발히 이뤄졌는데요, 미국 유타대에서는 시각장애인의 뇌에 미세한 전극을 이식한 뒤 특수 카메라 안경을 이용해서 일시적으로 글자를 읽고 사물의 형태를 구분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고요, 미 브라운대 연구팀은 사지가 마비된 환자 두 명의 뇌에 전극을 심어서 뇌 신호로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로봇팔을 작동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뇌 속 칩을 이용해서 신경세포의 신호를 확인하고 이를 이용해 질환을 규명하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뇌만 멀쩡하다면 이제는 장기를 컴퓨터로 대신할 수 있게 된 건데요. 궁극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료 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죠?

[기자]
뇌에 칩을 심으면 한마디로 마비된 신경을 대신해서 신호를 전달할 수 있게 되니까 움직임에 제약이 있는 마비 환자들에게 가장 먼저 적용될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머스크는 올해 말까지 신경 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마비가 있는 환자들이 건강한 엄지손가락을 쓰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더 빨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생각만으로 키보드를 조작하는 것이군요. 그런데 어떤 기술이든지 안전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또 뇌에 어떤 칩을 심는다는 게 인권 측면에서도 저촉되는 면이 있을 것 같은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물론 기술적으로는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아직 갈 길이 먼데요, 우선 사람의 뇌에 칩을 심는다는 것이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또 뇌와 컴퓨터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려면 뇌의 신호를 정확하게 해석해야 하는데, 인간의 뇌 자체에 대한 연구조차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죠. 무엇보다 윤리적인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뇌 신호를 읽는다는 것은 사람의 생각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머스크는 궁극적으로 뇌 속에 칩을 이식해서 사람의 생각으로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각종 전자 기기를 무선으로 통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렇게 되면 반대로 인간의 정신이나 마음을 통제하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마치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이제 기술 자체는 우리 눈앞까지 발전해 왔는데요, 이런 기술을 활용하는 기준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하겠고요,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고민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곧 거대한 사회적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기술과 제도 모두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준비를 미리 시작해야겠습니다. 사이언스 취재파일, 이동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동은 (d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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