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과학의 달인] '액체 수소' 기술로 수소경제 사회 실현


■ 하동우 / 한국전기연구원 극저온기기연구센터장

[앵커]
친환경 미래 에너지인 수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오는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의 33%를 수소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요. 대규모 수소 경제를 실천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수소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액화 수소' 생산·저장 기술을 개발하고 계신 한국전기연구원 하동우 극저온-기기연구센터장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수소 경제라는 말을 요즘 많이 듣게 되는데요. 수소가 불에 잘 타는 기체라는 건 아는데, 이걸 어떻게 보관하고 공급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거든요. 이 부분부터 설명해주시죠.

[하동우 / 한국전기연구원 극저온 기기연구센터장]
수소는 크게 기체, 액체, 고체인 형태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방식은 기체 수소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수소 자동차는 모두 기체 수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소 차 안 타는 분들이 많으실 테니까 일단 수소 충전 원리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고속도로를 지나가다 보면 가스를 싣고 다니는 이송 트럭 자주 보실 텐데요. 수소도 이런 식으로 이송됩니다. 그 트럭의 탱크에는 200bar 저압으로 저장된 수소가 실려 있는데요. 이 수소를 충전소 저장 탱크로 옮길 때는 700bar로 압축하는 축압 과정이 필요합니다. 압력을 높이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압력이 높을수록 기체의 밀도가 증가해 같은 부피에서 더 많은 양의 가스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으로 수소를 대용량으로 안전하게 저장할 방법이 있습니다. 수소 온도를 내려 바로 액체 상태로 보관하는 것입니다. 기체 수소보다 액체 수소는 밀도가 800배 정도로 훨씬 높습니다. 저장 용기의 무게가 가볍고 작을 뿐만 아니라 보관 압력이 낮아 훨씬 안전한 장점이 있는데 드론, 대형 트럭 같은 모빌리티 산업에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앵커]
전기연구원에서 최근에 액화 수소를 생산하고 또 장기간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기술인가요?

[하동우 / 한국전기연구원 극저온 기기연구센터장]
네, 저희는 기체 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 냉각기술로 액화시키고, 또 안전하게 장기 보관할 수 있게 하는 '제로 보일 오프'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액체 수소는 영하 253도라는 매우 낮은 온도에서 생산되고, 헬륨 가스를 냉매 가스로 주로 사용합니다. 지금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수소 액화 과정입니다. 수소 가스가 이송라인을 따라 생산 용기로 들어가게 되면 냉동기가 작동합니다. 그리고 기체 형태였던 수소 가스가 응축되면서 용기 바닥에 방울방울 떨어지게 되는데요. 최종적으로 용기 내부에 수소가 쌓이면서 액화 수소가 만들어집니다. 한국전기연구원에서는 1개의 팽창기를 사용하는 소량 생산 방식인 응축형 수소 액화기를 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액화 수소의 문제가 온도 상승처럼 조금의 환경 변화가 있게 되면 다시 기체 상태로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차가운 액체 수소조는 상온의 표면으로부터 연결되는 부분, 즉 지지대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당연히 열 침입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결국 액체 수소는 기체 상태로 변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가 저장 용기에서의 증발량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기체 상태로 바뀐 수소를 자동으로 다시 액체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앵커]
기존에도 액화 수소 저장 기술이 있었을 텐데, 개발하신 기술은 기존의 것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하동우 / 한국전기연구원 극저온 기기연구센터장]
아까 말씀드렸던 제로 보일 오프 기술은 액체 수소의 증발 없이 장기간 보유할 수 있는 전기연구원만의 차별화된 기술입니다. 조금 어려운 내용인데, 수소는 수소 분자의 핵스핀 방향이 서로 다른 오쏘(ortho)와 파라(para)의 상이 존재합니다. 상온에서는 오쏘 구조가 많지만 액체 수소에서는 대부분 파라 수소가 안정한 상이 됩니다. 우리는 상전이가 빨리 진행될 수 있는 촉매를 사용하여 액체 수소에서 안정한 상인 파라 수소로 변환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액체수소조 내에 복사열과 전도열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영하 196도(77K) 차폐층을 적용하였습니다.

[앵커]
개발하신 장치들이 하루 동안 생산하는 액화 수소는 어느 정도인가요? 장기간 보관도 가능한가요?

[하동우 / 한국전기연구원 극저온 기기연구센터장]
저희는 냉동기를 2대를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는데요. 하루에 약 90ℓ의 수소를 액화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수소 액화기는 소량 액체 수소 생산 방식이기 때문에 생산량보다는 얼마나 간편하게 액체 수소를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액체 수소 환경을 얼마나 쉽게 제공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 보관 기술인 냉동기 제어에 의한 제로 보일 오프 기술을 사용하면 액체 수소를 무한정 보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말씀하신 응축형 수소 액화기가 소량 생산 방식이라고 하셨잖아요. 앞으로 수소 수요가 많아질 텐데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는 건가요?

[하동우 / 한국전기연구원 극저온 기기연구센터장]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소량 생산 방식의 액화기 여러 대로 구성하는 것은 대량 생산 방식의 액화기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국내에서는 대량 생산 방식의 수소 액화기를 개발한 경험이 없으므로 현재는 기업들이 외국에서 장비를 수입하여 수요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국산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중간에 기화되는 걸 막기 위해 다시 냉각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상당할 것 같거든요. 이건 액화 수소의 단점이 되지 않나요?

[하동우 / 한국전기연구원 극저온 기기연구센터장]
상온의 수소를 액화시키는 데는 고압의 수소 가스로 저장하는 것보다 사실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수소를 이송하는 과정을 포함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고압가스는 현재 도로에서 200Bar 정도로 이송하며, 이송하는 트레일러의 차가 무겁고 도로 규정에 따라 다니지 못하는 길도 많습니다. 이송하는 차는 무겁지만 싣고 가는 수소의 양이 적어서 하루 1,500kg의 수소를 사용하는 충전소의 경우 하루에 3번, 일주일에 21번 이송해야 합니다. 이것을 액체 수소로 이송한다면 일주일에 3번만 이송하면 됩니다. 그리고 저희가 개발한 수소 액화기는 액체 수소 저장용기에서 기화한 수소 가스를 재액화하는데는 에너지가 적게 들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액화하는 데는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실제 공급량을 고려하면 더 효율적이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공급되는 액화 수소의 에너지 효율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전기 배터리보다 좋나요?

[하동우 / 한국전기연구원 극저온 기기연구센터장]
드론의 연료통의 무게가 같다고 가정할 때, 배터리를 사용하는 드론의 비행시간은 30∼40분 정도이며, 기체 수소를 사용하면 2시간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액체 수소를 사용하면 비행시간을 4시간에서 6시간 정도로 늘릴 수 있어 장시간 비행과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용도로 활용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소 충전소에서 액체 상태로 보관할 경우 면적을 1/3로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개발하신 기술은 상용화될 수 있는 건가요? 또 기술 이전도 가능한가요?

[하동우 / 한국전기연구원 극저온 기기연구센터장]
수소 사용량의 증가에 따라 액체 수소에 대한 요구는 높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액체 수소에 대한 경험도 거의 없고 액체 수소를 저장하고 옮겨 따르고 이송하는 과정에 필요한 각종 부품을 개발할 기회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저희가 개발한 수소 액화기를 이용하여 액체 수소 저장 용기, 액체 수소 펌프, 이송관, 밸브, 센서와 같은 각종 부품을 개발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데요. 이번에 저희가 개발한 기술은 정부에서 선정한 국내의 한 수소 전문기업에 기술 이전됐습니다.

[앵커]
수소는 발전 효율이 높고 공급이 무한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많은데요. 우리가 수소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게 앞으로도 많이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과학의 달인> 한국전기연구원 하동우 극저온 기기 연구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김기봉 (kgb@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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