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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미세플라스틱, 1시간이면 전신에 퍼져…신생아 태변에서도 검출

■ 양훼영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사이언스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스튜디오에 양훼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코로나 이후 배달 등으로 일회용 사용이 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정말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땅에서 썩는 데 수백 년이 걸리고, 태우면 발암물질이 나와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데요.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안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나아가 미세플라스틱이 돼 인간은 물론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정말 배달 음식 한 번 시키면 편하긴 한데,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정말 많이 나와서 '이래도 되나?' 싶긴 하거든요. 우선 지금 플라스틱 쓰레기,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요?

[기자]
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은 약 3억6천7백만 톤입니다. 그런데 생산된 플라스틱 가운데 재활용되는 건 불과 9%뿐이고, 12%는 소각, 79%는 매립됩니다. 연간 1,200만 톤의 플라스틱은 그냥 바다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현재 바다에는 1억65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떠돌고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눈에 보이는 큰 쓰레기 외에도 해안과 바다 깊숙이에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다는 거죠. 문제는 이렇게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크기로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사람이 물이나 식품 등으로 통해 일주일 동안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약 5g, 신용카드 한 장정도라고 합니다.

[앵커]
우리가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니 당황스러운데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 우리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되는 건가요?

[기자]
플라스틱은 사실 자연상태에서 썩지 않죠. 다만 마모, 마찰, 빛과 미생물 등에 의해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화장품이나 치약 등 처음부터 매우 작은 형태로 만들어진 미세플라스틱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미세플라스틱은 물, 그러니까 바다로 들어가는데, 플랑크톤이나 물벼룩 등이 이를 먹이로 착각하고 흡수합니다. 이후 작은 물고기를 거쳐 먹이사슬 최상위인 인간에게 누적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겁니다.

해양과학기술원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해양생물의 미세플라스틱 검출률을 조사해보니, 어류 6종과 조개류인 바지락에서 예외 없이 모두 검출됐습니다. 또, 목포대 연구진이 2017년~2018년 시중에 판매하는 천일염도 분석했는데, 국내산과 외국산 6종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앵커]
사실상 해산물을 먹으면서 미세 플라스틱도 조금씩 먹고 있었다고 보면 되겠군요. 그런데 이런 미세 플라스틱이 아이들 몸에서도 많이 발견된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이 어른보다 영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겁니다. 지난 9월, 미국과 중국 공동연구진은 사람이 미세플라스틱에 얼마나 노출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뉴욕에서 신생아 3명과 1살 유아 6명, 30~55세 1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대변 검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생수병 등 우리가 가장 흔히 쓰는 페트(PET), 플라스틱 농도가 성인보다 유아에게서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젖병이나 각종 장난감 등 유아용 제품에 PET 플라스틱이 많이 쓰이는데요. 이 때문에 유아들의 미세플라스틱 노출 농도가 더 심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입니다.

더 놀라운 건 신생아가 태어나서 처음 배설한 태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상당량 검출됐다는 건데요. 지금까지 태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적은 있지만 태변에서까지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연구진은 임산부가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태반과 태아 장기를 거쳐 소화, 배설되는 과정까지 밝혀냈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오랫동안 음식을 섭취한 성인뿐 아니라 막 태어난 아기에게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니 정말 무섭기까지 한데요. 그럼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사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확실하게 답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최근 세포나 동물실험 결과를 보면 체내로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선 미세플라스틱의 흡수 경로가 세계 최초로 밝혀졌습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은 실험 쥐에게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인 미세플라스틱을 섞은 물을 딱 한 번 투여했습니다. 이후 PET 촬영을 통해 시간대별로 몸속으로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을 살펴봤는데요. 1시간이 지나자 온몸에 미세플라스틱이 퍼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소화 기관인 위와 장은 물론 심장이나 폐, 뇌, 생식기 등 전신에 퍼진 것을 확인한 건데요. 연구결과에 대해서 연구진의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진수 /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 : PET 실험 결과 예상했듯이 위와 장으로 많이 갔고요. 그리고 24시간째 이미 전신으로 다 퍼져나가는 걸 확인하였습니다. 예상과 달리 전신으로 퍼져나간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뇌 신장 간 등을 포함해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장기로 퍼져나갔는데,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가 각각 예를 들어서 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런 것들을 추후 계속 추적 관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상 혈액이 가는 곳이면 다 흘러들어 간다고 보면 되겠네요. 이렇게 퍼진 미세 플라스틱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계속 연구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또 다른 국내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뇌에 쌓여 신경독성물질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는데요. DGIST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한 겁니다. 연구진은 2㎛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7일 동안 실험 쥐에게 먹게 했는데, 신장과 위는 물론 뇌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침투해 쌓이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뇌에는 외부 이물질이 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하는 '혈액-뇌 장벽'이 있는데, 이를 뚫고 미세플라스틱이 들어간 겁니다. 연구진은 특히 뇌 속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에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쌓여있는 걸 발견했는데요. 이번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최성균 / DGIST 핵심단백질자원센터장 : 단기 급여 실험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 축적되고, 특히 혈액, 혈류가 많은 뇌에도 축적이 많이 되고, 뇌 속의 BBB(혈액-뇌 장벽)를 통과해서 뇌 안에 축적되고, 뇌 안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은 이물질로 인지돼서 미세 청소부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가 탐식을 하지만, 미세아교세포가 탐식해서 제거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청소부 세포가 죽어버리는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거죠.]

[앵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제대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결과만 봐도 큰 문제가 될 것 같거든요? 대책이 없을까요?

[기자]
안타깝게도 이미 체내에 들어온 미세플라스틱을 완전히 배출하거나 없애는 방법은 아직 뾰족하게 나온 게 없습니다. 유일한 대책은 플라스틱 생산을 지금보다 줄이고, 사용 또한 적게 해야 하는 건데요. 사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우리나라는 카페 내에서 일회용 잔 사용을 금지하는 등 다양한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을 벌였잖아요.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코로나 유행 이후 감염 위험이 커지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했죠. 결국, 개인 스스로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것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바다는 하나로 연결돼있으니까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미세 플라스틱 문제도 기후 문제처럼 지구촌이 함께 대응해야겠습니다.

[앵커]
사이언스 취재파일 양훼영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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