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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암 치료의 미래 '정밀 의학'을 연구한다…박경화 고려대안암병원 교수

■ 박경화 / 고려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앵커]
여전히 우리 국민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지만, 이제는 암도 조기에 발견해 제대로 치료하면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데요. 한때 불치병이었던 암이 서서히 정복되고 있는 건데, 정밀 의학이 암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암 치료의 미래로 불리는 정밀 의학에 대해 고려대안암병원 박경화 교수 모시고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는 암 정밀 의학 분야 전문가라고 들었는데요. 일반적인 암 치료와 암 정밀 의학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인터뷰]
사실 암 치료는 많은 과학적 연구와 경험이 축적되어 환자에게 적용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암 치료는 특정 장기에 생긴 암을 가진 환자를 일정한 항암제로 치료하는 방식이고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실패하면 다음 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밀의학적 치료라 함은 같은 장기에 생긴 암이라도 환자마다 암을 일으킨 유전자 변이가 다른데, 이를 조금 더 정밀하게 분석하여 맞춤 치료를 하는 접근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정밀의학적 치료를 하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암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기술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럼 정밀의학적 암 치료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사례에는 어떤 게 있나요?

[인터뷰]
우리가 생각하는 맞춤 치료의 개념을 제일 처음 적용한 사례는 유방암입니다. 병리과에서 조직염색을 통해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발현되느냐 또는 HER2라는 수용체가 발현되느냐에 따라 치료가 완전히 달라져서 이미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후에 암세포의 특성을 유전자 분석을 통해서 적용하는 것이 정밀 의학이라는 개념으로 발전했고요,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잘 적용하고 있습니다. 진단 시에 치료의 표적이 되는 몇 가지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지 확인을 하고요, 또 치료하다 보면 내성이 생기는데 내성 유전자 발현을 혈액이나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하면 2차 표적치료제를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환자분도 처음 진단 시에 폐에 종양이 있고 흉수가 함께 있어서 기침과 호흡곤란을 호소하시던 분이었는데요. 사진에 표시한 부분에서 바늘로 찔러 조직검사를 하고 그것을 유전체 분석을 했을 때는 특별한 돌연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항암제 치료를 시작했는데요, 효과가 전혀 없어서 이번에는 혈액을 이용해서 유전자 분석을 했더니 EGFR이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어서 먹는 약으로 치료를 잘 받고 계신 경우가 되겠습니다.

[앵커]
정밀 의학 기반의 암 진단과 치료법 개발하는 K-MASTER 사업단에서 교수님은 임상시험 코디네이팅 센터장을 맡고 계신데요. 임상시험 코디네이팅은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인터뷰]
K-MASTER 사업단은 정밀 의학 기반의 암 진단과 치료법 개발이 세계적인 추세인 점에 착안하여 국가 차원에서 우리나라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 향상과 의학 발전을 위해 사업단을 발족시킨 것인데요, 저는 정밀 의학 기반 임상연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전국의 연구자 선생님들과 기업 간의 소통, 연구 지원 등을 돕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표적 유전자가 발견된 환자분들이 임상시험에 원활히 참여하시도록 발굴하여 연결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암 환자들은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하던데요. 하지만 신약의 허가는 물론 비싼 가격, 보험 적용 등이 문제가 되는데, 이때 정밀 의학이 도움될 수 있다고요?

[인터뷰]
맞습니다. 많은 암 환자분들이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함으로써 완치 또는 생명연장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얻고 계시고, 실제로 임상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신 환자분들이 더 오래 생존하신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대로 외국에서 허가된 약이 국내에서 허가를 얻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고, 허가된 약제 중에는 의료보험 적용이 되기까지는 많은 환자분들이 혜택을 받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환자가 가진 암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경우, 최적의 표적치료제를 적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정보를 통해 암의 특성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치료를 선택할 때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K-MASTER 사업단에서 암 환자 1만 명의 유전체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고 하던데 이건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인터뷰]
네, K-MASTER 사업단은 전국의 종양내과 선생님들과 환자분들께서 지난 5년간 적극적인 참여로 1만 건의 유전체 프로파일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국내 최초의 전국단위 암유전체 데이터로서, 우리나라 암 환자 유전체가 암 종별로 어떤 특징을 가지며, 예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데이터가 되겠습니다. 암 종별로 예를 들면, 비소세포폐암, 위암, 담도암 등은 서양인과 인종적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우리 환자들의 데이터를 통해 앞으로 암 연구와 신약개발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입니다.

또한, 이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나라 암을 치료하시는 선생님들과 암 환자들에게 모두 정밀 의학 기반 암 진단과 치료를 경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당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선도적으로 암유전체 프로파일링을 의료보험 급여를 시작했는데, 당시 수도권 일부 병원에서만 시작 단계였고 그 가치에 대한 긍정적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K-MASTER 사업단과 함께 암 정밀의료의 저변이 확대되고 임상연구 참여를 통해 국내 환자분들의 일부라도 치료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HER2라는 수용체가 암세포에 발현이 높은 유방암은 표적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의료보험이 되기 때문에 치료 성적이 좋은데요. 표준 치료에 잘 듣지 않고 금방 내성이 생기는 환자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k-master 사업단이 발족되면서 이 환자들의 암을 유전체 프로파일링을 했고 이들 중 많은 분들이 PIK3CA라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약회사에 문의해서 약을 공급받고 k-master 사업단이 후원하여 임상연구를 시작했는데요,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건 저희 환자분의 예인데요, 유방암세포가 간으로 전이된 건데, 유전자 검사결과, PIK3CA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고, 허주마와 게다토리십이라는 표적항암제 2개를 함께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사진에 보시는 바와 같이 전이암이 상당히 빨리 조절되고 크기가 작아지는 것을 많은 환자에서 경험했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회사도 이 약의 개발을 포기하려다가 다시 개발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서 미래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앵커]
우리나라 암 치료 기술의 수준을 올리는데 크게 기여하셨는데, 그런데 총 5년의 사업이 올해 연장 없이 끝나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정밀 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임상연구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현재 K-MASTER 사업단에서는 총 20개의 임상연구 중, 아직도 13개가 환자 등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임상연구라는 것이 다른 프로젝트와는 달리 일시에 시작해서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올해 말에 사업단이 종료되더라도 연구가 끝까지 진행되어 잘 결실을 맺어서 앞으로 환자분들께서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만들어지도록 연구 책임자 선생님들과 사업단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정밀 의학에 기반한 신약 개발이 국내 기업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우리나라 암 환자들을 위한 연구도 지속되어야 하는 만큼, k-master 사업단과 같은 맥락의 국가 사업이 이어져서 기업에게는 신약개발, 환자에게는 치료기회 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앵커]
교수님께서는 종양 백신 연구에도 전념하게 계신대요. 자궁경부암 백신 이외에는 암 백신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우선 암 백신이란 무엇인가요?

[인터뷰]
네, 우선 백신에 대해서는 이제 국민들께서 매우 잘 아시는 개념이 된 것 같습니다. 코로나나 인플루엔자처럼 내 몸 안에서 미리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내 면역세포나 항체가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암 백신은 암세포가 가진 단백질 중에서 일부분을 몸에 주사하여 암세포를 만났을 때 제거할 수 있는 면역세포를 키우도록 우리 몸을 미리 교육하는 것을 말합니다. 바이러스 백신과 매우 유사한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암 정밀 의학은 물론 종양백신까지 사실 일반적인 연구 분야가 아니거든요. 교수님이 특별히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있나요?

[인터뷰]
제가 종양백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전공의와 전임의 시절에 암 환자 진료에 참여하다 보니, 같은 암의 비슷한 병기를 가진 환자들 사이에서도 예후가 상당히 다른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원인이 각자가 가진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종양 면역학과 백신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공부하다 보니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암세포가 가진 유전자 돌연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두 분야가 잘 융합되면 최고의 암 치료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앞으로 계획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저로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암 정밀 의학 사업단에서 미력이나마 보탤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 큰 영광이고, 이 사업을 잘 마무리해서 우리나라 암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또, 제가 하는 연구를 통해서 한 명의 환자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앵커]
백신 한 번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고, 혹시 걸리더라도 완치가 가능한 세상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좋은 소식 들려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고려대 안암병원 박경화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사이언스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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