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투데이
science 취재파일 바이오 위클리 사이언스 HOT5 사이언스 매거진 별별 이야기 내 몸 보고서 날씨학개론 생각 연구소 과학의 달인 궁금한S

[스마트라이프] 세계 최초 빅테크 갑질 막는다…'구글 갑질 방지법' 탄생

■ 이요훈 / IT칼럼니스트

[앵커]
지난달 말 우리 국회에서 통과된 법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때문인데요. 빅테크 기업을 세계 최초로 규제하는 이 법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고, 그 파장은 어디까지인지 오늘 스마트 라이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씨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지난달 이른바 구글 갑질 방지법이 통과됐는데,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을 받았더라고요. 우선 어떤 법인지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정확하게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입니다. 기존 전기통신사업법에, 모바일 콘텐츠를 거래하는 공간인 앱 마켓의 의무 준수 사항을 신설한 겁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① 앱 마켓 사업자는 모바일 콘텐츠 결제 및 환불에 관한 사항을 이용약관에 명시해야 하고,

② 정부에서 실태 조사를 할 수 있으며,

③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할 수 없고,

④ 콘텐츠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할 수 없으며,

⑤ 부당하게 삭제해서도 안 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특정한 결제 방식을 강제할 수 없다 라는 조항인데요. 그 밖에도 그동안 앱 개발자들이 부당하다고 항의했던 사항들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앵커]
결국, 구글뿐만 아니라 전체 앱 마켓 사업자를 규제하겠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하필 구글 갑질 방지법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뭔가요?

[인터뷰]
그러니까 작년 9월, 구글의 정책 변경으로 인해 시작된 개정안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구글은 게임 앱에만 적용되던 인앱 결제 의무화를, 2021년 10월부터 모든 디지털 콘텐츠 결제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정책 변경이 세계적으로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그래서 구글에서 일부 콘텐츠는 수수료율을 변경하겠다, 정책 시행도 2022년 3월로 미룰 수 있다고 하면서, 이런저런 유화책을 내놨었는데요. 이번에 한국에서 그런 거 다 필요 없다, 인앱 결제 의무화 강제하지 말라-라고 법으로 정해 버린 겁니다.

[앵커]
구글이 시행하려던 '인앱 결제'가 뭐길래 이런 법까지 만들게 된 건가요?

[인터뷰]
보통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 보면, 게임 안에서 여러 가지 아이템을 사게 됩니다. 이렇게 앱 안에서 어떤 콘텐츠를 산다고 해서 인 앱 결제라고 부르는 거고요. 지금까진 게임에서 뭔가를 살 때는, 꼭 구글이나 애플에서 제공하는 결제 방식으로만 사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마트나 편의점에서, 결제는 특정 회사 카드로만 가능합니다. 이러는 거와 비슷한 거죠. 그걸 인앱 결제 의무화라고 부릅니다.

[앵커]
그걸 그동안에는 게임 같은 특정 앱에만 강제했는데, 모든 콘텐츠에 확대 적용하려다가 이렇게 법이 바뀌게 된 상황이라고요? 반발이 예상됐을 법도 한데, 구글은 왜 이런 정책을 추진했을까요?

[인터뷰]
당시 구글이 발표한 공식적인 입장은 이랬습니다. 정책 변경이 아니라 기존 정책을 명확하게 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애플 같은 경우엔 이미 모든 인앱 결제를 애플에서만 하도록 하고 있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도 약관에는 그렇게 나와 있긴 합니다. 불공정한 행위도 아니라고 합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다른 앱스토어를 설치해서 쓸 수 있으니까, 못마땅하면 그거 설치해서 쓰라는 거죠.

[앵커]
공식적인 입장은 기존 정책을 명확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라는 건데, 진짜 이유가 따로 있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물론 실제 이유는 다를 거라고 여깁니다. 먼저 구글이 작년부터 광고 사업 성장이 정체되면서, 유료 회원 가입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고 있는 게 하나 있을 테고요. 해외에서는 게임 회사 등과 이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을 두고 법정 다툼이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서 약점을 잡히고 싶지 않은 게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아마 이게 진짜 이유일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최근 미국 법원에 제출된 자료를 보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수익이 많이 남는 장사입니다. 2019년 기준, 매출 112억 달러(약 13조 원)에 영업이익 70억 달러(약 8조 원)를 기록했는데요. 영업 이익률이 60%가 넘죠. 이 정도면 장사를 더 키워보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이해가 되긴 합니다.

[앵커]
실제 인앱 결제가 시행될 경우 구글이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6,000억 원 이상의 추가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통계도 있었는데요. 소비자의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뜨거웠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요즘은 앱이나 게임은 무료로 내려받고, 필요할 때마다 과금하거나 월별 이용료를 내는 사업 모델이 대세인데요. 애플이나 구글은 손 하나 대지 않고 거기서 30%를 떼어가는 거니까요. 이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도 피해를 봅니다.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웹툰이나 음악 결제 금액을 보면, 웹사이트에서 직접 가입할 때보나 20~30% 정도 더 높습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은 아이폰에선 월 11,500원, 갤럭시에선 월 8,690원입니다. 다른 문제도 있는데요. 불공정 경쟁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음악 듣기 서비스는 멜론이나 플로 같은 한국 서비스도 있지만, 애플은 애플 뮤직, 구글도 유튜브 뮤직 같은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든요. 구글이 원한대로 정책이 바뀐다면 다른 서비스는 30% 정도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유튜브 뮤직은 구글에서 제공하니까 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 누가 유리한 지는 분명하죠.

[앵커]
결국은 자사 서비스를 더 이용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겠군요.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 소식이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해외 한 게임개발사 CEO는 '우리는 한국인이다' 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외국 반응은 어떻습니까?

[인터뷰]
에픽의 CEO 팀 스위니가 그렇게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전에 미 케네디 대통령이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 한 거에 빗대서 한 말인데요. 한국 잘했다, 자랑스럽다 그런 뜻이죠. 구글이나 애플이 워낙 큰 기업이다 보니, 다른 나라에서도 쉽게 손을 대지 못합니다. 로비도 치열한 편이고요.

그래서 뭔가 흐름이 꽉 막혀있었는데, 그걸 한국에서 먼저 똑- 따버린 겁니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특히 미국, 영국, 유럽, 호주, 인도 '한국의 선례'를 따라 뭔가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는 거고, 여러 나라에서 진행 중인 조사나 소송에도 영향을 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발의한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한국은 앱 경제에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 미국도 뒤처질 수 없다" 라고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구글 입장에서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인터뷰]
이번 조치는, 한국은 애플이나 구글을 대신할 수 있는 강한 국내 서비스가 많아서 가능한 일이다-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설령 애플이나 구글이 발을 뺀다고 해도, 대신할 방법이 있다는 거죠. 일단 애플이나 구글은 게임이 아닌 앱들은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법이 통과되기 전에 미리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법을 준수하면서 대안을 찾겠다고 했으니, 지켜봐야 할 텐데요. 가장 수익성이 높은 게임 쪽은 인앱 결제를 계속하도록 유도하면서, 다른 앱들의 수수료를 낮추거나 다른 결제 방법이 있다는 걸 알려주도록 허용하는 선에서 정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쪽이 되었건, 앞으로 이 법이 어떻게 실행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따라, 전 세계 미디어와 게임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앵커]
감히 건드리지 못했던 거대 기업 구글을 규제하기로 하면서, 플랫폼 사업자 규제의 신호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앞으로 국내 영향은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전체적으로 봤을 때 backlash 빅테크 백레시 라고 부르는데 그동안 '신흥기업이다.' 조금 더 많은 지원을 해주면서 '키워야 한다.'라는 분위기가 강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도 빅테크 기업들을 작은 기업이라 생각을 하지 않죠. 국내의 카카오나 네이버 역시 대기업이라고 누구나 인정하는 상황이고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독점으로 인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점점 나타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것이 미국에서 한번 흐름을 가버리고 한국에서 받고 한국에서 흐름이 만들어지고 미국에서 받는다고 하면 전체적으로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거고요.

다만 재미있는 건 그동안 한국 같은 경우 여러 가지 IT업계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왔어도 인정을 별로 못 받았거든요. 너무 이르다 라고.. 영향력이 없었었는데 처음으로 한국에서 만든 이런 정책들이 세계 흐름의 트렌드에 영향을 강하게 주고 있는 부분이어서 굉장히 재밌다 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기업들이 상생을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씨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1.  21:30극찬기업 <59회> (4)
  2.  22:00드론히어로즈 <개국특집> 드...
  3.  23:00애니멀 시그널 <30회> (4)
  1.  [종료] 2021년 YTN사이언스 특집 프로...
  2. YTN사이언스 프로그램 모니터요원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