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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도시 숲, 미세먼지 저감·우울감 완화…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

■ 박찬열 /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앵커]
코로나19로 밖에 나가기 어려운 요즘, 사람이 적고 시원한 공원이나 숲을 찾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도시 숲은 단순히 휴식의 공간이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이고, 에어컨 역할을 하며 우울 증상까지 줄여준다고 합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 모시고, 도시 숲이 우리에게 주는 다양한 혜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사님은 오랫동안 도시 숲 연구를 해오셨다고 저희가 소개했는데요. 사실 산림과학원 하면 산림이나 목재, 식물 생장 이런 연구가 떠오르는데, 도시 숲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인터뷰]
어떻게 서울시에서 새가 와서 사람들에게 즐거운 새소리를 들려주고 이러한 부분을 시민들이 즐거워할 것인가 라는 것이 석사 논문이었습니다. 도시는 삭막한 공간으로 볼 수 있지만, 도시에 아름다운 새소리가 있다면 한결 경쾌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나무와 숲을 어떻게 가꾸면 많은 새가 올 수 있는지 연구를 했습니다.

대부분 산새는 소리로 구분이 가능하게 되어서, 봄철에 어떤 새가 언제 오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의 도보 다리 회담에서 배경 음악처럼 깔린 새소리를 소리만 듣고 총 9종이 확인됐고, 흰배지빠귀와 산솔새 등 여름 철새와 박새 등 텃새도 번식하는 부분을 확인했습니다.

[앵커]
그런 자연의 소리는 우리 인간에게도 편안함과 상쾌함을 가져다주는 듯한데요. 그런데 흔히 도시 숲이라고 하면, 도심 속 공원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잖아요. 정확한 도시 숲의 정의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도시 숲은 도시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와 숲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렇지만 법적으로는 도시지역에서 국민의 보건, 휴양 증진 및 정서 함양과 체험활동 등을 위하여 조성 관리하는 산림과 수목을 말합니다. 국토교통부와 산림청이 담당하는 도시 숲의 정의가 다른 점이 있으나,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도시에서 녹색의 공간에 있는 가로수, 학교 숲, 공원 등을 통칭합니다.

[앵커]
도시 숲이 서울 도심지보다 초미세먼지 농도를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잖아요. 얼마나 미세먼지를 낮춰주나요?

[인터뷰]
약 절반 정도 초미세먼지를 낮춰주는데요. 실제로 2016년부터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40개소에서 분석한 결과, 도시 숲 초미세먼지 농도는 WHO 야외 초미세먼지 기준농도인 25보다 낮은 22.3으로 측정됐습니다. 특히 지난 2월 위성 자료 등을 가지고 심층 학습을 통해 분석한 결과,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도심에선 34.3㎍/㎥였는데, 도시 숲에선 17.9㎍/㎥로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중부 외곽 도시 숲 지역인 북한산, 관악산, 우면산 등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도시 숲의 수종이나 숲의 규모에 따라서도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정도나 효과가 달라지나요?

[인터뷰]
네, 우선 나무와 숲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과정을 말씀드리면 차단, 흡수, 흡착, 침강 기능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이 숲에 다다르면 숲 지붕 층에 의해 차단되고, 일부 들어온 미세먼지는 기공에 흡수되며, 나뭇잎, 가지, 줄기에 흡착되기도 합니다. 흡착된 미세먼지는 야간이나 새벽에 땅으로 침강하게 됩니다. 모든 나무가 미세먼지 알갱이를 붙잡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숲의 크기나 수종에 따라 효과가 다릅니다. 크기가 큰 숲일수록 미세먼지 재비산을 막고, 오염원과의 거리 효과도 있어서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나무를 심을 공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일 년 내내 잎이 매달려 있고, 소나무처럼 잎이 빽빽하게 있거나, 잎 표면에 털이 많거나 굴곡이 많은 나무가 좋습니다. 주로 침엽수류, 상록성 나무가 효과가 있습니다. 또 지역에 잘 자라는 나무를 우선으로 고려해야 하고,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폭염 등 다양한 조건을 잘 이겨내는 나무가 좋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대별로 300여 종에 대해 탁월, 우수, 권장 등으로 나누어서 미세먼지 저감 수종에 대해 홈페이지에 두었습니다.

[앵커]
도시 숲이 단순히 휴식공간으로, 경관에 좋은 줄 알았는데, 미세먼지를 제거해준다니 소중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도시 숲은 우울 증상도 줄여준다고요?

[인터뷰]
전국 우리나라 특·광역시 거주 성인 6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도시 숲과 우울 증상의 연관성에 대해 평가한 결과 도시 숲의 우울 증상 완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도시 숲이 많은 도시에서는 우울 증상을 18.7% 완화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코로나19 시대에서 코로나 블루에 대응할 안식처로 도시 숲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숲에서 활동하면 세로토닌 합성량이 많아져서 우울 증상을 이겨낸다고 합니다.

실제로 숲에서 우리가 걸으면, 숲에서 나는 새소리와 물소리, 그리고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느낍니다. 나에 대한 자부심, 자신을 돌아보는 노력,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울 증상을 이기고 긍정적인 면이 많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요즘처럼 폭염이 지속할 때면 나무가 만들어주는 그늘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데요. 도시 숲은 도시 열섬현상을 완화해주는 역할도 하죠?

[인터뷰]
네 실제로 횡단보도를 보면 우리가 우산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각 지차에서 설치해 두었는데요, 나무는 직사광선을 반사하는 그늘 효과, 시원한 공기를 주는 증발산 효과, 지면 반사열 감소 효과 등 3가지로 낮추어 줍니다. 대체로 숲은 2∼3도 기온을 줄이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특히, 중앙차로 버스정류장에서 실험한 결과, 나무와 풀 지붕을 하고 나무를 지면에 심어둘 경우,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은 직사광선과 반사열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얼굴표면 온도를 측정하면 나무와 풀로 덮인 버스정류장에서 온도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남산과 서울로 7017처럼 큰 숲이 연결되어 야간에는 산의 찬바람이 도시로 이어지도록 하는 찬바람을 생성하고 전달하려는 가로수와 숲의 연결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새를 좋아해서 도시 숲 연구를 시작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시끄러운 도시 숲에서 번식하는 새의 음조가 달라진 것도 연구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도시에 소음이 많으니까 도시 숲에 사는 새들은 더 크게 운다는 건가요?

[인터뷰]
우리가 시끄러운 곳에서 자신의 소리를 남과 이야기하려면 음조가 좀 높아집니다. 그런 효과가 우리가 새에서 확인을 했는데요. 서울 홍릉 숲에서 홍릉 숲 중심의 조용한 곳과 도로와 경계 지역에서 번식한 박새의 음성을 분석해보니, 시끄러운 지역에서 번식한 박새는 음조를 3음절로 변조하여 나타난 결과입니다. 박새가 세력권을 만들기 위해 다른 박새와 소통하기 위해 도시 소음에 적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끄러운 지역에서는 '쓰쓰빗, 쓰쓰빗'하면서 3음절로 소리를 냈고, 조용한 지역과 일반적으로는 '쓰빗, 쓰빗'소리를 내는 부분을 파악했습니다.

[앵커]
새소리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군요?

[인터뷰]
네 도시에서는 좀 더 시끄러운 새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요즘 숲세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도시 숲이 가진 긍정적인 기능은 높이 평가받고 있는데요. 혹시 도시 숲을 조성하는 데 고려해야 할 사항 같은 게 있나요?

[인터뷰]
숲세권이란 말은 2~3년 전만 해도 우리 국립국어원 사전에 등록되어 있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확인해 보니 등록이 되었는데 숲이나 산이 인접하여 자연 친화적이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주거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도시 숲을 조성하려고 하면 땅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공용지일 경우, 공공기관과 협의하여 나무를 심고 관리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 도시에서 쉽지 않습니다. 폐철도 공간, 강가 시설녹지, 교통섬, 자투리 공간, 옥상 녹화, 교각의 녹화 등 눈에 보이는 공간 중 회색을 그린으로 바꿀 수 있는 공간은 녹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을 가장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중고 학생들의 통학로와 등굣길, 어르신들의 도시 숲과 연결하는 산책로의 녹화 등 우리가 쉽게 할 수 있지만, 미처 생각이 닿지 않았던 공간에 대해서는 시민, 사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합니다. 다세대 주택의 골목 숲을 아름답고 잘 가꾸는 경진대회 등을 통해 작더라도, 시민에게 가까운 숲을 더 많이 시민과 함께하는 모습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부족한 도시 숲을 늘리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시 숲 법'이 지난해 제정됐다고 들었습니다. 올해부터 시행된다고 들었는데, 법이 시행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인터뷰]
실제로 도시 숲의 다양한 기능을 가진 숲을 시민이 체감하고 공감하도록 바꾸는 행정기반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기후보호형, 경관보호형, 재해방지형, 역사 문화형, 휴양 복지형, 미세먼지 저감형, 생태계 보전형 등으로 우세한 기능을 중심으로 목적형으로 숲을 조성하고 유지 관리하기 위한 행정체계가 만들어졌습니다. 또 지자체별로 도시 숲 지원센터를 수립하여 시민과의 접촉이 많아지도록 하였다는 점도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박사님의 앞으로의 연구계획이 궁금합니다.

[인터뷰]
코로나 블루는 물론, 일자리, 노령인구 등 사회문제에 대해서, 도시 숲이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시민 맞춤형으로, 취약계층인 어린이와 어르신이 쉽게 도시 숲을 알 수 있도록, 새소리와 물소리가 나는 숲을 조성하는 기술개발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폭염,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 외출하지 못하더라도 가까운 자연을 느끼고, 또한, 바로 체험으로 이어지는 산림환경교육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또 산림의 미세먼지, 기온, 생물 정보 등 다양한 환경정보 플랫폼을 시민에게 줄 수 있는 앱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연구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도시 숲에서 관찰과 걷는다는 것은 자신을 가꾸는 겁니다. 가까운 자연, 도시 숲에서 세심하게 관찰하고 듣고 자신을 가질 수 있는 여유를 갖는 데, 국립산림과학원 도시 숲 연구과는 노력할 것입니다.

[앵커]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조성할 때, 한 시인이, '지금 여기에 숲을 만들지 않으면 100년 후에 똑같은 크기의 정신병원이 생길 것이다'라고 경고했다고 하는데, 오늘 말씀을 들어보니까 어떤 의미인지 알겠네요. 도시 숲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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