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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보고서] 칼로 베는 듯한 통증 '대상포진'…백신으로 예방한다

■ 전혜진 /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앵커]
대상포진은 '통증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인데요. 문제는 후유증뿐만 아니라 뇌졸중이나 치매 같은 합병증 위험도 높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기 치료와 함께 발병 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오늘 <내몸보고서>에서 분당차병원 전혜진 교수 모시고 대상포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칼로 베는 것 같다’는 통증을 호소하는 병이 바로 대상포진입니다. 저희도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저희 둘 다 걸려본 적이 있더라고요. 주로 중장년층이 많이 걸리는 병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인터뷰]
네, 대상포진은 연령에 관계없이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50대부터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5년간 국내 대상포진 환자 추이를 보면 연간 약 70만 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데, 매년 50대에서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역시 50대 환자가 약 24%, 17만 명 정도로 가장 많았고 이후 60대(22%), 40대(1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호르몬 변화가 면역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폐경기 전후 50대 여성에서 가장 환자 수가 많아, 50대 여성에서는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는 감기나 폐렴과는 달리 계절에 영향을 받는 질환은 아니지만, 여름철에 발병 환자 수가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요즘처럼 더워지는 시기부터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앞서 '칼로 베는 것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병이라고 소개했는데, 실제로 대상포진의 대표적인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인터뷰]
대상포진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첫째, 피부 발진을 들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피부 발진과 달리 몸의 한쪽에서 띠 형태의 발진이 나타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수포 형태의 발진은 대체로 7~10일 이내에 딱지로 변하고 2~4주 이내에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대상포진이 악명 높은 이유는 통증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대상포진을 경험한 환자 중에서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을 표현할 때 ‘칼로 베는 것 같다‘,’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고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대상포진에 따른 급성 통증은 여성이 아이를 낳을 때 경험하는 산통이나 수술 후의 통증보다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대상포진에 걸리면 발열, 두통, 오한, 위장장애와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앵커]
심하면 산통보다도 통증이 심할 정도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대상포진이 발병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인터뷰]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어렸을 적 수두를 일으킨 뒤에 우리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그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대상포진이 발생하게 됩니다. 국내에 수두 예방백신이 도입된 것이 1980년대 후반이고, 2005년에 이르러서야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됐기 때문에, 수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세대는 수두를 앓았을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잠재적으로 대상포진의 발병 위험이 존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연령, 성별, 기저 질환, 가족력 등이 대상포진 발병의 위험인자로 알려졌고 스트레스나 과로, 피로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앵커]
수두와 대상포진이 관련이 있었군요. 앞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인자가 있다고 하셨는데요. 대상포진이 가족력에 영향을 받는 거라면 이것이 유전되는 병이라고도 볼 수 있나요?

[인터뷰]
엄밀하게 말씀드리면 대상포진은 유전 질환은 아닙니다. 3대 직계 가족 중에 2명 이상이 같은 병을 경험했거나 앓고 있다면 가족력에 영향을 받는 가족력 질환으로 판단합니다. 무슨 의미냐 하면 유전적 요인과 함께 가족 구성원이 비슷한 생활 환경과 습관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고 볼 수 있죠. 대표적으로 암이나 고혈압 등이 가족력 질환에 포함되는데, 잘 알려지지 않지만, 대상포진 역시 가족력에 영향을 받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일례로 대상포진과 관련된 연구를 하나 소개해드리면, 부모나 형제/자매와 같이 1촌 또는 2촌 이내에 대상포진을 겪은 가족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4.9배 높아지고 촌수에 관계없이 가족 중에 대상포진에 걸렸던 환자가 있으면 최대 6.2배 발병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므로 가족 중에 대상포진을 겪었던 구성원이 있다면 위험도가 없는 것이 아니니,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앵커]
질환이라고 하면 가족력이라고 하면 보통 유전적인 요인만 생각하기 마련인데 비슷한 생활환경이나 습관, 환경적 요인도 가족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게 있나요?

[인터뷰]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신경 손상 정도를 줄이고, 빠른 치유를 위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는 것이 급성기 대상포진 치료의 표준이고요. 대부분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기 때문에 진통제를 투여받게 됩니다. 특히 피부발진이 발생하고 3일~5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가 투여되는 것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신경 손상 정도를 감소시키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줄이는 데 중요합니다.

통증의 경우 환자분마다 정도가 다양하므로 각 환자분의 통증 정도와 특징에 맞춰 처방을 받게 되고 심한 경우, 마약성 진통제나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에도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신경 블록이라고 해서 신경차단술을 하게 되는데요. 마취 주사제와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문제가 되는 신경절을 찾아 주사하여 적극적으로 통증을 조절하고 대상포진 후 통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앵커]
얼마나 통증이 심하면 마약성 진통제나 항우울제를 먹어야 하는 건지 상상이 안 되는데, 이렇게 대상포진은 통증 자체로도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지만, 합병증도 무섭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합병증들이 생길 수 있나요?

[인터뷰]
일단은 어느 신경을 침범했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입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피부 발진이 사라진 이후에도 30일에서 6개월 후까지 통증이 지속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하는 데 불면증, 식욕부진, 만성 피로처럼 신체적 문제는 물론 우울증, 집중력 저하 등의 정신적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 대상포진 환자의 10~25% 정도는 안부 대상포진 환자인데, 안부 대상포진 환자들은 눈까지 침범하여 각막염, 결막염, 안검하수, 녹내장 등이 생길 수 있고 머리까지 침범하여 치매 발병 위험이 2.9배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대상포진은 뇌졸중 및 일과성뇌허혈발작 발병위험을 1.9배, 심근경색 발병위험을 약 1.6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피부병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합병증까지 있는 무서운 질병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대상포진이 수두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면 어린아이들이 수두 예방접종을 하는 것처럼 대상포진도 예방접종을 할 수 있나요?

[인터뷰]
네, 대상포진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할 수 있는 대상포진 예방 백신은 만 50세 이상에서 1회만 접종하면 됩니다. 한 번 접종하면 50대에서는 약 70%, 60세 이상에서는 64% 정도의 대상포진 예방 효과가 있고, 앞서 말씀드린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도 67%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대상포진으로 인한 질병 부담도 61% 줄여줍니다.

특히 대상포진은 한 번 걸렸다가 치료한 환자라고 해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으므로, 재발 예방을 위해서라도 예방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미 대상포진에 걸렸던 사람의 경우에는 대상포진 치료 후 최소 6~12개월이 지난 다음에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코로나 19 예방접종이 한창 진행 중이잖아요. 대상포진 백신과 코로나 백신을 같이 접종할 수 있는지도 궁금한데요. 아무래도 접종 간격에 주의해야겠죠?

[인터뷰]
우리가 아무래도 코로나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7월부터는 많은 분이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다행이기도 하면서 의사로서 걱정됩니다. 많은 분이 사실은 대상포진 예방접종이나 다른 성인 예방접종을 많이 하셔야 하는데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코로나 예방접종 때문에 지금은 필요한 예방접종을 안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면 두 가지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느냐고 한다면 지금 현재 우리나라 국가 예방접종 지침에서는 두 가지 예방접종을 동시에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게 중요한데 두 가지 예방접종을 같이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없기 때문이고요.

꼭 기억하실 것은 동시 접종은 되지 않지만, 간격을 두고는 가능합니다. 그래서 최소간격은 14일, 2주인데요. 무엇을 먼저 하는지가 중요하지는 않고요. 무엇이 먼저든 14일의 간격을 둔다면 가능하므로 두 가지 접종은 함께할 수 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고 성인 감염병 중에 중요한 것이 독감이나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잊어서는 안 되는데 대상포진과 폐렴구균, 독감의 경우는 동시 접종이 가능하므로 의사와 상의를 하셔서 환자의 건강 상태가 가능하다면 안정성 있게 효과가 있는 대상포진 예방 접종을 함께 접종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접종을 하는 일이 어려운 것은 아니네요. 특히나 요즘 같은 여름철에 발병 환자 수가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하니까, 말씀해주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으로 철저하게 예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분당차병원 전혜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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