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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취재파일] 11월 집단면역에 '경고등'…이유는?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다양한 분야의 과학 이슈를 과학 기자의 시각으로 집중, 분석하는 '사이언스 취재파일' 시간입니다. 스튜디오에 최소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전해주실까요?

[기자]
정부가 그토록 자신했던 11월 집단면역 달성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수급 계획에 조금씩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백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국가들이 수출을 중단한 상황인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신 원재료 부족 문제까지 불거졌습니다. 국내 백신 수급 상황과 집단면역 전망,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코로나 사태가 여전히 심각하고, 각국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자국민에게 우선 백신을 맞추기 위해 백신 수출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유럽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싸고 유럽연합과 영국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개발한 백신인데요, 유럽연합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에만 물량을 먼저 준다든가 물량을 숨겨놓고 유럽에 주지 않는다는 의혹을 제기해왔습니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생산 차질을 이유로 EU 회원국들에 상반기 백신 공급을 계약 물량의 절반으로 줄인다고 통보했거든요. 급기야 EU는 회원국 안에서 생산된 백신을 밖으로 수출하는 걸 제한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번 조치에는 아스트라제네카뿐만 아니라 얀센 백신 물량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EU 집행위원장 : 백신 제조회사들은 세계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기 전에 유럽연합과의 계약을 이행해야 합니다. 물론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가 해당합니다.]

[기자]
인도도 최근 코로나19 유행이 심상치 않아지면서 백신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적어도 4월 말까지 수출이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백신 공장이 가장 많은 나라거든요.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서 백신을 공급받으려고 했던 나라들 전부, 백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전문가들도 11월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원활한 백신 공급이 관건이라고 강조했었는데, 우려가 큽니다. 유럽연합과 인도뿐 아니라 미국도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도 전부터 백신 민족주의로 비판을 많이 받아온 나라 중 하나입니다. 미국은 전 세계 백신의 27%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수출은 전혀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일부 언론은 미국이 이미 수요의 2배 이상 되는 백신을 생산해 놓고도 모두 미국 내에서만 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자국 접종이 이루어질 때까지 수출을 막는 상황이라서요, 유일한 1회 접종 백신인 미국 얀센 백신도 당장은 도입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앵커]
이러다 보니 백신을 구경조차 못 해보는 나라가 생기고 있고, 우리나라같이 앞으로 물량 확보가 중요한 나라도 접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백신 민족주의, 백신 이기주의가 코로나19 세계적 종식에 걸림돌이 될 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려면 전 세계가 전부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하거든요. 특정 국가가 집단면역을 달성해도 변종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소용이 없어집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다른 나라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할 거고, 백신을 회피하는 변종이 나와버릴 수 있거든요. 이 때문에 백신을 많이 확보한 나라가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나라에 백신을 어느 정도 분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백신 민족주의도 문제지만요. 제약사들의 예상치 못한 백신 공급 차질 문제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노바백스 백신이 최근 원재료 부족 문제로 유럽연합과의 백신 계약 체결을 연기했습니다. 노바백스는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와 기술이전 계약까지 맺은 백신이라서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급이 예상됐던 백신인데요, 원재료 자체가 부족해지면서, 당장 백신 수급이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이런 백신 공급 차질 문제가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기자]
당장 이달 말 백신 도입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정부는 2분기에만 1,150만 명을 접종할 계획이었는데요, 현재까지 백신 확보량은 70%에 그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화이자 700만 명분, 아스트라제네카 700만 명분, 그리고 코백스를 통한 물량 가운데 일부만이 확정됐습니다. 2분기부터 들어올 예정이었던 얀센과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은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은경 / 중앙방역대책본부장 :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고 부족한 상황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범정부적인 그런 역량을 동원해서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는 노력을 모든 부처가 다 함께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얀센·노바백스·모더나에 대해서는 아직 회사에서 백신에 대한 공급일정 등을 확정 짓지는 못했습니다. 그것을 이렇게 긴 기간을 두고 미리미리 결정되는 사항이 아니라, 굉장히 다급하게 그 공급일정들이 그때그때 변경되기 때문에 계속 협상해서 확보하는 노력을 계속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이대로라면 과연 정부의 11월 집단면역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해 현재로써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현재 정부는 백신 확보를 위해 범부처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구체적인 전략이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존에 백신을 구매할 때 질병청이 주로 역할을 했다면서 앞으로는 질병청 뿐 아니라 다양한 부처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정기석 /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질병청만 가지고는 안 됩니다. 이게 청이 된 지 얼마 안 됐고 인력이 아직까지 제대로 세워지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외교부라든지 산업부라든지 국정원이라든지 또 민간 기업이라든지 모든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 너무 피해가 가지 않는 정도 수준에서 우리한테 최대한 백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딜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기자]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도 다른 나라들보다 많이 늦은 편이었습니다. 현재 접종률은 1.5% 정도로 낮아, 순위로 보면 전 세계 100위에도 못 들고 있습니다. 당초 정부가 11월 집단면역을 말할 때도 일각에서 너무 장밋빛 전망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기존 백신 전략을 재점검하고 현실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백신 물량 확보 문제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더욱 확실한 확보 전략이 필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최소라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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