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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인] 인류의 미래를 이끌 핵융합에너지…'KSTAR'가 상용화 앞당길까?

■ 윤시우 / 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 연구본부장

[앵커]
태양이 1초 동안 뿜어내는 에너지는 인류가 100만 년을 쓰고도 남을 정도로 막대하다고 합니다. 태양 같은 에너지원이 지구에 존재한다면 자원고갈과 환경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텐데요. 이 같은 꿈의 에너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이 있습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한국 핵융합 에너지연구원 KSTAR 연구본부 윤시우 본부장을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핵융합 에너지는 핵들이 결합해 무거운 핵이 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인데요. 자원이 무한하고 폭발 위험도 없기 때문에 미래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런 핵융합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땅 위에 인공 태양을 만들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앞서있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의 'KSTAR'라고 들었거든요. 본부장님께서 KSTAR가 어떤 장치인지 직접 설명해주시죠.

[인터뷰]
KSTAR 장치는 2007년 완공 후 10년 이상 핵융합 에너지원의 개발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는 장치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핵융합 반응이 많이 일어나기 위해선 플라스마를 어떻게 가둘까가 중요한데, 태양은 자체 중력을 이용해서 쉽게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태양은 수소원자핵들이 융합하는 핵융합 과정을 통해 빛과 열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요.

[앵커]
자체 중력으로 태양이 스스로 그 반응이 일어난다고 들었습니다.

[인터뷰]
그렇습니다. 굉장히 강한 압력으로 초고온 고밀도 플라스마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데요. 불행히도 지구 상에는 이런 중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체가 불가능하고요. 핵융합 반응은 초고온 플라스마 상태에서 일어나는데요. 고체, 액체, 기체와는 다른 제4의 물질로 불리는 플라스마는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로 존재합니다. 태양은 플라스마의 불안정성을 거대한 중력으로 제어하지만, 지구의 중력으로는 이 플라스마를 가둘 수 없죠. 따라서 자기력을 이용한 핵융합로에 플라스마를 가둬서 초고온·초고압 수준으로 안정되게 유지하는 것이 핵융합로 개발을 위한 필수조건이고, 그것을 연구하는 게 KSTAR 장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태양과 같은 초고온 고밀도 조건을 구현하기 위해 자기력을 이용해 핵융합로에 플라스마를 가둬서 핵융합 반응을 이끌어 내는 장치가 KSTAR다, 라고 정리하면 되겠는데요. 그런데 인공태양을 만드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도전해온 과제죠?

[인터뷰]
네, 말씀하신 대로 핵융합에너지 개발은 1950년부터 인류가 약 70년 이상 연구를 진행했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특히 인공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플라스마가 1억℃ 이상의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구상에는 1억℃를 견딜 수 있는 물질이 없죠. 그래서 이것을 안정적으로 다른 것과 상호작용하지 않고, 잘 가둘 수 있는 조건을 연구하게 되는데, 아까 말씀드린 자기장을 이용하게 되면 플라스마 속에 발생하는 하전입자들은 자기장을 따라서만 진행하는 특성이 있어, 도넛 모양처럼 자기장을 닫힌 구조로 인가하면 1억 도의 플라스마가 다른 것과 상호작용하지 않고, 장시간 가두어 둘 수 있습니다. 이런 닫힌 자기장을 활용하는 방식 중 가장 단순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방식을 토카막이라고 부르며 KSTAR도 같은 방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는 사실 그동안 뉴스를 들었을 때, 도대체 어떤 물질을 썼길래 1억 도를 견뎌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자기장을 활용해 플라스마가 벽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기술을 말씀해주셨는데요. 이 방법을 토카막이라고 부른다는 건데, KSTAR가 기술적인 면에서 다른 나라의 핵융합로와 차별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건가요?

[인터뷰]
네, 저희가 핵융합로를 자기장을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자기장을 만드는 자석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기존 대부분의 토카막 장치들은 초전도가 아닌 상전도 즉 구리 전선을 사용하는데, 이러면 원천적으로 발생하는 저항열 때문에 장시간 운전이 불가능합니다. 이로 인해 기존 토카막 장치들은 운전 시간이 길어도 약 10초 이내로 제한되는데요. KSTAR는 저항이 없는 초전도 자석을 이용하므로 이러한 운전 시간의 제한이 없습니다. 또한, KSTAR는 설치된 자석의 정교함이 뛰어나 자기장 오차에 의한 손실이 매우 낮은데요. 그래서 장시간 고온을 유지하기에 최적의 운전조건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앵커]
운전 시간의 제한도 없고, 또 자기장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비결, 바로 초전도 자석을 사용했다는 건데요. 토카막을 신소재인 초전도자석으로 구현한 건 KSTAR가 최초라고 들었습니다.

[인터뷰]
2007년 저희가 KSTAR를 건설할 때 초전도 자석 제작기술이 전무한 상태에서 외국의 많은 전문가가 한국은 경험이 없는데 실험을 잘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2007년도 장치의 제작과 설치를 끝내고 2008년도 처음 실험할 때가 기억납니다. 당시 처음 해보는 플라스마 실험이라 3주 동안 플라스마를 발생시키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엔 자기장의 문제를 잘 해결해서 목표한 0.1초 플라스마 방전에 성공했습니다. 그 이후로 여러 가열이나 제어 장치를 추가하면서 현재까지 2만5천 번 이상의 고성능 플라스마 실험을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말씀을 들어보니까 마치 자동차를 만들고 시동도 못 켰던 것 같은 상황인 것 같은데요. 지금은 KSTAR가 세계 인공 태양을 선도하고 있는 그런 장치가 됐습니다. 연구진들의 열정이 이런 발전을 이끈 원천인 것 같은데, 현재 우리나라 핵융합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인터뷰]
외국은 1970~1980년대부터 핵융합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KSTAR보다 훨씬 큰 장치로 많은 실험을 진행한 상태였고 우리나라는 그 시기에 SNUT-79과 같이 아주 작은 토카막 장치를 가지고 대학교에서 하는 실험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2008년에 KSTAR 운전을 시작하면서 장치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까 선진국과 유사한 수준에 진입하게 됐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1억 도 플라스마 구현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인데, 2017년부터 1억 도 초고온 플라스마 운전을 달성해 매년 기록을 연장해가고 있는데요. 특히 2020년 실험에서는 1억도 초고온 플라스마를 20초간 운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초 유지 성과는 세계 최장 기록으로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기록이 되었습니다.

[앵커]
잠깐 궁금한 게, 다른 나라 핵융합 장치들은 몇 초 정도 수준인가요?

[인터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구리 자석을 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시간이 10초 미만이고, 1억 도 플라스마는 만들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보다 짧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는 20초까지 달성한 상황입니다.

[앵커]
네, 다음 질문인데요. 세계 최장 운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장치가 우리나라의 KSTAR라는 말까지 들어봤습니다. 이렇게 앞선 기술력에 전 세계 핵융합 석학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 짓고 있는 국제 핵융합 실험로 'ITER'라고 있잖아요. KSTAR가 ITER 건설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도움을 주고 있나요?

[인터뷰]
네, KSTAR는 ITER의 다양한 연구를 위해서 진행하고 있는데, 우선 ITER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ITER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선진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프랑스 남부 카다라시에 건설 중입니다. KSTAR는 ITER와 동일한 초전도 자석, 유사한 장치구조를 지니고 있어 ITER 건설이나 실험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가능한데요. 특히 ITER 운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플라스마 붕괴완화 연구가 KSTAR에서 수행되고 있습니다. 플라스마 붕괴는 초고온 고밀도의 플라스마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고, 장치로 전달되는 과도한 열속으로 인해 장치가 손상되는데요. 그래서 사전에 플라스마 내부 에너지를 줄여 장치로 전달되는 열속을 감소시키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KSTAR는 ITER와 유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ITER 붕괴완화시스템 사전실험을 주도하고 있고, 실험 결과 또한 뛰어나 ITER 운전에 중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앵커]
KSTAR가 인공 태양의 연구를 위한 장치라면 ITER는 실제로 에너지를 상용화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 언제쯤 가능할까요?

[인터뷰]
네, 어려운 문제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1950년부터 진행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 핵융합에너지 개발 진흥 기본 계획에 따르면 약 2050년쯤 최초의 핵융합로가 구현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과정에는 KSTAR를 활용한 핵융합로 운전 모드 개발, ITER의 목표 달성 성공 및 한국형 실증 핵융합로 설계 및 건설 등 중요한 변곡점들이 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에 들어갈 때인 2000년도에도 우리 과 교수님께서 핵융합발전은 약 30년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약 20년 후인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30년 정도 필요합니다. 핵융합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돌이켜보면 지난 20년간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여러 선진국의 핵융합연구의 미진한 부분, ITER의 지연 등으로 목표했던 연구성과들이 부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ITER가 2025년에 준공을 앞두고 있고, ITER가 운전되기 시작하면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여러 국가, 특히 한·중·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실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30년은 지난 30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고 이 시기를 어떻게 채우는가가 우리나라가 핵융합발전을 앞당기는 데 아주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을 잘 들었는데요. 갈수록 지구가 뜨거워지고, 기후 변화로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무한하면서도 공해가 없고, 안정적이기까지 한 미래의 차세대 에너지원인 인공 태양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떠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한국 핵융합 에너지 연구원 KSTAR 윤시우 연구 본부장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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