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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본색] ① '유전자 조작' 밤나무, 세상 빛 볼 수 있을까?

■ 최소라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소라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어떤 이야기로 출발해 볼까요?

[기자]
현재 미국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한 나무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바로 유전자를 조작한 밤나무인데요, 최근 미국에서 유전자변형 농산물, 그러니까 GMO 밤나무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앵커]
식물 유전자를 변형시킨 GMO는 아직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서 찬반양론이 뜨거운데요. 현재 미국에서는 관련된 어떤 논란이 일고 있는 건가요?

[기자]
미국 연구진이 최근에 밤나무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병충해에 잘 견딜 수 있도록 개발을 했습니다. 이것을 연구실 밖의 다른 농장이나 숲에 심어도 될지, 그러니까 세상 빛을 보게 해도 될지에 관한 논란이 있습니다.

지금 화면에 보시는 밤나무가 바로 그 나무입니다. 여기서 수확되는 밤의 절반에 조작된 유전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연구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앤드류 뉴하우스 / 밤나무 연구원 : 밤을 포대에 넣어야 합니다. 현재 이 유전자변형 식물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허가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밤 열매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네요, 유전자를 퍼뜨리면 안 되니까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 밤나무는 아메리칸 체스트넛이라는 품종인데, 한때는 미국 전역에 40억 그루 가까이 있었던 대중적인 나무였습니다.

그런데 나무가 튼튼하고 곧다 보니까 미국인들이 집 짓는 데 쓰려고 많이 베기도 했고요, 결정적으로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밤나무 병충해가 유행하면서 이 밤나무가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이 밤나무 복원을 위해서 병충해에 견딜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진 '하이테크' 밤나무를 개발한 겁니다.

[앵커]
병충해에 견딜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했다고 했는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기자]
그 과정이 수십 년에 걸친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하는데요, 밤나무에 유전자 가위와 함께 각종 유전자를 넣어주는 겁니다. 새 유전자가 기존 유전자 사이에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유전자를 가진 나무가 과연 병충해에 견디는지 살펴야 하는데요, 미국 연구진이 밤나무에 밀의 유전자를 넣어줬더니, 결국, 밤나무가 병충해를 이겨냈다고 합니다. 밀 유전자를 받은 나무들이 곰팡이가 뿜는 유해한 산성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게 된 겁니다.

[앵커]
여기까지 들으면 멸종 위기인 미국의 밤나무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술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일단 연구팀 측을 설명이 그렇습니다.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윌리엄 파월 /뉴욕주립대 환경과학·임학 교수 : 이 기술은 종족을 보존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기술입니다.]

연구팀은 이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밤나무뿐 아니라 다른 멸종 위기 식물들도 보호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럼 GMO 밤나무의 방출에 찬성하는 측의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앨런 니콜스 / 미국 밤나무 재단 : 일부 사람들은 신을 흉내 내면 안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사람들은 지구에 악마 짓을 많이 해왔습니다. 이제 우리가 신 역할을 하지 않으면 나무가 사라질 겁니다.]

[기자]
네, 매우 인상적인 발언이죠. 한편,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반대 측은 이런 유전자 조작 식물 실험이, 복잡한 생태계에 가하는, 대규모의, 되돌이킬 수 없는 실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밤나무는 물론 생태계에 주는 장기 위험성을 증명하는 게 어렵다는 겁니다.

유전자 조작을 해서 우리가 원하는 기능만을 건드리고 다른 것은 안 건드리면 좋겠지만 유전자가 생명체에 주는 모든 특성을 규명하는 건 매우 어렵거든요.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의외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동물이 이런 식물을 섭취하거나 우연히 같은 종, 혹은 다른 종이 이런 식물과 교배하면 예상하지 않았던 곳에서 유전자 조작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전자 조작 밤나무가 숲으로 나오면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반대 측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더그 구리안-셔먼 / 생명공학자 : 밤나무 조작이 어린 밤나무나 묘목에 주는 영향과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매우 다릅니다.]

[앵커]
찬반 의견을 모두 들어봤는데,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인간에게도 해당하는 말이기 때문에, 쉽사리 결정 내리기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 밤나무가 세상 빛을 보게 될 수 있을지 언제 결정이 될까요?

[기자]
네, 일단 현재 미 농무부는 이 나무가 안전한지 조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결정은 아마 앞으로 몇 년 걸릴 듯합니다. 만약 허가가 나더라도,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요, 어떤 결과가 더 좋을지는 오랫동안 면밀한 검토 끝에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몇 년 더 걸린다고 하니까 지켜봐야겠지만 관련 소식이 들리면 또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소라[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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