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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행복한 귀성길, 조급해지는 심리는?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이 많을 텐데요. 하지만 명절 기간은 교통량 증가로 사고 위험성이 높다고 합니다. 안전사고를 줄이면서 즐거운 명절을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행복한 귀성길, 조급해지는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앵커]
이제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교수님께서도 추석에 어디 가시나요?

[인터뷰]
저는 멀리 가지는 않고요, 가까운 대전 처갓집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앵커]
가까운 곳 다녀오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대부분 장거리 운전하게 되시잖아요. 이럴 때 다들 기쁜 마음으로 귀성길을 떠나지만, 교통 체증이 참 걱정입니다. 그래서 수시로 차로를 바꾸기도 하는데, 이런 행동에 담긴 심리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실제로 그런 심리에 대해서 실험적으로 관찰해본 사람들이 있는데요. 캐나다 토론토대 도널드 레델마이어 교수와 미국 스탠퍼드대 로버트 팁시라니 교수가 1999년 차량 정체가 심한 2차로 고속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영상을 찍어 분석해봤어요. 재밌는 결과인데요. 운전자들은 차로를 바꿔 다른 차량을 추월한 것보다 옆 차로 운전자에게 추월당한 횟수가 더 많다고 인식했습니다. 또 운전자들은 정체된 도로에서 자신이 운행 중인 차로의 차들보다 옆 차로를 지나가는 차들을 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냈는데요.

연구진은 "운전자 자신이 추월한 차량은 시야에서 금방 사라지지만, 자신을 추월해 앞서간 차량은 시야에 오래 남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느끼는 것"이라며 "다른 차를 추월할 때는 속도가 빨라 금방 지나가지만 추월당할 때는 자신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보여 운행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심리학자들은 운전자들의 이 같은 행동이 '손실 혐오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자신이 얻은 이익보다 손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말입니다.

[앵커]
차선을 바꾸면 본인은 빨리 갈 수는 있지만, 뒤에 영향을 많이 끼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떤가요?

[인터뷰]
차선을 바꾸게 되면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1차로를 달리던 차량 A가 2차로로 차로를 바꾸면 2차로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 B는 이를 보고 속도를 줄입니다. 차량 B를 뒤따르던 차량 C도 마찬가지로 속도를 줄이게 됩니다. 동시에 차량 C가 재빨리 1차로로 차로를 바꾸면 1차로를 달리던 또 다른 차량 D 역시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차로 변경과 감속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서서히 교통 체증이 생기고 도로 정체가 심해지는 것이죠. 차량 정체는 폭탄과 같은 연쇄반응과 교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멈추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연쇄적으로 조금씩 많아지긴 하지만, 차로를 바꾸기 시작하게 되면, 나중에는 엄청나게 교통체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추석 연휴 전날에 발생하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사고 발생 건수도 늘어난다고 알고 있는데, 정확한 수치가 나와 있나요?

[인터뷰]
정확한 수치를 찾아봤는데요.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8년 사이 5년 동안 추석 연휴 전날에 발생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일 평균 827건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연간 일 평균 교통사고 발생 건수인 608건보다 많았습니다. 또한,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기준 설날, 추석 명절 기간 발생한 교통사고 사상자는 총 8천153명으로 2012년 5천750명에 비해 무려 41.8%나 증가했습니다.


[앵커]
5년 사이에 사고가 계속 증가했다는 거군요. 물론 차가 많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명절에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조급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물리적으로 교통량은 많이 늘어나는데,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시간에 고향에 내려갈 가능성이 있잖아요? 고향에 가려고 하는 사람들은 일종의 '귀성 조급증'이 생깁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일도 마치고 가야 하잖아요. 대게 보면 명절 바로 전날 오후인 6~8시에 가는데, 그때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고향길을 떠나기 전에 업무를 마치고 정체를 피해 바로 운전을 하기 때문인데요. 피로와 이에 따른 집중력 저하를 느끼기 쉬운 상황에서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연휴가 시작된다는 들뜬 마음과 긴장감으로 느슨해진 점도 한몫을 하죠. 적절히 쉬어가기보다 일찍 도착해서 고향 친지와 함께한다는 생각이 무리한 운전을 하기 쉽고요. 사실 평범한 운전자가 하루에 부담 없이 운전 가능한 것이 3시간 이내 200km 정도라고 하는데 그 이상의 운전을 하게 될 경우 주의력과 체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질 수 있어요.

즉, 마음은 급하고 갈 길은 멀 때 사고가 나기 쉬운 것이죠. 그리고 명절에는 가족단위 이동이 많다 보니 사고 발생 시 사망하거나 부상하는 사람의 숫자가 많아질 수 있어요. 3명 이상 가족을 동반한 경우 안전을 고려한 좌석 배치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아내나 남편, 둘 다 운전할 줄 안다면 바꿔가면서 운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겠어요. 이렇게 교통량이 많을 땐, 정체가 풀릴 때도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이건 무슨 뜻인가요?

[인터뷰]
맞습니다. 명절 귀성길에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이 풀리면 보상심리에 의해 순간적인 과속을 하게 되는데요. 이때가 사고 발생률이 가장 높습니다. 보상심리(compensation)는 사람들이 일정한 행동을 취하면 그에 부합되는 대가를 받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체 구간에서 고생하면서 참았으니까 풀리면 빠르게 가는 보상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죠. 아울러 데일리카의 보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도로의 특징은 구릉지대가 많은 업 앤 다운(UP & DOWN)도로가 많다고 합니다. 자칫 정체가 풀린 내리막 도로에서 피곤하게 되면 순발력과 인지능력 저하로 자동차의 무게중심은 엔진이 있는 앞쪽이기 때문에 '내리막 추돌사고'가 많은데요. 정체 구간이 풀리는 내리막길을 내달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앵커]
오르막길에서 정체된 상황에서 내리막길에 가면 빨라지니까 그때 속도를 내는 게 반복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럴 때도 보상심리가 작용하는군요. 그렇다면 안전한 귀성길을 위한 방법, 정리 한번 해주시죠.

[인터뷰]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것들이긴 한데요.

첫 번째는 졸음운전을 하지 않도록 명절 전날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하고 졸릴 때는 반드시 졸음 쉼터나 휴게소에서 쉬어가야 합니다. 운전자가 여러 명일 경우는 교대로 운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운전자가 혼자라면 특히 졸음운전이 되지 않도록 시간을 정해놓고 중간중간 쉬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요즘 특히 주목하고 있는 음주운전입니다. 명절을 지낸 후는 특히 음복 후 운전하는 '음주운전'을 피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가족 모두가 신경 써야 해요. 음주 운전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아시죠? 한 잔이라도 마셨으면 술이 깬 후에 운전하도록 합니다.

세 번째는 우리가 기본을 지켜야 하는 건데, 뒷 자석은 안전벨트를 많이 안 하시잖아요.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교통사고가 났을 때 다칠 가능성이 16분의 1로 감소한다고 해요. 그만큼 중요한 거잖아요. 뒷좌석에서도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꼭 지킬 것을 권합니다.

사실 귀성길에 사고가 많이 나기 때문에 '안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셔야 하고요. 귀성길 교통안전도 중요하지만, 같이 만나서 싸우지 않도록 정을 나누는 쪽으로 가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 말씀하시니까 생각나는 게 명절에 가족들의 잔소리도 교통사고만큼이나 피하고 싶은 게 아닌가 싶어요. 가족들이 만나서 서로 얼굴 붉히지 않으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인터뷰]
제 생각에는 세대차이를 인정하는 게 좋겠어요. 살아간다는 것의 차이는 세대마다 다릅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이것저것 안부를 묻게 되는데, 대답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 않습니까? 상대방의 입장에서 예민한 문제는 피해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맞습니다. 이번 명절 몸도 마음도 즐겁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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