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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연구소] '예약하고 오지 않는 노쇼족!' 근절하는 방법은 없을까?

■ 이동귀 /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앵커]
최근 들어 예약부도, 즉 '노쇼'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사람들이 이런 노쇼를 일삼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오늘 <생각연구소>에서는 '노쇼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노쇼하니깐 마음이 좀 아프지만 이 사건이 떠오르는데요. 최근 날강두라고 불리는 호날두 제가 15년 팬입니다. 표도 어렵게 구하고 유니폼도 있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아픔만 남았죠.

[인터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K리그 올스타 선발팀과 유벤투스와의 친선 축구 경기가 있었는데요. 그래서 사람들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직접 뛰는 걸 볼 수 있어서 기대가 많았는데요. 원래 45분 출전 약속과 달리 단 1초도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유벤투스가 8시 경기인데, 8시 4분에 경기장에 도착해서 1시간이나 경기가 지체됐고요. 일종의 촌극으로 사과해도 모자랄 상황인데 유벤투스가 경기 시간인 전후반 45분을 각각 전후반 40분으로 줄이자, 하프 타임 15분도 10분으로 줄이자 요구를 한 것입니다. 경기 시간을 줄이는 요구가 상식 밖의 요구인데도, 유벤투스의 파벨 네드베드 부회장은 경기 시간을 줄이지 않으면 위약금을 내고 경기를 취소하겠다는 일종의 협박을 했어요. 이에 팬들은 호날두 출전이 경기의 핵심이었고, 이를 중심으로 홍보가 이뤄졌다며 계약이 불완전하게 이행됐다고 주장하고 민사소송도 제기되었습니다. 또 지난 7월 27~28일 인천에서 열린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도 잡음이 이어졌는데요. 주최 측은 개막 전날인 지난 26일 미국 싱어송라이터 허(H.E.R)의 공연 취소를, 28일에는 당일 영국의 팝가수 앤 마리와 대니얼 시저, 빈지노의 공연 취소를 발표했습니다. 관람객들은 급작스러운 출연 취소에 빗속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다며 거세게 항의했는데요. 이달 앤 마리는 “뮤지션의 요청으로 공연이 취소됐다”는 주최 측의 발표를 반박하며 무료로 자체 공연을 열었다고 합니다.

[앵커]
맞아요. 그래서 호평을 받기도 했는데 저는 노쇼라고 하면 소비자들이 취소하는 걸 생각했었는데 지금 말씀하신 사례를 들어보면 판매자들의 노쇼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공연 같은 경우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나 출연진이 나타나지 않을 때나 취소공지가 사전에 이뤄지지 않아 관객이 헛걸음하는 경우 등 다양한 피해가 나타나는데요. 스포츠 관람 피해 역시 비가 오는 등의 기상 문제로 취소되었을 때 재관람 관련 분쟁이 잦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통계에 따르면 공연, 스포츠 관람 피해구제 접수가 2017년에는 120건, 2018년엔 137건, 2019년 올해 상반기엔 69건이나 나타나고 있습니다. 계속 증가하는 추세죠.

[앵커]
생각보다 많네요. 그런데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지만, 소비자가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있잖아요. 노쇼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요리하는 최현석 셰프도 여러 방송에 출연해 "큰 레스토랑에 있었을 때 노쇼 때문에 많게는 한 달에 2,000만 원 정도 적자가 났다"며 "작은 레스토랑의 경우는 노쇼 때문에 망하는 곳도 많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노쇼를 일으키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나타나는 심리는 '이것쯤이야' 혹은 '나 하나쯤이야'라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스트레스와 경제적 피해가 발생합니다. 일부는 사회에 대한 불만을 다른 쪽으로 풀 때 노쇼를 한다고 합니다. 일종의 화풀이를 하는데 이걸 정신 분석에서는 치환(displacement)한다, 동에서 뺨 맞고 서에서 화풀이하는 무의식을 말합니다. 노쇼를 할 때 다른 사람의 입장을 보통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나의 행동으로 인해 타인이 피해받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공감 의식 결여도 한몫하고요. 특히 '나 하나쯤이야'의 심리는 책임감 자체가 결여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 큰 식당에는 손님이 많이 올 텐데 나 하나 예약 취소했다고 무슨 큰일이 생기겠어'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관련해서 심리학에서는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라는 것이 있어요. 집단 속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질수록 한 사람이 성과에 미치는 공헌 정도는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줄다리기를 한다면 8명이 하면 한 명이 할 때보다 8배의 힘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책임감이 분산되기 때문에 힘을 덜 냅니다. 그래서 나 하나 안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앵커]
노쇼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법적으로 노쇼를 근절하는 환불 정책은 없는 건가요?

[인터뷰]
찾아보니깐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 62개 정도 항목에 하나하나 다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연업의 경우 공연업자의 귀책사유로 소비자가 환급을 요구할 때 입장료의 전액환급 및 입장료의 10%를 위약금으로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천재지변의 경우 입장료의 전액만 환급만 하는 경우도 있고요. 문제는 중요 출연자 교체나 예약한 좌석을 배정받지 못했을 경우 그리고 공연 내용이 달랐던 경우에도 조항에 따라서 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약 소비자가 개인 사정으로 예매를 취소했더라도 공연일을 기준으로 10일 전까지 전액 환급이 가능합니다. 하루 전에 취소를 한다면 30% 정도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근데 식당 같은 곳은 손님이 취소를 해야 하는데 예약금을 걸었다면 적어도 한 시간 전까지는 취소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돌려받지 못합니다.

[앵커]
법적인 부분에서 어느 정도 노쇼를 근절할 수 있는 정책들이 있는 건데, 실효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 자체가 노쇼를 근절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 같은데 짧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첫 번째는 내가 만일 약속을 했다면 못 갈 때의 예약을 취소하는 것도 약속의 일부인 거에요. 그러니깐 그런 것 자체를 의무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겠고요. 그리고 중요한 건 내가 만약 노쇼를 했을 때 상대가 어떤 타격을 입을지 '역지사지'의 마음을 늘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당장 식당 같은 곳에 예약금을 걸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예약금을 걸어서 만약에 노쇼를 했을 때는 그거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이나 이런 것들도 보안 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저 같은 경우는 이번에 노쇼가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체험했기 때문에 하나의 약속이잖아요. 꼭 지키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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